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국의 그린뉴딜과 바이든의 “Green Newdeal” ⓸

노금종 / 기사승인 : 2020-12-01 09: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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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 재가입, 4년간 2천2백조원 투자
온실가스 감축, 탈탄소화 제로정책에 초점

● 2천2백조 원을 '그린뉴딜'에 투입하겠다는 바이든

[일요주간 = 노금종 기자] 바이든의 당선이 산업계에 몰고 올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그린뉴딜'이다. 바이든은 대통령에 취임하면 그날 바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환경 문제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기후변화를 시급한 문제로 보고 있다.

바이든은 친환경 인프라 건설에만 앞으로 4년간 2천2백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예산 총액 4년을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정부 자금이 투입된다. 금액으로만 보면 한국판 그린뉴딜의 30배 이상의 규모가 된다.

 

▲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민주당 조 바이든.(사진 = 뉴시스)

 

미국의 그린뉴딜은 민주당의 중요한 대선 공약으로서 구체적인 실현 방안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며 큰 틀에서의 계획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2010년 뉴욕 주지사 녹색당 후보인 호킨스가 그린뉴딜을 제안하고, 이를 질 스타인이 2012년 대선에서 계승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녹색당 대선 캠페인에서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그린뉴딜 공약을 발표하였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부처 신설을 계획하고 2,000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효과를 기대하였으며 연간 4,000억 달러의 비용이 예산으로 책정하였다.

 

2019년 2월 미국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과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이 ‘그린뉴딜 결의안’을 제출하고, 111명의 의원들이 이에 서명하면서 그린뉴딜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다. 결의안이란 기본적으로 국가 재정 동원의 10년 계획을 뒷받침하는 문서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기본으로 미국 경제를 재구성하는 광범위한 산업정책 모색을 담고 있다. 결의안에서는 심각한 기후변화와 경제사회적 불평등 현상을 배경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문별 목표를 제시한다.


미국의 ‘그린뉴딜’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시작으로 경제 불평등 해소까지를 포함하는 전방위적인 사회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일자리 창출, 사회 불평등 해소의 3대 핵심목표를 지향한다.

● 미국의 그린뉴딜

미국의 그린뉴딜은 대규모의 정부 투자를 기반으로 일자리 창출과 사회 정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과거에 추진되었던 관련 정책들과 차별화된다. 결의안은 2018년 IPCC의 보고서와 미국 13개 연방기구가 기후변화 영향을 과학적으로 전망한 보고서를 근간으로 하는데, IPCC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의 45%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제로를 실현해야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이전에 없던 규모와 속도로 에너지, 도시, 인프라, 산업 시스템 전반의 광범위한 전환을 실현해야 달성 가능한 목표이다. 특히 두 번째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가 미국 무역과 농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한다. 예를 들면 코로나19와 같은 환경 변화로 인하여 개발도상국의 생산기지가 타격을 받으면 미국 제조기업의 공급망이 와해되고 결국 자국의 수출에 지장이 생길 것이며, 개발도상국 소비시장 위축되면 미국 무역 또한 전반적으로 피해를 볼 것을 예측하였다.

 

▲ 그린 뉴딜 결의안을 발표하는 뉴욕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사진 = 뉴시스)

 

요약하자면, 미국 그린뉴딜 결의안은 미국 경제의 탄소제로화 실현을 위한 전폭적이고 과감한 재정을 동원하고, 경제 구조적 불평등의 해소를 정책의 중심에 둔다. 이에 따라 그린뉴딜의 목표는 온실가스 감축과 미국 경제의 탈탄소화, 경제 불평등 및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문제 해결의 두 축으로 분류된다. 

 

즉, 단순한 기술적 과제가 아니라 빈곤, 소득 불평등, 인종차별 등의 해결을 같이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하는 코로나19 팬더믹에서 미국 경제가 조기 탈출하겠다는 대선 공약과 그 궤를 같이 한다. 2018년 세계불평등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상위 1%의 수입은 1980년 전체 소득 대비 10%에서 2016년에는 20%로 증가했지만, 하위 50%는 같은 기간에 20%에서 13%로 감소하여 경제 구조적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목표 10년 내 추진할 국가사업(그린뉴딜 결의안)

※ 공정한 전환을 통한 온실가스 제로화
※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번영과 안보의 보장
※ 모든 미국인을 위한 청정한 대기와 물, 기후 및 지역사회의 복원력, 건강한 음식, 자연에 대한 접근과 지속가능한 환경을 보장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정의와 공정성 증진
※ 기후변화 관련된 복원력을 증진
※ 각종 인프라의 보수 및 개선
※ 미국 전력수요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한 재생에너지로 충족
※ 효율적인 분산형 스마트 그리드 구축과 합리적 가격의 전기를 공급
※ 자원 효율적인 신개념 건물의 구축과 노후 건물의 개선
※ 농업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의 배제와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정책 수립
※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교통체계의 수립과 청정하고 합리적 가격의 대중교통과 초고속열차 사업 추진
※ 기후변화와 오염으로 인한 국민의 장기적인 건강관리 및 부작용 완화
※ 자연생태계 복원을 통한 대기 중 온실가스 감축
※ 위협받고 훼손된 생태계의 복원 및 보호
※ 유해폐기물에 의해 버려진 땅의 정화
※ 새로운 배출과 오염원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
※ 국제 기술, 지식, 서비스 분야의 지식의 활발한 교환 증진과 기후행동에서의 리더십 발휘

이처럼 미국의 결의안은 기후변화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의 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재정 동원을 필요로 한다. 재정 동원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다수 대두되면서 관련한 쟁점이 확대되는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지만 결의안에 아직은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지출계획까지 포함하지는 않았으므로 재정 동원의 실현 불가능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기후변화 영향의 피해 비용이 훨씬 더 클 것이기 때문에 추진의 당위성만큼은 확실하다.

