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의 길 위의 사람들(19) - 거리의 법칙

이호준 / 기사승인 : 2012-07-02 12: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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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술이나 한잔 묵고 치아뿌리든가. 한방 질러뿌리면 되는기라.” 4. 40만 원짜리 인생

진봉은 경찰관들 말대로 다 잊고 서울로 올라가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상식에게 급한 일을 핑계로 일주일이란 시간을 얻어 기억이 또렷한 자리에 박스 몇 장 밑천삼아 술판을 벌리며 죽쳤다. 그렇게 이틀하고도 반나절이 지나자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알듯 말듯 한 얼굴들이다.

“아제 서울 안 올라 갔나베?”
“그래 몸은 괜찮은교?”

말하는 폼이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기억속의 인물들이다. 진봉이 인사대신 자리를 권하며 술잔을 건넨다.

“아! 그래 됐심더. 안즈이소.”

그렇게 술이며, 안주며 담배를 주거니, 받거니 벌써 저녁11시다.

“내 오줌 좀 싸고, 대신동 가서 한잔 더 하입시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진봉, 급한 볼일을 해결한 다음 천상천하유아독존이 통하는 대신동으로 끌고 가 안 죽을 만치 손본 다음 홀가분하게 서울행열차를 타면 된다.

“오줌 싸는데 와~! 갑자기 앞이 캄캄한 기라. 기절한기지. 눈을 떠보니 몇 놈이 희미하게 내 지갑을 뒤지고 있는데, 와~ 마! 딱 미치겠데.”

진봉이 정신을 차렸을 땐 손 망치에 강타당한 머리에서 흘려 내린 피로 하얀 타일바닥이 붉게 물들어 있었고, 눈앞에 어른거리는 형체들,...... 발목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 본능적으로 찌르며 휘둘렀다. 순간 4평 남짓의 화장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의 비명과 몸짓, 피비린내 진동하는 호러영화 속 장면을 방불케 했다.

“와 이리 안 오노.”
“함 가보자.”

진봉의 함흥차사[咸興差使]에 이젠 주거니 받거니 할 술도 없어 무료해진 두 사내들, 시끌벅적한 세상과 동떨어진 화장실을 향한다. 파란색남성용그림표시가 침침한 불빛에 섹스어필[sexappeal]하게 보이는 화장실, 출입문이 닫혀있다. 여름철이면 냄새 때문이라도 밤낮없이 열려 있어야 할 투명강화유리문, 두 사내가 조심스레 민다. 그런데 낮은 신음소리와 거친 숨소리,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옹알거림, 호러영화에서나 들을 법한 돌비사운드[Dolby sound]다. 화장실바닥에 쓰러져 있는 4명의 사내들 또한 발정 난 뱀들의 군무[群舞]처럼 ‘꿈틀꿈틀’ 온 바닥이 피 칠이다.

“.....................”

당혹스러운 두 사내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진봉을 부축해 일으킨다. 온몸에 피 칠을 한 채 한손에는 피 묻은 칼을 다른 손에는 지갑을 쥔 진봉이 숨 쉬기 괴로운 침을 뱉으며 ‘웅얼웅얼’ 고개를 떨 군다.

“퉤~ 느그들도 한패가?”
“이 자슥, 완전 맛이 갔네.”
“짭새 뜨기 전에 일단 데리고 나가자.”

그렇게 진봉을 부축하고 화장실을 빠져나온 두 사내, 동료의 묻는 말에 면 티를 벗은 사내가 진봉의 머리를 싸매 묶더니 택시 승강장으로 뛴다.

“이거 어찌 해야되겠노?”
“어떡하긴 일단 살리고 바야제.”

그리고 서있는 택시 뒷문을 열어 진봉을 부축한 동료를 탈수 있게 도운 다음 앞좌석에 올라탄다.

“병원으로 빨리 가입시다.”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운전사는 미치도록 거부하고 싶은 상황이다. 그러나 목구멍까지 치민 말은 한마디도 못하고, 목소리 톤 높낮이를 조절한 대답에 얼굴을 찡그릴 뿐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웃통을 벗은 채 앞자리에 올라탄 사내의 출발 독촉에 사이드브레이크[sidebrake]를 푼다.

“예옛,”
“사람 다 죽어가는 거 안보이는교. 빨리 가입시다.”
“옛”
“아저씨, 와 출발 안하는데?”
“....................”
그렇게 출발한 택시, 뻥 뚫린 4차선도로를 달린지 2분도 못돼 도로 반대편에 간판을 환하게 밝힌 병원이다.
“유턴해서 세워주소.”
“병원 앞에 세워 줄테니까. 걱정 마이소!”
“아니! 유턴해서 세워주소.”
“괜찮켔는교?”
“알아서 할테니까네. 세워주소.”

