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우리사주조합, 최대주주 올라

정창규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4 14: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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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위, 우리금융 새주주에 유진PE 등 5개사 선정
노동자 입김 세질듯…‘노조추천이사제’뜨거운 감자
▲ 지난 22일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낙찰 결과 우리사주조합이 9.80% 지분율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일요주간 = 정창규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공적자금 투입 23년 만에 사실상 ‘완전 민영화’ 체제를 이뤘다. 사외이사추천권이 없어 경영참여에는 한계가 있지만 민영화 체제에서 노동자 입김은 그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우리금융에 투입했다. 지분매각 등으로 지금까지 총 11조1000억원을 회수했다. 지난해부터 잔여지분을 본격적으로 매각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주가급락으로 매각에 착수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재개하게 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지난 22일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낙찰자 결정(안)' 의결을 거쳐 사모펀드(PEF)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 KTB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등 5개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총 매각물량은 9.3%이며, 모든 낙찰자들의 입찰 가격은 1만3000원을 웃돌았다. 이는 공자위가 지난 9월9일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공고 당시 예정했던 최대매각물량 10%에 근접한 물량을 당시 주가(1만800원)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에 매각한 것이다.

 

◆ 우리금융 새주주에 유진PE 등 5개사 선정


예금보험공사(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 4%가 낙찰돼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받는 낙찰자는 유진PE, 단 1개사다. 예보는 다음달 9일까지 대금 수령 및 주식 양도절차를 마무리함으로써 매각절차를 종결할 계획이다. 만약 낙찰을 포기할 경우, 입찰자 평가 순위에 따른 차순위 낙찰 예정자 순서대로 매각 물량을 재배정하게 된다. 차순위 낙찰예정자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나머지 4곳에는 각각 1~2%씩 돌아갔다.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 등이다. 4% 미만의 소수지분 낙찰자들에 별도로 부여되는 권한은 없다. 낙찰자 중에 금융위 승인이 필요한 낙찰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행법상 비금융주력자를 포함해 누구나 4%까지는 금융지주회사 주식을 금융위 승인 없이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위는 구체적인 입찰가는 함구했으나 이번 낙찰가격(평균 1만3000원 초·중반대)은 지난 4월 블록세일 주당가격(1만335원)과 소위 원금회수주가인 1만2056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공적자금 약 8977억원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며, 매각 완료시 우리금융에 투입된 12조8000억원 중 12조3000억원(96.6%)이 회수된다.향후 잔여지분(5.8%)을 1만193원 이상으로만 매각하면 우리금융지주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게 된다.

 

◆ 우리사주조합 9.8% 지분율 확보…‘향후 경영권 영향’


이번 매각에서 예보의 지분은 5.8%로 축소돼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와 우리사주조합(9.8%)과 국민연금(9.42%)에 이어 3대주주가 된다. 우리사주조합과 국민연금은 대주주이나, 사외이사 추천 권한은 없다.

 

이어 사모펀드인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5.57%), 유진프라이빗에쿼티(4%), 푸본생명(3.97%), 한국투자증권(3.77%), 키움증권(3.73%), 한화생명(3.16%)이 사외이사 추천권 1개씩 보유한 과점주주가 된다.

 

현재 우리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5명, 비상임이사 1명(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매각으로 유진PE 추천 사외이사 1명이 추가되고, 예보 추천 비상임이사 1명이 제외된다. 매각이 예정대로 종결될 경우, 낙찰자가 추천한 사외이사는 내년 1월 개최 예정인 임시주총에서 선임된다.

 

우리사주조합이 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이번 잔여지분 매각 인수가 경영참여 목적은 아니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의견도 나온다. 사주조합이 노동조합과 의결권 행사를 통해 경영참여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17년 부터 1%대 지분율을 가지고 조합원 의결권을 위임받아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다른 주주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외에도 IBK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임명을 추진했지만, 내부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 수출입은행 사외이사에 이재민 해양금융연구소 대표와 윤태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임명되면서 최초의 노조추천이사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어 내년 3월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끝나는 IBK기업은행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결권 지분 0.1% 이상의 동의를 거쳐 주주 제안을 하면 사외이사 후보를 포함해야 한다.


◆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다시 불붙나


최근 9월 말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4.92%)에 이어 KB금융지주(1.85%), 하나금융지주(1.02%) 순으로 각 사 우리사주조합이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은 9.8%의 지분을 확보한 만큼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조합은 지분매입 때 마다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환경 조성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 공시 때는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함’, ‘주주 제안 등’으로 밝히기도 했다.

 

우리사주조합이 현재는 경영 참여 의사가 없다고 해도 향후 사외이사 자리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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