결의안은 고임금 union jobs의 창출, 일자리보장제의 실시, 인종차별 및 성 불평등의 해결, 충분한 돌봄 정책 및 보건 휴가, 유급 휴가 및 자유로운 퇴직의 보장 등을 포함한다. 이와 같은 구조적 불평 등 및 빈곤 해소에 대한 조치가 ‘그린뉴딜’을 통해 어떻게 온실가스 감축 또는 경제의 탈탄소화 속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에 대한 올바른 방향이 정해져야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결의안을 통해 현재진행중인 그린뉴딜의 미래를 예상해 보자.

첫째, 부유한 계층이 온실가스 배출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점이 부각될 것이다. 가구 소득에 따라 CO2 배출이 U자 모형의 곡선 그래프를 보인다는 EU 국가들의 분석(BRISKEE, 2018)이 이를 뒷받침하며 고소득 국가들이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면 자연히 CO2 배출량 감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둘째,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대규모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법안을 저지하면서 자신들의 부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대기업에 쏠려 있는 경제적 불균형의 해소를 통해 이들의 힘을 약화시켜 온실가스 감축의 제도적인 유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특히 초대기업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그린뉴딜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면 반대급부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것이고 결국 그들의 정치적 참여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셋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많은 기술적 진보 자체가 결국 저소득층에 직접적인 혜택주게 될 것이다. 예컨대, 신재생에너지의 적극적인 활용, 노후화된 건물의 효율성 제고, 기후 친화적 농업을 통한 우수한 품질의 식량 생산 등이 예시가 될 수 있다.


넷째, 저탄소 에너지 전환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분명히 발생할 것이며 부익부 빈익빈에 대한 이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탄소세, 연료세 등 탄소 중심 접근법은 연료와 대중교통에 대한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에 불리할 수 있으며, 이는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 2019년 칠레 시위 등의 원인된 바 있다. 따라서 탈탄소화가 빈곤층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합리적인 정책의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이 사회경제적 맥락에서 부의 불평등과 지속적인 CO2 배출 증가는 불가분하게 엮여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의 바이든은 지난 7월에 이미 그린뉴딜 투자계획을 발표하였다. 앞에서도 여러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고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하여, 향후 4년간 교통, 전기, 건물 섹터의 청정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총 2조2천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 바이든은 그린뉴딜 중점 투자 분야로 인프라, 자동차 산업, 교통, 전력, 건물, 주택, 혁신, 농업 및 자연보전, 환경정의를 제안하고,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목표로 설정하였다.

 

▲ 그린뉴딜이 추구하는 두 가지 목표.(사진 = 뉴시스)

 

그린뉴딜의 기본 방향은 ‘케인스식 부양책’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기존의 주류 경제학적 정책은 탄소세, 배출권거래제, 오염 규제 등 탄소 중심의 접근법이었던 반면, ‘케인스식 그린뉴딜’은 정부의 막대한 재정 투입에 의한 경제 구조의 전환을 통해 온실 가스의 감축을 달성한다. ‘케인스식 그린뉴딜’은 화석연료의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는 탄소세나 배출권거래제를 배제하며 이는 교통수단으로서 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농촌 지역 저소득층을 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블룸버그의 Zindler는 미국 전력의 37%가 제로 배출원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새로운 정책 없이도 청정에너지 비율이 2030년에는 약 4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렇게 저비용의 재생에너지 생산에 대한 전망이 밝다 하더라도 완전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반면, 스탠퍼드대의 Jacobson은 제로 배출이 2030년까지 80%, 2040년에서 2050년 사이에 100%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을 하면서, 그린뉴딜이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기술, 경제적인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그린뉴딜 추진에 관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는 또 다른 논의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그린뉴딜은 패러다임의 완벽한 전환을 요구한다. 경제의 탈탄소화를 넘어서 전체 경제시스템을 재구성거나 아예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미국 그린뉴딜의 특징은 탈탄소화의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규모 정부 자금의 투입과 공공투자를 공약한 점이다.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조 바이든이 공식 선출됐던 시기에 경선 경쟁후보였던 버니 샌더스의 급진적인 그린뉴딜 정책 핵심공약은 폐지될 기로에 있었다. 

 

하지만 새롭게 채택된 민주당의 정책은 그린뉴딜의 기조를 그대로 반영하여 향후 4년간 재생에너지 촉진, 자동차와 건물의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해 2조2천억 달러의 투자와 청정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백만 개 창출 등 바이든의 제안보다 훨씬 진보한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중점 투자 분야 중 하나로서 ‘환경정의(environmentaljustice)’를 제안한 배경에 샌더스 그린뉴딜 공약의 중심축을 이룬 선라이즈무브먼트(Sunrise Movement) 등 청년 사회운동가들의 영향이 컸다. 2035년까지 모든 전기 생산의 탈탄소화, 파리기후협정의 재가입 등 바이든의 그린뉴딜은 관련 투자와 함께 일자리 창출 정책과 국제적 추세의 동참으로 트럼프 시대를 끝을 알리고 바이든의 표현을 빌리자면 존경받는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

다음 편에서는 EU가 현재까지 추진해오고 있는 ‘그린딜 정책’의 진행과정을 통해 한국판 그린뉴딜과 바이든의 GreenNewdeal이 나아갈 바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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