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멤버도‧오징어 게임 ‘이정재’도 모르는 ‘밈코인의 정체’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8 10: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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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스퀴드 코인…'밈' 열풍에 희생된 K콘텐츠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등장한 오징어게임 가상화폐가 결국 사기 행각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오징어게임'의 한장면. (사진=넷플릭스 영상캡쳐)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암호화폐 시장에서 알트코인, '밈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를 노리는 '먹튀' 사기도 발생하고 있다. BTS·오징어 게임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있는 K콘텐츠도 밈 코인 열풍에 희생량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트코인에 투자하기 전 충분한 사전 조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8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넷플리스 '오징어게임'을 모티브로 개발된 암호화폐 오징어게임(SQUID)의 코인 스퀴드가 일순간에 가격이 급락하며 휴지조각이 됐다. 가격이 폭락하기 전 스퀴드의 시가총액은 200만달러(약 23억516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개발자가 코인을 모두 현금으로 바꿔 가치를 떨어트리는 '러그풀'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러그풀'은 발판 카펫을 갑자기 잡아당기는 행위로,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치 폭락 직전 갑자기 매도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은 "2일 오전 10시9분 기준 코인당 2861달러까지 올랐던 '스퀴드'는 5분 만에 0.00079달러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전날까지 1스퀴드당 2861달러(약 336만원)를 기록하며 높은 시세에 거래됐지만 같은 날 오후 6시35~6시40분 사이에 가격이 급락하며 1코인당 0.0008달러로 내려앉았다.

 

◆ 스퀴드 개발자들 '먹튀'…210만달러 현금화후 잠적

 

현재 해당 프로젝트의 공식 사이트와 커뮤니티, 공식 트위터 계정은 모두 페이지를 찾을 수 없거나 사용이 정지된 계정으로 나온다.

 

CNN등 외신에 따르면 스퀴드 개발자들은 210만달러(약 24억6918만원)에 상응하는 암호화폐를 현금화한 뒤 잠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CNN은 홈페이지에 등록돼있었던 정보로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답이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코인의 개발자는 오징어코인은 드라마의 온라인판 토너먼트인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Squid Game project)'의 참가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코인이라고 소개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인기에 힘입은 일종의 '밈 코인'으로 볼 수 있다.

 

◆ BTS‧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밈 코인’ 주의보

 

밈 코인이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뜻하는 '밈(Meme)'과 코인의 합성어이다. 주식으로 치자며 일종의 '테마주' 같은 것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행하는 알트코인(얼터너티브코인,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암호화폐)들을 뜻한다.

 

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정됐던 이 온라인 대회는 드라마처럼 6개 놀이로 승부를 펼치며 최종 우승자에게 참가비의 90%가 상금으로 지급된다. 대회 참가는 제한이 없으며 참가자가 많아질수록 상금도 올라가는 구조로 설명돼 있다.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3만3450달러에 상응하는 오징어 코인 1만5000개와 함께 NFT(대체불가토큰)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므로 해당 프로젝트의 대회에 참가하려면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야 했다.

 

오징어 코인 총발행량은 8억개로 지난 10월20일에 3억6480만개분의 사전판매가 이뤄졌는데 단 1초 만에 매진됐다고 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첫 거래가 이뤄졌다.

 

앞서 넷플릭스는 스퀴드 코인 출시 때부터 해당 프로젝트는 자사와 아무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코인마켓캡도 탈중앙화거래소 팬케이크스왑에서 코인 매도가 안 된다는 다수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거래 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해당 암호화폐 급락과 관련된 자금을 추적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 한국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자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면서 이름만 빌리는 코인이 등장해 암호화폐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졌다. 사진은 싱가포르 암호화폐 시장에 방탄소년단(BTS)을 내건 암호화폐(코인)이 등장, 한때 가격이 13000% 폭등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사진='아미 코인' /아미 코인 공식 홈페이지)

 

앞서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소재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이름딴 ‘아미코인’이라는 암호화폐가 상장됐다. 아미코인은 상장 하루 만에 첫 가격 대비 130배가 넘는 개당 7.8달러까지 오르며 폭등세를 보였다.

 

아미코인 개발자는 코인 발행 목적에 대해 BTS를 평생 보살피는 것이며, 전체 물량의 50%는 BTS 몫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사실들은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BTS 소속사 하이브는 공식 입장을 통해 “이 암호화폐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당사와 어떠한 논의도 없이 발행된 것이다”라며 BTS 초상권 침해에 대해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아미코인 가격은 곧바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비트겟은 공지를 통해 “BTS 소속사에게 BTS와 아미코인이 관련 없다는 공문을 받았다. 코인 개발사가 밝힌 계획은 거래소의 공식 입장과 다르다. 우리 거래소는 아미 코인 활동에 대한 책임이 없다”며 발을 뺐다.

 

◆ 국내 진도지(진돗개) 코인 러그풀(rug pull)' 사기 발생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러그풀(rug pull)' 사기로 보고 있다. 러그풀이란 암호화폐를 개발한다고 알리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어 가격을 올린 후 갑자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보유 물량을 매도하는 코인 사기를 가리킨다.

 

국내에서는 진도지 코인 먹튀 사건이 대표적 러그풀 사기로 꼽힌다. 도지코인 열풍이 일던 지난 5월 국산 도지계 암호화폐인 '진도지(진돗개) 코인'이 등장했다. 이 코인은 단숨에 150% 상승했으나 개발자가 코인 출시 하루 만에 물량의 15%를 한꺼번에 매도한 뒤 잠적했다.

 

사기 사건과 관련 없는 밈코인도 변동성이 커 손실을 보기 쉽다. 지난달 말 밈코인 열기에 폭등하며 암호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안에 진입한 시바이누 코인과 도지코인은 최근 하락세다. 시바이누 코인 가격은 일주일 사이 30% 가까이 떨어졌다. 코인데스크는 "며칠 사이 약 28억달러가 시바이누 시가총액에서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암호화 자산 관리 기술 업체 온램프인베스트의 케이틀린 쿡 커뮤니티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바이누, 도지코인은 기술이 아닌 지지자들의 열성에 대한 '투기적 베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들 코인은 대다수에게 장기 투자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암호화폐는 변동성과 위험으로 인해 많은 사람에게 적합한 투자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전 해당 코인의 구조와 가치에 대해 사전 조사를 거친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하며 과도한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암호화폐 전문가 "비즈니스 모델, 수익 모델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면서 "투자 전에 이를 생각해보면 투자에 실패하지 않을만한 암호화폐와 사기성 코인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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