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일가 ‘통행세’ 정조준…정상가보다 낮으면 부당지원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7-13 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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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지원행위 심시지침 개정안 행정예고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대·중견기업집단 등이 거래 과정에 오너일가 회사를 끼워넣어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부당 이익을 제공하는 ‘통행세 거래’의 위법성 판단 기준이 구체화된다. 정상적 경영판단 결과로 볼 수 없는지, 통행세를 받는 회사의 역할이 미미한지 등을 따진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외부 사업자의 거래 기회가 박탈될 경우에도 부당지원의 위법성이 인정된다. 당장 시장의 공정거래를 저해하지 않아도 향후 영향이 크다고 판단되는 부당지원도 위법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이러한 내용의 ‘부당한 지원행위 심사지침’ 개정안을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행정예고 한다고 밝혔다. 계열사 부당지원 사건 관련한 최근 법원 판결과 공정위 심의결과 등을 반영했다.

 

개정 지침에는 ‘통행세 거래’를 통한 오너일가 회사 부당 지원행위를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신설됐다. 거래 과정에 오너일가 등의 회사를 끼워넣은 것이 정상적 경영판단의 결과로 보기 어려운지, 이러한 거래 행태가 시장의 관행이나 지원 회사의 과거 거래 양상과 비교해 이례적인지가 판단 대상이다.

 

통행세를 받는 오너일가 회사의 역할이 거래 과정에서 미미한지, 오너일가 회사를 지원하는 계열사가 통행세 거래를 하지 않을 경우 더 낮은 가격으로 거래가 가능한지 등도 고려될 수 있다.

 

계열사 지원행위의 부당성을 판단하는 일반적인 기준도 명시됐다. 기업집단 내부 시장(captive market)을 활용한 계열사 간 지원행위로 계열사 밖 경쟁회사가 계열사와의 거래 기회를 얻지 못할 경우에도 부당성이 인정된다.

 

계열사 지원행위가 관련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당장 크지 않더라도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경우 ‘공정거래저해 우려’가 있는 부당 지원으로 판단될 수 있다. 공정위는 “추상적 위험까지 해당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밖에 계열사 지원행위의 부당성을 판단하고 부당 제공된 이득을 추산하는 기준인 ‘정상가격’ 산출 방법도 구체화됐다.

 

자금 지원행위의 경우 동일·유사한 상황의 일반 거래에서 적용될 개별정상금리를 순차적으로 적용해 산정하며, 자산·상품·용역 지원행위도 동일·유사 사례에서 거래·조정된 가격을 차례로 적용한다.

 

유사사례가 없는 자산·상품·용역 지원행위의 경우 공정위는 당시의 경제·경영상황에서 보편적으로 선택했을 현실적인 가격을 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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