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신용등급 높아도 하도급대금 지급 보증해야”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3-31 1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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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관련 지급 보증 면제 제도 폐지…하도급법 시행령 개정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앞으로는 건설공사를 발주하는 원사업자의 신용등급이 아무리 높더라도 반드시 하도급(하청) 대금 지급에 대한 보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하도급법(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신용등급 관련 지급 보증 의무 면제 제도 폐지다.

 

기존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하도급 업체에 건설 위탁 시 하는 공사 대금 지급 보증을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이거나 직접 지급(직불)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하지 않아도 되도록 정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서는 공사 대금 지급 보증 의무 면제 사유 중 ‘원사업자가 신용 평가에서 공정위가 고시하는 기준 이상의 등급을 받은 경우’를 삭제했다.

 

신용등급이 높은 건설사의 경영 상태가 단기간에 나빠지는 경우가 있고, 대금 미지급 관련 법 위반이나 분쟁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는 개정안 공포 후 3개월 이후부터 시행하도록 하고, 시행일 이후 체결하는 원도급 계약 관련 하도급 계약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개정안에서는 지급 보증 면제를 위한 직불 합의 기한도 정했다. 앞으로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이 내에 직불 합의가 이뤄진 경우에만 지급 보증을 면제받을 수 있다.

 

지급 보증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해야 함에도, 기존 하도급법은 직불 합의 기한을 정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원사업자가 계약 체결일로부터 400일이 지난 뒤에 직불 합의해놓고, 이를 지급 보증 면제 사유로 주장하는 등 악용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하도급 대금 관련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하도급 업체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사업자가 폐업했을 때뿐만 아니라 2회 이상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에도 공사 대금이 보증돼있다면 보증기간에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어서다.

 

또 16조원(2018년 기준) 이상의 하도급 대금이 지급 보증 대상에 새롭게 포함돼 원사업자의 부도·폐업에 따른 하도급 업체의 연쇄 부도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정위는 “이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 등 절차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며, 공포일로부터 3개월 뒤에 시행된다”면서 “권역별 사업자 교육, 리플릿 배포 등을 통해 개정안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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