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사전에 복수노조는 없다?…노조 설립 방해.압박 의혹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3 11: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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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노조 준비하던 직원, 사측 압박 못 견뎌 퇴사…표적 징계 논란
▲ LG디스플레이 사옥 모습 / 정호영 사장 (사진편집=일요주간)


 
[일요주간 강현정 기자] LG그룹 계열사 LG디스플레이가 최근 협력업체 직원 ‘갑질’해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직원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경기 파주 사업장에서 새 노조 설립을 주도했던 노동자가 준비 과정에서 회사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가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에서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노조가 있으나 친 사용주 성향으로 반발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현 노조에 대한 불신은 2018년부터 3차례에 걸쳐 시행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이후 심화됐다. 5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지만 노조는 회사의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이견없이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할 조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퇴사한 A씨 역시 새 노조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측의 압박과 회유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는 매체를 통해 “노조가 목소리를 내지 않다보니 회사는 일방통행으로 노동자를 다뤘다”며 “성희롱을 비롯한 상급자의 비위 행위를 신고해도 묵살당했다”고 밝혔다.

 

2019년 5월 A씨는 직원들만 가입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앱’에 실명을 내걸고 복수노조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직속 상사 2명은 A씨에게 “복수노조가 생길 경우 자신들은 물론 CPO(최고생산책임자)까지 인사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차라리 현 노조(한국노총)의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라”고 회유했다.

 

고민하던 A씨는 현 노조위원장 선거 출마로 방향을 바꿨다. 위원장이 된 후 노조의 체질을 바꿔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후 노경팀의 압박이 있었고 급기야는 A씨를 포함한 소속 부서원 16명에 대한 전수조사까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징계 사유가 될 만한 행위는 적발되지 않았다.

 

해당 조사 이후 A씨는 동료들과 멀어졌다. 부서원들은 ‘너 때문에 회사생활이 힘들어졌다’며 등을 돌렸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A씨는 고립됐다. 사측과 현 노조가 함께 선거에 부당 개입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 A씨는 다시 새 노조 설립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블라인드앱에 실명을 밝히고 민주노총 산하 노조를 설립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A씨는 LG디스플레이 징계위원회로부터 출석통보서를 받았다. 사측이 내건 징계 사유는 ‘상습 근무지 이탈’, ‘사내 메신저 내용 무단 공유’ 등 4가지였다.

 

결국 A씨는 선거 출마와 새 노조 설립을 포기하고 회사도 그만뒀다. A씨는 퇴사 과정에서 겪은 부당노동행위를 정리해 LG그룹 정도경영팀에 보냈지만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퇴사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말을 줄였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원청 직원의 업무 배치를 위해 하청업체 직원들을 해고해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다.

 

5년 넘게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CR(clean room)에서 협력업체 직원으로 근무해 왔던 B씨는 지난해 12월 6일 이 같은 해고 통보를 들었고, B씨와 함께 일을 해온 하청업체 직원 50명은 직장을 잃을 위기에 놓여졌다.

 

B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생산라인이 없어지지 않고 생산도 그대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자사직원의 업무 배치를 위해 협력사 직원에 대한 강제 해고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실상 LG디스플레이 소속 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급여 등 차별을 받아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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