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사업자들, 경영난 감당 못해 폐업 중...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세제・규제 환경 구축 필요"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1 09: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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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 발표
"창업 지원·교육 강화·실패 후 재도약 기반 마련 등 뒷받침돼야"

▲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경기 침체 여파로 소상공인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가 올해 1조3000억 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newsis)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최근 경기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 누적된 최저임금 인상(2013년 대비 2023년 최저임금 인상률 및 물가상승률 비교 : 최저임금 97.9% vs 소비자물가 20.0%)을 비롯한 높은 인건비 등 영향이 지속되면서 사업자들이 경영난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을 분석한 보고서 발표를 통해 “신규 창업 촉진, 내수 활성화 등 사업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책 마련과 함께  생계형 창업자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도모할 수 있도록 창업 지원 및 교육 강화, ‘실패 후 재도약’ 기반 마련 등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노동・세제・규제 환경을 구축해 기업의 영속성을 제고하고 우리 경제 활력을 장기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 우리나라 총 사업자 현황

2023년 우리나라 총 사업자(2023년 12월 31일 기준 가동 중인 사업자 기준)는 995만 명으로 전년 대비 2.8%(27만 3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 등에 따라 사업자 규모는 꾸준히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개인사업자(일반+간이+면세)는 864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2.6%(22만 3000명) 증가했고 법인사업자는 130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4.0%(5만 명) 증가했다.

일반사업자는 개인사업자 중 간이사업자와 면세사업자를 제외한 과세사업자이다.

간이사업자는 신규사업자 또는 직전 연도 매출 8000만 원(2024년 7월 이후 1억 400만 원) 미만 개인사업자가 등록할 수 있는 사업자 유형으로 일반사업자에 비해 낮은 부가세율이 적용된다.

면세사업자는 개인사업자 중 부가가치세가 면제(ex. 교육업, 농축수산물 판매 등)되는 사업을 영위하는 자다.

◇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

2023년 폐업사업자는 98만 6000명으로 전년 대비 13.7%(11만 9000명) 증가하면서 100만 명에 육박한다. 이는 비교 가능한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다.

2023년 폐업사업자 수는 코로나로 어려웠던 2020년(89만 5000명), 2021년(88만 5000명)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84만 4000명), 2009년(84만 1000명)보다도 많다.

경총은 “이러한 폐업자 수 증가는 어려운 사업환경에 더해 사업자 수 증가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폐업률은 9.0%로 2022년(8.2%) 대비 0.8% p 상승하면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상승 전환됐다. 연도별 폐업률 추이를 보면 2016년 11.7%, 2017년 11.2%, 2018년 10.5%, 2019년 10.3%, 2020년 9.4%, 2021년 8.8%, 2022년 8.2%, 2023년 9.0%로 집계됐다.

 

폐업률(폐업사업자 ÷ 총 사업자 + 폐업사업자)은 경총이 국세통계연보의 폐업사업자 통계를 기반으로 계산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국세청이 국세통계연보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사업자를 제조업, 음식업, 도매업, 소매업 등 14개 ‘업태’로 분류해 통계를 제공하고 있어 통상적인 업종분류인 ‘한국표준산업분류’와 차이가 있다.

2023년 폐업사업자는 14개 업종 중 소매업(27만 7000명), 금융・보험, 보건・의료, 방송·영상, SW개발, 광고대행, 전문직(변호사, 회계사 등), 프리랜서 등 기타 서비스업(21만 8000명), 음식업(15만 8000명) 등의 순으로 많게 나타났다.

사업자 유형별로 개인사업자는 소매업(26만 8000명), 기타 서비스업(19만 4000명), 음식업(15만 3000명) 등의 순으로 많이 폐업했고 법인사업자는 기타 서비스업(2만 4000명), 도매업(1만 1000명), 제조업(1만 명) 등의 순으로 폐업했다.

특히 음식업(16.2%), 소매업(15.9%) 같이 소상공인이 많은 업종의 폐업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전 업종 폐업률(9.0%)을 크게 상회했다.

