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은 ‘뒷전’…신세계 제주 면세점 시작부터 ‘비틀’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1-03 11: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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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의식’…교육재단 앞 세워 꼼수 진출
A교육재단에 신세계 계열사가 69억6000만원 빌려주고 근저당 설정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신세계 그룹이 제주에서 면세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도내 한 교육재단을 통한 우회 진출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여론을 의식해 교육재단을 앞세워 면세점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특히 시작부터 해당부지 계약을 먼저 추진하던 중소기업이 피해를 호소하고 소송이 벌어지는 등 잡음이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A교육재단은 최근 제주시 연동에 소유한 호텔 터에 면세점을 운영하겠다며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했다.

 

지상 7층(연면적 1만9978㎡)과 지하 7층(1만8226㎡) 등 총 3만8205㎡ 규모로, 이 중 면세점 면적은 1만5400㎡다.

 

이는 기존 제주에서 영업 중인 롯데와 신라면세점보다 2배 이상 넓은 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교육재단에 신세계 계열사가 69억6000만원을 빌려주고 근저당을 설정해뒀다는 점이다.

 

A교육재단이 면세점 사업 인허가를 따내면 이를 신세계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와 신라 등 대기업 면세점 수익이 제주사회로 환원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으며 신세계 역시 이러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신세계의 면세점 사업 진출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8일 첫 심의를 열고 “주차장 확보대책이 부족하다”며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A교육재단이 부지를 소유하고 있어 해당 명의로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한 것”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 교육재단이 허가받으면 신세계가 인수 가능성 높아

 

문제는 또 있다. 이 호텔 부지를 놓고 서울 소재의 모 부동산개발 시행사와 A교육재단간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

 

이 시행사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중소기업을 파산시키는 면세점 공룡기업의 금권을 앞세운 횡포를 막아달라’고 청원까지 했다.

 

시행사는 “호텔부지를 소유한 교육재단과 토지 매매계약을 추진하던 중 신세계면세점이 끼어들어 우리가 진행하고 있던 금액보다 터무니없는 금액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며 “그 부지에서 각종 인허가 작업을 진행하던 중에 신세계의 개입으로 수십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시행사는 되레 교육재단 측으로부터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했지만,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또, 시행사는 “A교육재단이 면세점 사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된다”며 “신세계면세점이 A교육재단을 등에 업고 몰래 제주에 입점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재단 이름으로 인허가를 받아내면 신세계가 최종 인수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실제 등기부등본에서도 신세계면세점이 지난 7월 교육재단에 69억6000만원을 빌려주고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대기업이 또 다시 자본을 앞세워 지역 사회와의 상생은 뒷전으로 하고 오직 ‘돈’에만 혈안이 됐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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