남양유업, 불량제품 ‘회수’ 논란…이광범 대표 리더십 ‘흔들’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4-16 1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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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불량 의심 ‘오렌지 채움’ 전량구매 후 자체폐기 지시
법인카드 대신 개인카드로 구매 후 영수증 지참하라
남양 측, “유통조사 위해 직원들 통해 제품 구매한 것”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지난 2013년 대리점주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남양유업이 여전히 당시 사태의 여파로 수년 간 매출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불량 제품 ‘몰래 회수 후 폐기’ 논란에 휩싸였다.

 

16일 탑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오렌지 쥬스 ‘오렌지 채움’ 일부 제품에서 역한 냄새가 나고 용기가 팽창하는 불량이 발생하자 직원들에게 제품을 몰래 회수 후 폐기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남양유업의 ‘오렌지 채움’ 제품에 대한 클레임이 수 건 회사 측으로 접수됐고, 이에 사측은 전국의 직원들을 동원해 지난 9일과 10일 문제가 의심되는 오렌지 채움 제품을 ‘전량구매’뒤 ‘자체 폐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매체는 실제 남양유업 직원들 사이에서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으로 공유된 문서까지 제시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특히 해당 문서에는 남양유업이 법인카드 대신 개인카드나 현금으로 해당 제품을 구입한 뒤 영수증을 지참하라는 꼼꼼함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식품기업의 경우 유사 문제 발생 시 판매처인 CU와 홈플러스 등에 고지해 판매를 중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품의 변질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기에 식품위생법에 따른 공식적인 회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직원들을 동원해 개인카드나 현금으로 문제 제품을 구매 후 폐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공식적인 회수 절차에 들어가면 문제 제품은 발주 중단 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 제품 유통에 따른 행정처분도 가능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유통조사를 위해 직원들을 통해 제품을 구매 해 조사하고 결과 보고 후 해당 제품은 폐기토록 했다고 해명했으나 이마저 일반적인 QA(Quality Assurance·품질보증) 과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의 경우 제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려면 검수 후 문제제품을 본사의 연구실 등으로 가져가 정밀분석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클레임이 발생한 제품을 전량구매 해 폐기하라는 등의 지시는 동종 업계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문제 제기된 지난 11일 공식절차를 통해 신속히 관할 지자체와 홍성군청에 신고했다. 또, 판매처인 CU와 홈플러스에도 내용공유 및 공문접수 유선연락 등을 통해 판매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제품 클레임이 발생한 뒤 QA및 공장 직원들을 파견, 제품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모니터링 후 법적규격에 이상이 없었으나 혹시 모를 소비자 건강상의 문제를 우려해 제품 판매 중단 조치를 결정했다. 

 

현재 해당 제품은 공식적인 절차대로 진행을 완료한 상태다. 편의점에서 발주가 정지됐으며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도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 남양유업 이광범 대표 (사진=뉴시스)



쉽지 않은 ‘갑질’ 이미지 쇄신…실적하락 ‘악재’까지

이번 사안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이광범 대표의 리더십에도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 채움을 제조하는 건강한 사람들은 최근 남양F&B에서 상호를 바꾼 남양유업의 100% 자회사다. ‘갑질’이미지 쇄신을 위해 새로운 브랜드까지 만들었으나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불량제품 은폐’ 논란에 휘말린 것이다.

 

특히 남양유업은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으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2013년 대리점주에 대한 ‘갑질’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며 2013년~2014년 2년간 영업적자를 냈다.

 

이후 2015~2016년 간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개선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2017년부터 다시 실적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의 2017년과 2018년 영업이익은 각각 51억원, 85억원 수준에 그쳤다. 2016년 영업이익이 418억원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급감한 실적이다.

 

추락한 실적을 반등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남양유업의 영업총괄본부장 및 경영지원본부장 역임한 인사다. 이에 남양유업의 영업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표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남양유업 영업이익은 4억1,735만원으로 전년 대비 95% 가량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08억원으로 4.7%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92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1,350% 증가했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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