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과로사…노조, “책임 촉구”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5-08 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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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노동, 늘어난 물량…살인적인 시스템
무임금 분류작업 시간 줄이고, 무한경쟁 시스템 개선해야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지난 4일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진 후 숨을 거둔 사건이 발생했다. 코로나19여파로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기에 벅찼다는 동료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끊이지 않는 택배기사 과로사와 관련 CJ대한통운의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사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호남지부는 지난 6일 오전 광주광역시 남구 CJ대한통운 물류센터 앞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으로 내모는 CJ대한통운 규탄 및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광주 장수터미널에 근무하는 정모씨(42)가 지난 4일 아침 6시께 집에서 잠을 자던 중 의식 불명에 빠졌고 한 시간 뒤 숨졌다. 정씨는 평소에 아무런 지병이 없이 건강한 상태였다. 이는 최근 늘어난 택배 물량 업무로 인한 과로사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씨는 평상시 하루 평균 400개를 배송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배송물량이 늘어 500∼600개를 처리했다. 아침 6시에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하는 등 하루 14∼15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씨의 사망 사건은 대한통운이 택배 물량을 담보로 노동자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모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노동자들은 늘어난 물량을 하루 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과도한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회사들의 시스템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자기가 일한만큼 돈을 벌 수 있는 합리적인 시스템이 아닌 장시간 고된 노동을 방치하는 살인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재벌 택배회사들 간에 벌인 저단가 싸움의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짊어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 사장들을 방패삼아 뒤로 숨지 말고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노조가 요구하는 협상에 임하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새벽배송 업무를 하던 쿠팡 비정규직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지난해 1월에는 CJ대한통운 동작터미널에서 일하던 택배노동자도 자택에서 돌연사했다.

 

노동자들은 이른 아침에 출근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무임금 분류작업 시간을 줄이고, 무한경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절실하다. 물량이 늘면 늘어난 만큼 배송작업은 물론 분류작업도 힘들어지지만 회사는 어떤 대책이나 방안도 없다”며 “노조가 교섭을 요청해도 회사는 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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