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노동자, 유방암 진단 13년 만에 산재 인정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5-19 16: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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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동생도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 유방암 발병”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퇴사한 뒤 유방암에 걸린 노동자가 암 진단을 받은 지 13년 만에 업무상 재해 인정을 받았다.

 

지난 18일 인권단체 반올림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27일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에서 일했던 A씨의 유방암을 산재로 승인했다. A씨는 부천공장에서 퇴사한 지 9년이 지난 2007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1991년부터 1998년까지 7년간 해당 공장 확산(디퓨전) 공정에서 근무했다. 퇴사한 지 9년 만인 2007년에 만 33세의 나이로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가족력을 이유로 A씨의 유방암이 산재가 아니라고 판정했다. A씨의 동생 B씨도 유방암에 걸렸으니 산재가 아니라 개인적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A씨는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유방암의 원인이 가족력이 아닐 수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반올림은 이를 근거로 지난해 10월 산재신청을 다시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번에는 A씨의 유방암을 산재로 승인했다.

 

반올림은 “가족력이 있다고 오직 유전자 때문에 암에 걸리는 것도 아니며, 모두가 100% 암에 걸리는 것도 아니다”며 “가족력은 단지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동생도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직업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근로복지공단에서 가족력은 산재 불승인의 막강한 근거가 되어 왔다”며 “심지어 A씨와 자매인 B씨는 둘 다 직업병일 가능성도 있다. B씨 역시 반도체 노동자로 근무하면서 A씨와 비슷한 유해환경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올림은 또 “지금 산재보험은 일하다 다친 사람들을 너무나 쉽게 안전망에서 배제한다”며 “엄격하고 좁게 판단하는 과정에서 가족력, 기왕력, 노출수준, 연구부족 등 다양한 요소가 안전망의 구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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