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으로 그려낸 삶의 축제와 환희”

예술통신 / 기사승인 : 2013-05-20 11: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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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해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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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으로 그려낸 삶의 축제와 환희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수학한 작가 이해전의 작품에는 프랑스 현대미술의 주요 사조인 앵포르멜(informel 無定型)적인 요소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가 프랑스에서 공부했다는 것만으로 앵포르멜과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매우 성급한 시도이다.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환희에 찬 강렬한 에너지는 앵포르멜 특유의 절망적이고 실존주의적 포즈와는 엄연한 분리의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팝아트와 극사실주의, 주로 구상이라 불리우는 작품들이 대종을 이루는 현재의 미술시장에서 이해전의 추상화는 매우 유니크한 경향을 보여준다. 화단의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아니 오히려 “그게 뭔데?” 라고 반문할 만큼 철저하게 자신의 화풍을 훈련하고 정립시켜 온 예술가의 고집스러운 집념이 느껴진다.

알록달록한 평면, 뻔질 한 표면과 대중매체의 기호에 익숙한 현재 화단의 화풍에서 이해전의 작품은 미술의 ‘기본으로 돌아간’ 본질주의적 자세를 상기시키며 미술의 본질과 화가의 자세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색채’라는 회화의 본질적 구성요소가 강조되며, 어떤 형태를 모사하여 전달한다는 묘사적 책임감으로부터도 자유로운, 화가 내면의 표현주의적 의지에 충실한 그의 추상화는 회화 자체의 절대적이고 독립적인 힘과 순수성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모사와 재현의 틀에 얽매여 회화의 순수성을 잃어버린데 대한 반성은 현대미술사에서 이미 칸딘스키에 의해 추구되어 온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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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전의 작품

역시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음은 물론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오는 감동은 앵포르멜의 허무함과 고독, 혹은 액션 페인팅 류의 속도감, 또는 오르피즘의 색체의 하모니, 이 모든 것을 포함하면서도 이 모든 것이
아니다.

화면의 중앙부에 켜켜이 쌓아올린 마티에르는 시간의 축적과 밀도감을 더하면서 화면의 외부로 나아갈수 록 번지는 효과를 준다. 마치 응축 후에 대폭발하는 행성처럼. 그리하여 그의 작품은 올 오버 페인팅의 균일한 표면과는 다른, 강약의 조절과 변화, 응축과 확장, 집중과 폭발 등의 서사적인 흐름을 연상하게한다.

또한 그의 색체는 빨강, 파랑, 노랑 등 삼원색에 기초한 선명함을 보여주며 삶의 약동성과 분출하는 에너지를 표출한다. 그것은 마치 혹한의 겨울, 응결되어 안으로 다스려지던 삶의 인내와 인고(忍苦)를 뚫고 비상하는 봄의 약동성과도 닮았다.

그의 화면에서 무지개빛처럼 빛나는 동심, 백화만발한 봄의 화원, 수십의 악기 소리가 뿜어져 나오는 교향악,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의 찬란함, 혹은 분수처럼 흩어지는 확장의 아름다움이 연상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는 화가의 내면에 순사하고도 단순한 삶의 진리-삶에 대한 긍정-를 표현하려는 의지의 표출은 아닌가 싶다. 그것이 바로 삶의 환희와 축제성이 아닐까.

유행과 세상의 훼예포폄(毁譽褒貶)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으며 회화의 기본정신에 가장 충실하려는 작가적 자세, 경계와 문법을 뚫고 비상하는 삶의 자유에 찬 의지, 시심 가득한 화면에서 한국 추상화의 유장한 흐름 속에 당당히 그 위치를 올릴 행보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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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1957 서울출생
추계 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파리 국립미술학교 회화과 졸업
파리 8대학 회화과 졸업
파리 8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1990 오 빠베 화랑 (파리)
1991 오 빠베 화랑 (파리)
1992 유니 베르-7화랑 (파리)
1993 오 빠베 화랑 (파리)
유니 베르-7화랑 (파리)
1994 유니 베르-7화랑 (파리)
1995 유니 베르-7화랑 (파리)
1997 조화랑 (서울)
2000 토탈 미술관
2001 아트 사이드 갤러리
2009 윤당 갤러리
2010 인사아트센터
2011 인사아트센터
2012 인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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