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 4명 중 1명은 비등기 임원...'권한만 행사하고 법적 책임은 지지 않아'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4 15: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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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년 대기업집단 등기임원 등재 여부 분석
삼성·신세계·대방건설·파라다이스 등 20개 그룹 해당
SM그룹 총수일가 11명 71곳 계열사에서 등기임원 겸직


[일요주간 = 조무정 기자] 국내 대기업 회장들이 책임경영을 주장하면서도 등기이사직은 맡지 않고 비등기이사로서 권한만 행사하고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조사에서 오너가 있는 자산규모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 총수 4명 중 1명은 경영에 참여하면서도 등기이사를 맡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오너 친인척 가운데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이는 137명이고 이 중 26명은 5곳 이상에 이름을 올려 등기임원 겸직 사례도 수두룩 했다.

 


 

1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이들 대기업집단 중 동일인이 자연인인 집단의 총수 및 친인척 경영 참여 현황과 등기임원 등재 여부를 조사한 결과 2023년에는 82개 대기업집단 중 74곳의 총수 26명(35.1%)이 등기임원을 맡고 있지 않았으나 2024년에는 그 비중이 25.6%(88개 대기업집단 중 78곳 20명)로 떨어졌다. 


반면 친인척들의 등기임원 등재 건은 다소 증가했다. 2023년에는 오너 친인척 294명이 등기임원이었으나 신규 대기업집단 편입으로 전체 계열사가 795개에서 811개로 늘어나면서 2024년엔 그 수가 310명으로 16명 많아졌다. 재계 경영권 승계작업이 가속화된 영향이라는 게 리더스인덱스의 분석이다. 

 

◇ SM그룹, 총수일가 11명이 71곳 계열사에서 겸직


총수가 등기임원을 맡지 않고 있는 대기업은 삼성(이재용), 신세계(이명희), 네이버(이해진), 금호아시아나(박삼구), 한국타이어(조양래), 태광(이호진), 삼천리(이만득), 대방건설(구교운), BGF(홍석조), 파라다이스(전필립) 등 총 20곳에 달했다.


4개 그룹(부영, 코오롱, 금호석유화학, 동원)은 지난해 총수가 새롭게 등기임원에 올랐다. 부영그룹의 이중근 부영 회장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의 박찬구 회장은 2023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이후 등기임원으로 복귀했으며 코오롱(이웅열 명예회장→이규호 부회장)과 동원그룹(김재철 명예회장→김남정 회장)은 각각 총수가 변경되면서 등기임원 명단에 올랐다.

총수 친인척들의 등기임원 겸직 추이도 비슷했다. 2곳 이상에서 등기이사를 맡은 친족이 2023년 147명이고 지난해엔 137명으로 집계됐다. 5곳 이상의 계열사에서 겸직한 사례는 33명에서 26명으로 줄었다.

SM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겸직이 두드러졌다. 우오현 회장의 차녀 우지영 씨의 남편인 박흥준 STX건설 대표이사가 13개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올라 있다. 우오현 회장은 12곳, 삼녀 우명아 신화디앤디 대표는 10곳에서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이 외에도 장남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 8곳, 장녀 우연아 삼라농원 대표 5곳, 차녀 우지영 태초이앤씨 대표 7곳, 사녀 우건희 코니스 대표 5곳 등 총수일가 11명이 71곳 계열사에서 겸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규로 대기업 집단에 편입된 그룹에서도 겸직 사례가 눈에 띄었다. 원익그룹은 이용한 회장 8곳을 비롯해 장녀 이민경 캐어랩스 상무 10곳 등 친인척 10명이 27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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