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결국 ‘대법원행’…2심 무죄 받아

정창규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3 17: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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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논란, 1심 유죄 뒤집혀…경영활동 족쇄 풀려
시민단체 “봐주기·맞춤형 판결, 면죄부 준 것”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정창규 기자] 채용 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왔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경영활동에 족쇄가 풀렸다.

23일 금융·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조은래·김용하·정총령)는 전날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1심(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상고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3심의 경우 법률심이라 법정에 수시로 나올 일이 없으니 족쇄가 풀린 셈이다.

2심 재판부는 "(2015~2016년 총 3명의 지원자 중) 2명은 부정 통과자로 보기 어렵다”라며 “청탁 대상자거나 은행 임직원 자녀라고 해도 일반 지원자와 마찬가지로 채용 과정을 거치고, 대학이나 어학 점수 등 기본적인 스펙을 갖추고 있다면 부정 통과자로 보기 어렵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른 한 명의 지원자에 대해서도 “조 회장이 지원자의 서류 지원을 전달한 사실만으로는 ‘합격 지시’로 간주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이 합격 지시를 내린 것이라면 채용팀이 해당 지원자의 서류전형은 통과시키고, 1차 면접에서 탈락시키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과 함께 기소된 다른 인사팀 관계자들도 형량이 감경돼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이 끝난 이후 조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며 "재판과정에서 저희가 주장한 부분과 증거 자료 등을 재판부에서 충분히, 세심하게 본 것 같다.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자로서 좀 더 엄정한 잣대를 가지고 (채용) 전반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투명한 절차를 확립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조 회장은 사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게 됐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짓는 경우 향후 5년간 경영진 자격에서 배제되는데 무죄가 나온 만큼 3 연임 도전 자격을 갖추게 됐다.

조 회장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KB금융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열세인 증권사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진옥동 행장도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면하면서 리스크를 벗게 됐다. 이로써 ‘조용병-진옥동’ 투톱체제가 공고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른다.

신한금융은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7% 증가한 3조5594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할 만큼 순항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족쇄가 풀린 조 회장이 더욱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글로벌과 디지털, 인수합병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달 29일 신한금융은 프랑스 BNP파리바 그룹과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의 지분 94.54%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반면 조 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에 대해 ‘봐주기·맞춤형 판결로, 채용 비리 책임자인 조 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비판도 쏟아졌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인사부장이 직접 지시를 받았다고 1차에서 진술을 했다가 번복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선 지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정상적인데 거꾸로된 법리가 적용했다. 궤변에 가까운 판결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묵시적 지시 여부를 인정하지 않으면 그 어떤 권력형 범죄도 처벌하기 어려워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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