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산하 발전5사 협력사 노동자들, 발암물질에 무방비..."동서발전, 표면경화제 702톤 사용"

채혜린 기자 / 기사승인 : 2019-10-04 17: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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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위험한 외주화 악순환 근절해야...노동부 근로감독" 촉구
전국 발전5사 운전·정비 협력업체 직원들 폐기능 5년간 10% 악화

[일요주간=채혜린 기자] 한국전력 산하의 전국 발전 협력사 운전·정비업체 노동자들의 폐기능이 지난 2013년 대비 2018년에 10%가 악화된 것으로 나와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위법적인 조치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4일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조사결과 종합보고서(이하 ‘김용균 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전국 발전5사(한국남동·서부·동서·중부·남부발전) 협력사 작업 노동자들이 결정형유리규산과 같은 발암물질에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다며 발전사들의 위법적 산업안전보건 조치와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 노동부의 근로감독을 요구하고 나섰다.

 

▲ 이정미 정의당 대표.ⓒnewsis

이 의원이 김용균 보고서 등을 포함해 안전보건진단 보고서(2019.2. 안전보건공단), 전국 발전 5사로부터 제출받은 수입석탄 성적서 관리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근 일부 발전사들이 2017년 하반기부터 작업환경 측정시 결정형유리규산 등 발암물질을 확인하고도 작업노동자들에 대해 산업안전보건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화력발전 설비는 주력설비(정규직)로 터빈발전기, 보일러 등이 있는데 반면 비주력설비(비정규직)로는 유연탄 하역, 운반, 분배하는 연료설비와 탈황・탈질설비 등의 환경설비로 구성된다고 덧붙였다.

놀라운 것은 수입석탄 성적서에 “실리카결정질 석영으로 유리실리카 함유”와 “암 유발 위험문구”가 기재됨은 물론 사내 ERP시스템으로 이산화규소(SiO2) 성분을 입력해 왔기 때문에 발전사가 이미 석탄 내 발암물질 함유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발암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필요한 산업안전보건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작업자가 컨베이어에 낙탄을 올리는 작업을 하는 경우 오히려 컨베이어 맞은편 위치에서 분진 농도가 더 컸다. 흡입성 분진의 경우 최대값에서 작업을 하는 자보다 맞은편에서 5배 높게 측정된 것이다. 이런 경우 분집 포집효율이 99% 이상인 특급방진마스크를 작업자에게 착용하도록 해야 하며 필요시 송기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 환경정의 회원들이 지난 3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석탄화력발전’ 정책이 필요함을 알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 모습.

하지만 대부분의 발전사들은 특급이 아닌 1급 또는 2급 마스크를 지급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규직과 협력사 소속 종사자들의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비교한 결과 또한 차이가 났다. 발전사 정규직 특수건강진단 인원 1145명 중 건강한 노동자 그룹군은 66%인 751명이었는데 협력업체 14개사 특수건강진단 인원 3667명 중 건강한 노동자 그룹군은 54%인 1980명에 그쳤다.

폐기능과 관련해서는 ‘분진 특수 건강진단’을 모두 받은 수검자를 대상으로 측정한 결과, 운전업체(606명), 정비업체(99명), 발전사(403명) 순으로 2013년 대비 2018년 폐기능 검사지표들이 감소했다.

이 의원은 “특히 폐기능이 일초율 89%에서 79%로 최대 10% 감소됐다는 것은 그동안 작업 노동자들이 분진에 심하게 노출됐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발전사의 경우 석탄을 하역하거나 야적할 때 비산먼지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비산방지제와 야적된 석탄 표면에 표면경화제를 살포하는데 이는 물질안전보건자료에서 급성독성물질로 분류하기 때문에 취급 시 안전을 요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그동안 발전사는 이에 대해 독성이 없어 안전하다며 별다른 산업안전보건 조치 없이 작업자에게 위탁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연간 표면경화제 사용량은 동서발전 당진화력이 702톤, 서부발전 655톤, 남부발전 1.4톤(2019년 6.6톤)이 사용됐다.

이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분석한 뒤 원청의 하청소속 노동자에 대한 지휘감독 등의 불법파견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발전소 내 모든 유해물질의 근원은 석탄이기 때문에 모든 공정에서 석탄과 연소 부산물인 석탄회가 직접 취급되므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발전과정에서 노동자들이 결정형유리규산, 벤젠, 비소 등과 같은 다양한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경우 폐기종, 기관지염, 진폐증, 천식, 폐암 등이 발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산업안전보건을 포함한 불법파견 등 고용관계에 대해서도 고용노동부가 시급히 근로감독을 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위험한 외주화의 악순환을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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