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플랫폼 이용 신종 역외탈세…국세청, 46명 세무조사 착수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07-07 14: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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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세청, 역외 비밀계좌 정보 직접 수집·확보해 글로벌 자금흐름 등에 대해 전격적인 세무 검증 방침

[일요주간 = 조무정 기자] # 내국법인 A는 해외 특수관계법인에 제품을 수출한 후 현지에서 사주가 대금을 받아 역외 비밀계좌에 은닉하고 법인은 장부상 회수하지 않은 것처럼 장기 매출채권으로 관리하다 회수불능으로 대손상각 처리했다.

# B씨는 국내외 오픈마켓(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화장품과 잡화 등을 판매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로 해외 오픈마켓의 역직구를 통해 발생한 수입금액을 역외에서 가상계좌로 수취한 후 자녀(장남)의 가상계좌와 국내 PG사를 거쳐 국내로 변칙반입하고, 이를 전액 신고 누락했다.

국세청이 역외 블랙머니(음성적으로 유통되는 뭉칫돈) 비밀계좌를 운용하며 탈세하거나 핀테크 등 인터넷 금융 플랫폼을 이용한 신종 역외탈세 등 지능적 역외탈세 혐의자 46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 온라인 오픈마켓 ‘역직구’매출액을 우회 수취하고 수입금액 탈루 사례. (사진=국세청)


조사 대상은 ▲국내외에서 불법 조성한 블랙머니를 역외에 실명 확인이 어려운 숫자 계좌 등으로 보유하면서 해외금융계좌와 국외 소득을 신고 누락한 자산가 등 14명 ▲오픈마켓 역직구 판매금액이나 무역대금, 외국인 관광객 판매액을 글로벌 PG사의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해 수취한 후 수입금액 탈루한 기업 등 13명 ▲로열티 과다지급·모회사 비용 대신 부담·원천징수 누락 등 관계사 간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국내 소득을 국외로 부당 이전한 다국적기업 등 19명이다.

국세청은 자산시장 등 호황 산업을 중심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역외로 불법 유출되고 있다는 우려에 따라 역외 비밀계좌 정보를 직접 수집·확보해 글로벌 자금흐름 등에 대해 전격적인 세무 검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디지털경제의 확산과 금융기법의 고도화 등으로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이를 이용한 신종 역외탈세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1조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최근 국내·외 오픈마켓 플랫폼을 통한 역직구 증가 등 비대면 온라인 거래가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를 이용한 대금 결제도 크게 늘었다. 1일 평균금액은 2018년 4273억원에서 2019년 5316억원, 지난해 7055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은 역직구 등 온라인 판매뿐만 아니라 기업 간 무역 거래나 병원·음식점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 등에서도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금결제가 전자지급결제대행사 명의로 이루어져 소득이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세금을 신고하지 않는 신종 탈세 수법이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세청은 글로벌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가 국내로 지급한 전자지급결제대행 자료를 정밀 분석, 소득탈루 혐의자를 확인하고 조사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스위스 등 외국 과세당국과 공조해 역외 비밀계좌 정보를 직접 수집·확보했다. 글로벌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의 금융 플랫폼을 이용한 오픈마켓 거래 등 글로벌 자금흐름을 정밀분석하고, 관계사간 부당 내부거래를 통한 국외 소득이전 등을 검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역외탈세 차단을 위해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 등 외국 과세당국과의 양자간 협력과 OECD가 주도하는 다자간 국제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그동안 역외 현금지급기 역할을 하며 금융비밀주의로 접근하지 못했던 스위스와 홍콩, 싱가포르 등의 해외 금융계좌정보를 정기적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양자 또는 다자간 정보교환이 가능한 국가가 151개국에 이르는 등 더는 역외에 자금을 은닉해 탈세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며 “또 과거에는 역외 개설 계좌가 ‘금융비밀주의’와 계좌 소유주 이름이 숫자와 문자의 조합으로 표시되는 ‘숫자 계좌’의 존재로 인해 ‘비밀계좌’로 불리었으나 이제는 숫자 계좌에 대해서도 국가간 정보교환을 통해 계좌소유주와 거래내역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사실상 역외 비밀계좌는 그 의의를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신종 탈세유형 발굴 등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국가 과세기반을 잠식하는 불공정 역외탈세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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