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와 찍어 누르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박지영 / 기사승인 : 2012-03-19 10: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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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MBC노조 이어 지역 MBC노조 총파업 가세 ..


▲ 전국 20개 MBC 노조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MBC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 출정식.
[일요주간=박지영 기자] 40일 넘게 파업 중인 서울 MBC노조에 이어 18개 지역 MBC노조도 지난 12일부터 ‘김재철 사장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MBC총파업’에 합류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부산 MBC를 포함해 전국의 20개 MBC노조가 동시 총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김재철 사장 퇴진 투쟁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18개 지역 MBC지부는 지난 6~8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85.2%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시켰으며 투표에는 전체 노조원 863명 가운데 813명이 참여해 98.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12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어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광주MBC 김낙곤 지부장은 “김 사장을 몰아내는 것을 넘어 제2, 제3의 ‘김재철 유전자’가 나오지 않도록 이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사명을 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진주 MBC 남두용 지부장은 “진주-창원 MBC 강제 통폐합 과정에서 보듯 지역을 통제와 통폐합, 찍어 누르기의 대상으로만 여겨왔다. (김재철) 사장을 중심으로 한 저열한 경영진을 지역 MBC의 이름으로 반드시 심판 할 것이다”고 밝혔다.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

“서울과 다른 이유로 독자적인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서울 MBC노조의 총파업이 한 달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일 부산 MBC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부산 지부는 오전 8시 본사 5층 로비에서 파업출정식을 갖고 보도와 영상미술, 아나운서 부문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이어 12일부터는 PD, 기술, 광고사업, 기획조정실 등 조합원이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부산 MBC노조는 지난해 7월 단체협약 해지 이후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10여 차례 사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임금삭감제, 정년 연장 등 핵심 쟁점에서 합의를 보지 못했고 지방노동위원회에서 4차례 조정에 나섰지만 중재도 결렬됐다.


노조는 “현 사장에 대한 이반 현상이 한계점에 이르렀고 공정방송 회복을 위해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문별로 날짜를 달리하는 부분 파업을 진행 중이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부산지부 김용범 위원장
부산 MBC 정상화 위한 투쟁


부산 MBC 정상화 위한 투쟁


부산 MBC 정상화 위한 투쟁

지난 2일 출정식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부산지부 김용범 지부장은 “이번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번 파업은 단협 쟁취와 함께 자사출신 사장은 제자리 찾기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언론으로서의 사명 못지않게 우리의 권익을 위해 잘못된 제도를 고쳐 나갈 것을 약속하고 부산 MBC가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가기위해 신뢰와 연대의 힘으로 반드시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출정식에는 노조원 전원이 참석했으며 향후 가열 찬 파업투쟁을 위한 의지를 다지고 사측의 그 어떤 방해 공작에도 흔들림 없이 대오를 유지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노조는 이 모든 사태의 원인과 책임이 김수병 사장에게 있음을 알리고 지난 2년 동안 저질러온 김 사장의 부산 MBC 훼손을 원래대로 되돌려놓는데 총력을 쏟을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사측은 지난달 29일 지난해 부산 MBC에서 프리랜서로 근무했던 여성 아나운서를 불러 파업 찬반투표가 진행 중이던 23일자로 계약을 체결해 파업기간 뉴스 앵커로 투입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것. 이에 노조는 이를 대체 근물 규정하고 이에 대해 강력히 대응 할 방침이다.

부산 MBC의 불투명한 미래

부산 MBC가 부분 파업에 돌입한지 나흘째 되는 지난 3일 부산 MBC노조는 회사 핵심 사안을 주제로 토론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토론의 의제는 ‘단협 쟁점 사안’이었으며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인사 원칙과 공정방송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제시가 이어졌다.


4개 조로 나뉘어 이뤄진 분임 토의 결과 ‘임금피크제’는 ‘임금삭감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사측은 임금피크제를 시행한지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임금을 깎는 데만 관심을 보여왔을 뿐 신임 사원 채용과 근로복지는 갈수록 퇴보해 왔다는 조합원들의 주장이 이어졌다.


특히 사측은 조합원들에게 경영권을 내세워 단협 체결을 회피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은 경영권을 주장하기 전에 부산MBC의 미래 비전부터 제시하라고 사측을 질타했다. 또 3년이 지나면 대휴 일수가 보상 없이 자동으로 소멸되는 현행 회사 대휴 제도는 엄연히 불법으로 단체협상 체결과 함께 대휴 제도 또한 사측의 시정 조치를 강력히 요구했다.


부산 MBC노조는 파업 기간 동안 ‘사장의 경영과 인사권’, ‘부대사업’ 등 다양한 의제로 토론을 할 계획이며 이 같은 토론 기회를 통해 회사의 미래 발전을 생각하고 여기서 집약된 조합원들의 생각을 정리해 파업이후 사측에 전달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계속되는 협상 결렬

지난 7일 부산 MBC노사는 파업돌입 이후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30분만에 결렬되었다. 이것이 8차 실무 협상이었다. 이와 관련 사측은 “서울 관계사 부서에서 부산 MBC노조의 파업돌입 명분을 의아해한다”며 “부산 MBC의 임금피크제도는 타 계열사에 비해 매우 좋은 조건인데 왜 파업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덧붙여 “이번 파업을 계기로 우리의 임금피크제도 세부지침이 공개되면서 타 계열사들로부터 견제를 받을까 우려스럽다”며 “임금수준과 후생복지 수준이 여타 제조업체에 견주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조는 정년연장 없는 임금피크제도는 명백한 임금삭감제도라는 강조했다. 단체협상 결렬로 파업에 이르게 된 만큼 김수병 사장의 결단을 재차 요구했다. 노조 측은 여러 쟁점 가운데 공방조항에 대해 노사협의회 틀에서 논의하기로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한바 있으며 임금피크와 정년연장 등 남은 쟁점에서 사측은 수정불가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초유의 단독파업 상황에 이른 것이다.


또한 사측은 단협 불가의 이유로 ‘구조적인 한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 이호진 위원장은 “서울 MBC보다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 MBC는 다른 계열사와 달리 그 지역 출신 사장을 임명해온 전통이 있다고 들었다”며 “노조의 단체행동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부산 MBC에서 만큼은 본사의 무자비한 노조탄압 대신 선후배간 신뢰에 바탕을 두고 존중하는 모범적 노사관계를 보여 줄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사측의 전향적인 협상안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싶다”고 전했다.


부산지부 김용범 위원장 “정권이나 권력에 의해서 임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언론이 독립적으로 언론으로써 바로서야 한다”며 투쟁의 굳은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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