폐업사업자가 많은 소매업(2022년 13.5%, 2023년 15.9%), 기타 서비스업(2022년 8.7%, 2023년 9.6%), 음식업(2022년 14.3%, 2023년 16.2%)에서 2022년 대비 폐업률이 상승하면서 전체 폐업률 상승(2022년 8.2%, 2023년 9.0%)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업종들에 비해 음식업의 폐업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경총은 “△진입장벽이 낮아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하고 △최저임금 미만율(법정 최저임금액 2023년 기준 9620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이 37.3%(2023년 기준)에 이를 정도로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노동생산성(2023년 기준 업종별 취업자 1인당 명목 부가가치액 비교:제조업 1억 2100만 원 vs 숙박·음식점업 2500만 원)이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3년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폐업률 모두 2022년에 비해 상승했다.

개인사업자의 폐업률은 9.5%로 전년(8.7%) 대비 0.8% p 상승했고 법인사업자 폐업률은 5.5%로 전년(5.1%) 대비 0.4% p 상승했다.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한 개인사업자인 ‘간이사업자’의 폐업률(13.0%)이 일반사업자(8.7%)나 법인사업자(5.5%) 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이사업자는 신규사업자 또는 직전 연도 매출 8000만 원(2024년 7월 이후 1억 400만 원) 미만 개인사업자가 등록할 수 있는 사업자 유형으로 일반사업자에 비해 낮은 부가세율이 적용된다.

경총은 “2022년과 비교해 간이사업자 폐업률이 다른 사업자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영세 소상공인들의 경영 여건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2023년 개인 폐업사업자(일반+간이+면세)는 91만 1000명으로 전년 대비 13.9%(11만 1000명) 증가했고 법인 폐업사업자는 7만 6000명으로 전년 대비 11.8%(8000명) 증가했다.

개인 폐업사업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90만 명을 넘어서면서 2006년 비교 가능한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고 법인사업자도 마찬가지로 2006년 이후 최대 기록했다.

2023년에 개인사업자 중에서는 일반사업자 50만 명, 간이사업자 31만 7000명, 면세사업자 9만 5000명이 각각 폐업했다.

특히 2020년과 비교해 2023년 폐업한 간이사업자 수는 36.4% 늘어 일반사업자(1.9%)나 법인사업자(12.0%) 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업자 유형별로 최근 3년 연속 폐업자 수가 증가한 유형은 간이사업자가 유일하다.

경총은 “사업자 폐업 신고 시 △사업부진, △행정처분, △계절사업, △법인전환(개인사업자 限), △면세포기・적용, △양도・양수, △해산・합병, △기타 등으로 사유 기재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98만 6000명) 중 ‘사업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사업자 비중이 48.9%(48만 2000명)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2010년(50.2%)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것으로 분석된다.

폐업사업자 가운데 ‘사업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사업자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기타’ 45만 1000명, 양도・양수 4만 명, 법인전환 500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사유는 사업자가 폐업 사실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아 구체적인 폐업 사유를 알 수 없는 경우와 다른 사유로 폐업하는 경우다.

지난해 ‘사업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44만 8000명, 법인사업자는 3만 4000명으로 분석된다.

폐업한 개인사업자 중 ‘사업부진’으로 폐업한 비중은 49.2%였고 법인사업자 중 ‘사업부진’으로 폐업한 비중은 44.6%로 나타났다. 특히 폐업한 간이사업자 중 ‘사업 부진’으로 폐업한 비중이 55.3%로 높게 분석된다.

지난해 모든 연령층에서 폐업률이 2022년에 비해 높아진 가운데 30세 미만 사업자와 30대 사업자 폐업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30세 미만 사업자 폐업률은 19.8%로 2022년(17.8%) 대비 2.0% p 상승했고 30대 사업자 폐업률은 13.6%로 2022년(11.6%) 대비 2.0% p 상승하면서 다른 연령층보다 폐업률이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30세 미만 사업자 폐업률(19.8%)은 전체 폐업률(9.0%)보다 2배 이상 높고 30대 사업자 폐업률(13.6%)도 다른 연령층보다 높게 나타났다.

40대 폐업사업자 수가 23만 7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50대(23만 6000명), 60대 이상(21만 900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30대 폐업사업자 수는 21.1%, 40대 16.2%, 30세 미만 13.1% 등 모든 연령층에서 2022년 대비 폐업사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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