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세 모녀 이어 증평 모녀 사망 비극…복지사각지대 여전

한근희 / 기사승인 : 2018-04-09 1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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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한근희 기자] 40대 엄마와 세 살배기 딸이 숨진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아무도 그들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


지난 6일 충북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두 모녀의 시신이 발견됐다. 세 살배기 딸은 이불을 어깨까지 뒤집어 쓴 채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아이의 엄마 A(41)씨는 침대 아래쪽 바닥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남편과 사별했다. 당시 남편은 인근 야산에서 “미안하다. 생활이 어렵다”는 글을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사진=newsis
(사진=newsis).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때부터 심적·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비는 4달이나 밀려 있었다. 우편함에는 신용카드와 수도·전기요금 등의 고지서가 가득했다.


119 구급대원들은 지난 6일 관리사무소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둘은 이미 숨져 있었다. 현장에서는 “남편이 숨진 뒤 정신적으로 힘들다. 딸을 먼저 데려간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


A씨는 2015년부터 임대보증금 1억 2500만원, 월 임대료 13만원의 아파트에서 살았다.


남편이 숨진 뒤 특별한 직업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A씨는 정부가 지정하는 수급대상이 아니었다. 저소득계층으로 분류되지도 않았다. 임대아파트에서 산다는 이유 때문이다.


정부가 두 달에 한 번씩 단전·단수 여부 등을 확인하는 등 복지사각 대상자를 선정해 각 지자체에 통보한다. 증평군은 지난 1월과 3월 수급 대상자 총 122세대를 발견했지만 A 씨의 모녀는 해당 명단에 없었다. 단수나 단전이 없었던 것이다.


증평군 관계자는 “A씨가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을 하지 않아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몰랐다”고 밝혔다.


증평군은 이날부터 3개월 이상 전기료나 수도료가 연체된 가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시민단체 빈곤사회연대는 지난 2월 열린 ‘송파 세 모녀 4주기 추모제’에서 “복지 대상자 선정 기준이 까다로워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송파 세 모녀의 죽음으로부터 4년이 지나고 정권도 바뀌었지만, 복지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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