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중고 단말 새 것처럼 속여 고객 ‘기만’…구현모號 시작부터 ‘휘청’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4-17 11: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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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톱박스 새 제품과 중고제품 동일한 대여요금 적용…분실 시 신품 비용 지불
4년 전 국감에서도 지적했으나 여전히 개선안 없어
중고 단말 새 단말처럼 ‘박스갈이’ 부당이득…피해는 고스란히 고객 ‘몫’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KT가 중고 셋톱박스·모뎀 등 단말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박스만 새 것으로 교체해 재임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새 제품과 중고제품에 대해 동일한 대여요금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은 얼마나 사용한지도 모르는 중고단말기를 새 단말기와 같은 비용으로 사용하게 되고 사용하다 분실하게 되면 신품 기기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KT는 이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제재가 없어 고객 피해는 더 가중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스포츠서울과 KT등에 따르면 고객들은 박스만 새 것으로 교체한 중고 셋톱박스의 임대료를 똑같이 내고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셋톱박스 임대료의 경우 3년 약정 시 무료로 제공하지만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이 발생한다.

 

KT는 이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제는 4년 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국내 통신사들이 최대 10년이 지난 중고 인터넷 모뎀·셋톱박스 등 장비를 새 것처럼 설치해주고 새 제품과 같은 임대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비가 중도에 고장이 발생하거나 분실 시 사용자에게 책임이 있을 경우 새 제품과 똑같은 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통신사들이 중고 장비를 새 장비처럼 속이면서 부당이득을 챙겼다. 현장에선 작업량 절반이 중고장비란 이야기도 나온다. 적어도 소비자들이 중고 장비라는 사실은 알고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이후 KT는 인터넷 중고 모뎀의 임대료를 인하했지만 TV 셋톱박스의 임대료에는 변동이 없었다. 이 같은 지적을 받은 후 KT는 인터넷 모뎀(와이파이 기기 모뎀 포함)의 중고 임대료를 40% 가량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고객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셋톱박스 임대료는 그대로 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KT가 임대하고 있는 셋톱박스는 IPTV서비스 이용을 위한 부가적인 장치로, 장비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임대료 부과 기준은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부이지 장비의 신품 구품 여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임대 단말에 대한 A/S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이 원할 경우 신품을 구매해 사용 할 수 있다. 또, 단말 출고 시 셋톱박스에 제조연월이 표시된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며 “고객에게도 신품화 된 중고 단말이라고 솔직하게 알려드린다”고 해명했다.

 

 

▲ KT 구현모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구현모 대표 안팎으로 과제 ‘산적’…중고의 경우 요금인하 등 대책 있어야

KT의 이러한 해명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KT서비스 직원들의 경우 사측에서 이러한 공지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중고 단말을 설치하면서 새 박스에서 제품을 꺼낼 때 죄책감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는 주장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중고 단말임을 알 경우 찜찜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단말 설치 전 고객에게 중고 단말이란 사실을 고지하고, 회사는 중고 단말 임대 시 요금인하 등 대책을 마련해 고객들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객에게 중고 단말이란 고지를 하지 않은 채 단말 임대료·위약금은 신품과 똑같이 받고 있어 고객 기만 지적을 받고 있다.

 

고객들이 셋톱박스가 중고인지 새 제품인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점을 교묘히 이용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30일 공식취임한 구현모 대표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 일성으로 ‘고객혁신’을 강조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객신뢰와 투명경영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사안을 어떻게 해결할지 구 대표의 리더십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취임하는 데다 안팎으로 풀어야할 과제도 만만찮다.

 

현재 구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있는 상태다. 일명 ‘상품권 깡’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것. 황창규 전 KT회장과 구 대표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3.5~4%의 수수료를 떼고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비자금 11억 5000만원을 조성해 불법 정치자금 후원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구 신임대표는 지난 2014년 황 전 회장의 비서실장을 맡은 인물이다. 이에 황 전 회장이 받고 있는 재단법인 미르 11억원 불법 출연, 플레이그라운드 부당 광고수주 등의 혐의에 직접 관여했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올 3월30일 취임한 KT 구현모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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