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제품폐기 처분 부당' 승소에 세스코 '자가품질검사' 논란..."法 세균검사 오류 인정 아냐"

노현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8 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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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곡군, 제품폐기 처분 취소소송서 패소..."항소심 진행 중" 2심 결과 주목
- 법원 "검출균 2개월 후 사멸, 과학적 입증 미흡"...세스코 "환경적 요인에 의해 미생물도 죽어"
- 세스코 "판결문 보면 검사 결과에 오류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것 아니다" 강조

 

[일요주간 = 노현주 기자] 수년 간 식품업계 내에서 자가품질 검사(세균수 검사)를 둘러싸고 재검사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가품질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고 지자체로부터 제품폐기 처분을 받은 한 식품업체가 ‘제품폐기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2월 대구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식품업체 A사가 칠곡군을 대상으로 제기한 ‘폐기처분 취소 소송’에서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에 따르면 A사는 2019년 10월경 자가품질검사기관인 세스코(회장 전순표)에 자가품질 검사를 의뢰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세스코는 이 같은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보고했고 행정기관인 칠곡군은 A사에 제품폐기 처분을 명령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A사는 이 같은 행정처분에 불복해 식약처 지정 복수의 타 자가품질검사기관에 제품자가품질 검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 적합이 나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재판에서 A사가 승소한 결정적 요인으로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자가품질 검사 과정에서 사용된 시료에서 검출된 세균이 2개월 후 사멸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일반 세균은 냉장이나 실온에서 증가하게 마련인데 오히려 세균이 사라지는 결과가 나온 것. 이 같은 결과에 재판부가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 한 점 등의 이유로 행정처분(제품폐기 처분)을 위한 입증이 충분 하지 못하다고 판단함에 따라 원고인 A사가 승소한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에 대해 세스코 관계자는 전문가의 답변을 인용해 "일반적으로 미생물이 무한 증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미생물도) 생장곡선을 그르는데 먹을 게 없거나 하는 등의 환경적인 조건에 의해 (미생물도) 죽는다"고 전했다.


이번 소송에서 패소한 칠곡군 관계자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항소를 제기했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자가품질검사기관 세스크 관계자는 지난 27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재판부에서는 (세스코의 자가품질)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다고 인정한 것은 아니다"며 “판결문 내용을 보면 이 사건의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다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된 것이 아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결문을 인용해 “(A사 제품폐기)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입증 책임은 처분청(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있는데, (제품폐기) 처분을 하기에는 입증이 충분하게 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처분 사유에 대한 증명이 부족해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문에 나와 있다”고 전했다.

이에 자가품질 검사 결과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세스코 관계자는 “(식품업체 A사로부터) 5개의 시료를 받았다. 이 중 (시료) 2개 이상에서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부적합으로 규정한다라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부적합 결론을 내렸다"며 “이후 재검사에서도 부적합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식품업체가 (칠곡군을 상대로 '제품 페기처분 불복')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도 해당 식품의 시료를 정부 기관에 품질 검사를 의뢰 했고 감정평가 결과 ‘원 시험(세스코 자가품질 검사)에 오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 결과를 재판부도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식품업체에서는 ‘재실험 결과 적합을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저희(세스코)가 실험한 것과 다른 시료를 의뢰해서 나온 결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의 판결에는 해당 내용이 반영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세스코의 이 같은 입장을 요약하면 자가품질 검사에는 오류가 없었고, 다만 행정기관이 이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칠곡군은 세스코의 자가품질 검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렸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항소심에서 어떤 판결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이 사건의 경우 처럼 자가품질 검사에서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가 소송을 통해서 뒤바뀐 결과가 나온 사례가 여럿 있다.

지난해 식품업체 대상은 캔햄 ‘런천미트’의 대장균 검출과 관련해 충청남도지사를 상대로 회수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해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2018년 10월 23일 유통기한이 2019년 5월 15일까지인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 115g’ 제품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식약처에 따르면 자가품질검사기관으로 공인검사기관인 충청남도 동물위생시험소가 대상 천안공장을 방문해 사료 5개 제품을 수거해 세균발육시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5개 전 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됨에 따라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 명령을 내렸다.

결국 대상은 해당 제품에 대한 회수 및 환불을 진행했다. 이후 대상은 세균이 검출돼 판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런천미트 등에 대해 국제공인검사기관인 SGS와 국내공인검사기관 등에 세균발육 시험검사를 의뢰해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대상은 2018년 11월 22일 해당 제품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던 충남도청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몇 해 전 전라도에 위치한 중소기업 B사 역시 소송을 통해 자가품질검사기관에서 시험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결과가 부적합이 나왔다는 사실을 밝 힌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2015년 이후에만 해도 5건 이상 부적합 검사결과가 뒤집힌 것으로 나오면서 식품업계 안팎에서 법 개정을 통한 재검사의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당 사례에 대해 세스코 관계자는 "두 업체의 경우는 (자기품질검사에서) 명확한 오류가 드러났던 부분이다"며 "반면 세스코는 자가품질검사(부적합 판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미생물 소멸에 대한) 입증이 부족했던 것일뿐 두 사건과는 다른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식품 분야 전문 법조인인 김태민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식품음료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현행 식품위생법에서는 이물, 미생물, 곰팡이독수, 잔류농약 및 잔류동물용의약품에 관한 검사는 재검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마땅히 검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이 조항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재검사 대상에 포함되는 미생물 검사라도 만일 자가품질검사기관의 과실이나 오류가 명백한 경우라도 무조건 이의를 제기할 기회도 가지지 못하는 현행 법령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가품질검사기관이 한 번 검사한 결과가 나오면 무조건 이의를 제기하거나 검사가 제대로 진행된 것인지 확인할 절차도 없이 식품회사는 인정해야만 하는 현행 식품위생법은 너무나 부당하다”면서 “최초 자가품질검사기관의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직접 최초 시험의 적정성이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서 재검사를 하거나 다각도로 전문가들을 활용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제도가 시행돼야 한다”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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