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물류센터서 코로나 확진…일용직에게만 안 알려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9 15: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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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노동환경 꾸준히 문제 제기…일용직 ‘블랙리스트’ 논란도
소속 임직원에게만 사내 업무용 메신저 통해 확진자 발생 사실 공지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까지 모두 행복하고 맛있는 삶을 살 수 있길…단기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왔습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컬리가 말하는 경영철학이다. 하지만 이들의 철학에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와 고민은 빠진 모양이다.

 

최근 마켓컬리는 일용직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보복성 해고를 가했다는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이 와중에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현장 일용직 노동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각됐다.

 

29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지난 15~16일 이틀간 서울 송파(파지)물류센터에서 근무한 일용직 노동자 2명(포장‧분류)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켓컬리는 18일 관할 보건소로부터 이들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통보받은 뒤 사내 메신저를 통해 전 직원에게 공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내 메신저 사용 권한이 없는 일용직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고 별도의 공지도 받지 못했다.

 

고용노동부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 지침’에 따르면 사업장에 확진자가 발생 또는 방문한 경우 사업장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에게 발생 사실을 공지하도록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정규직 임직원뿐 아니라 노동자, 파견, 용역 노동자 및 배달종사자, 특수 형태 근로종사자 등도 포함된다.

 

마켓컬리는 컬리 어플을 통해 공지했고 밀접 접촉이 우려되는 255명의 명단을 선별해 보건당국에 보내는 등 보건 지침은 따랐다는 입장이다. 관할 보건소인 송파보건소는 마켓컬리 측이 보낸 CCTV 조사만으로 역학조사를 벌였고 영상을 토대로 마켓컬리 측에 방역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컬리는 방역 지침에 따라 밀접 접촉자 등 감염 우려가 있는 255명에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직접 공지한 것은 아니지만 255명의 일용직 노동자는 보건소로부터 관련 사실을 통보받았다는 얘기다.

 

이 물류센터는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의 현장 인력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물류센터를 코로나19 고위험 시설로 분류해 관리한다.

 

마켓컬리의 물류시스템에서 일용직 노동자는 필수 인력이다. 매출 증가를 견인한 주축도 현장 인력이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9523억원으로 전년(4259억원)보다 2배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에는 미국 증시 상장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동환경은 제자리다. 하루 1000명 이상의 일용직 노동자가 ‘상용직’처럼 일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적용할 취업규칙도 마련돼 있지 않다.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물류센터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히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 관리 등이 미비하고, 물류센터에서 쥐가 나오는 등 근로 환경이 열악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근로 환경 이슈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마켓컬리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마켓컬리의 주 소비자층이라 할 수 있는 MZ세대는 ‘정의와 공정’에 대해 어느 세대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노동환경에 대한 해결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의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 내며 샛별같이 등장한 마켓컬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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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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