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개발 표류' 시민단체, 신연희 강남구청장 고발.박원순 시장에게 항의 서한

이정미 / 기사승인 : 2013-10-17 14: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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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사련, 안이한 행정 서울시.직유유기 강남구청 규탄 신연희 강남구청장 직무유기 및 명예훼손죄 등으로 고발
눈치 보며 안이하게 대처하는 서울시의 소극적 행정 규탄


▲ 구룡마을 주민들이 구룡마을 개발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Newsis
[일요주간=이정미 기자]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 제307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돼 서울지방검찰청에 고발하게 됐다.”

서울 최대의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방식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직무유기 등으로 검찰에 고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중도보수성향의 256개 시민사회연대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하 범사련)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신 구청장을 직무유기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등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범사련은 고발 이유에 대해 “신 구청장은 그동안 강남구청장으로서 재직하면서 구룡마을 개발사업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범사련은 이어 “수십 년 동안 개발을 하고 싶어도 거주민과 토지주, 거주민과 거주민, 토지주와 토지주 사이의 갈등과 반목 때문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웠지만 전격적인 대타협과 양보가 이뤄지면서 구룡마을개발은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며 “주민들 간 갈등이 해소되고 차질 없는 평화적 개발의 순조로운 진행만 남아있었지만 서울시와 강남구청의 행정적 갈등과 소모적 논쟁이 거듭되면서 부풀었던 희망은 어느새 절망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당초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 개발계획공모제를 도입하도록 한다는 결정함과 함께 주민 참여형 개발을 위해 민관정책협의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신 구청장이 서울시의 시행방식결정 및 계획절차에 대해 반대하고 나서면서 구룡마을 개발이 표류하고 있다는 게 범사련과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범사련과 주민자치회는 서울시의 행정을 규탄하는 항의서한을 박원순 시장에게 보내는 동시에 신 구청장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 구룡마을 주민들이 구룡마을 개발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Newsis

신연희 구청장 고발, 왜?

범사련은 신 구청장의 직무유기와 관련 “구청장 자신이 토지소유자와 현지 거주민 대표를 추천해 구성된 ‘구룡마을 민관정책협의체’에 참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하고 “사전에 (구룡마을 개발방식에 대해) 충분히 의견이 수렴되고 공유되었음을 증빙하는 관련 서류들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서울시의 결정이라고 몰아붙이며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위사실 적시 및 명예훼손과 관련해서는 “현재 구룡마을은 엄연히 서울시 SH공사를 시행회사로 하는 공영개발로 추진되고 있음에도, 민영개발로 변질되었다고 (신 구청장이) 주장하면서 강남구청 홈페이지에 호소문을 올려놓고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신 구청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 구청장은 구룡마을이 도시자연공원이라서 집을 못 짓고 개발을 할 수 없는 땅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재 구룡마을은 순수자연녹지로 도시자연공원이나 그린벨트가 아니다”며 “자연녹지에는 관련법령에 따라 집을 지을 수 있다. 신 구청장이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항의서한

한편 범사련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보낸 항의 서한에서 서울시의 구태의연한 관행과 눈치 보기 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범사련은 “서울시는 2012년 8월 2일 개포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을 지정 고시했다. 사업추진과 관련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사업시행방식은 공영개발, 미분할혼용방식으로 결정했고, 개발계획수립은 분양주택 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계획 수립,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도시개발 사업을 위해 개발계획 수립 신청 전에 개발계획공모제를 도입할 것을 결정했다”면서 “하지만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도입하기로 하였던 개발계획공모제는 기존의 관행대로 좌지우지하는 공무원들에 의해 사라졌고, 민주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민관정책협의체는 일방적인 통보만 받는 유명무실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범사련은 현 시점에서 살기 좋은 구룡마을을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제시했다.

먼저 민관정책협의체를 당초 계획했던 대로 운영해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구룡마을 관련자 모두가 동의하고 수긍하는 민주적인 개발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토지주 및 거주민 대표단이 구룡마을개발사업과 관련된 실질적인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구룡마을 개발계획 수립 신청 전에 반영하도록 결정한 ‘개발계획 공모제’의 절차를 즉시 진행할 것과 함께 도시개발법 43조의 미분할 혼용방식 근거 규정에 따라 환지대상 토지와 수용대상 토지의 기준과 이에 따른 환지계획수립 기준 등 미분할혼용방식 실무적용을 위한 기준을 민관정책협의체를 통해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범사련은 “(서울시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제 63조 ①항 후단)의 대토 보상 기준과 동일한 논리를 미분할혼용방식의 환지 대상 토지에 적용하겠다는 것은 실질적인 환지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환지시늉만 내면서 실질적으로는 토지를 수용하겠다는 편의적이고 구태의연한 발상”이라며 “민관 정책협의체를 통한 민주적 개발방식 도입, 원주민 재정착과 커뮤니티 활성화, 주민참여형 개발 등 화려한 수사와 구호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게 사업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강남구청 관계자는 <일요주간>과 통화에서 "담당자가 현재 자리에 없다"며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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