앞좌석의 사내가 운전사와 내릴 장소로 티격태격하는 동안 뒷좌석에 사내는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 채 늘어진 진봉의 손아귀에서 지갑을 낚아채 택시비를 건넨다.

“줘 바라. 하나, 둘, 자! 입조심 하입시더?”
“아이구! 감사합니다.”
“뭐 고마울 까진 없고, 입 조심 하입시다.”
“걱정마이소.”

밤새 운전해도 사납금[社納金] 채우기 빠듯한 요즘, 2분 운전하고 20.000원씩이나, 피 묻은 시트[sheet]야 닦으면 그만이다. 그제야 이마를 감싼 면 티를 붉게 물들인 채 축 처져 있는 진봉이 걱정스러운 것인지 백미러[back mirror]를 힐끔거린 택시운전사, 조심스레 차를 세운다. 먼저 내린 앞좌석의 웃통 벗은 사내가 죽은 문어처럼 축 늘어진 진봉이 내릴 수 있게 부축하고, 택시는 어딘가에서 기다릴 손님을 태우기 위해 출발한다. 덩그러니 남은 세 사내, 어둑한 가로등의 거리는 대형 간판이 차가운 기운으로 밝힌 병원주위만 환할 뿐이다. 입구에 인기척이 있으면 기회를 엿봐야하는데, 다행이 아무도 없다. 두 사내가 진봉의 양쪽 옆구리를 부축한 채 병원을 향한 바쁜 걸음이다.

“동근이 행님 아녔으믄 니는 벌써 끝난기라. 우리가 니를 도와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떠들면 복잡해지니까. 조용히 치료나 잘 받고 있으라. 조용해지면 다시 올테니까.”
“.......................”
“알았나?”

죽은 문어처럼 축 느려져 질질 끌려가던 진봉이 고개를 ‘끄덕끄덕’ 두 사내는 그런 진봉을 응급실입구에 앉혀놓고 서둘려 자리를 뜬다. 상태를 보아 관할경찰서에 연락할 것은 안 봐도 빤한 사실, 괜한 오해와 억측을 사기 싫은 것이다.

그렇게 응급실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진봉, 3일이 지났는데도 온몸이 ‘욱신욱신’ 움직일 때마다 비명이 절로난다. 그런 이유로 투여한 진정제 때문인지 밀려오는 졸음에 눈꺼풀까지 무겁다. 그런데 문손잡이를 비틀어 여는 소리, 화들짝 놀라 뜬 눈앞에 깨끗하게 차려입은 동근이다. 진봉을 던져놓고 줄행랑을 쳤던 두 사내가 다음날부터 들락거려 알아낸 506호 병실에 10개짜리 요구르트3줄을 검은색 비닐봉투에 담아들고 문병 온 것이다.

“아! 행님. 오셨는교.”
“괘안나?”

진봉의 인사를 안부로 되물은 동근, 묵직한 비닐봉투를 머리맡 테이블에 놓고 옆 빈 침대에 걸터앉으며 사방을 훑어본다. 진봉 또한 천정을 향해 어색함을 감추려는 존중과 신뢰가 뒤엉킨 시선고정한 눈을 껌뻑거릴 뿐이다. 그래도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집고 넘어가야 하는 법, 동근이 입을 연다.

“니 늦게라도 서울 가겠다, 10쯤 일어난 거 생각나나?”
“행님들한테 다 들었십더. 행님.”

말은 말일 뿐, 어떻게든 마음을 표시하고 싶어 몸을 움직여보는 진봉, 하지만 절로 나는 비명에 모든 게 마음 같지가 않다.

“으으응~~”
“됐다, 됐다. 마! 그냥 있어라.”
“으으응~~”
“하여간 새벽에 아~들이 큰일 났다고 난리굿을 피 길래 가보니까. 니가 화장실 화단에 쓰러져 있더라. 그래 흔들어 보고 따귈 때리바도 꼼짝을 않테. 그때 니 지갑 생각이 퍼뜩 나는기라. 그래가 주머닐 뒤져 봤제. 근데 지갑은커녕 먼지도 없데, 이거 큰일이다 싶어.....”

구구절절[句句節節] 늘어놓던 기억들을 멈춘 동근, 일어나 진봉의 머리맡에 내려놓은 비닐봉투를 챙겨들고 다시 걸터앉는다. 그리고 ‘부스럭부스럭’ 꺼낸 요구르트은박지덮개를 벗겨 진봉에게 건넨다.

“자~, 말을 많이 했더니 목마르다.”
“행님, 드시이소. 지는 밥 먹은 지 얼마 안됐십더.”
“그래! 짜장면은 비, 설렁탕은 구치소, 요구르트는 이래 병원소독 냄새 맡으며 먹어야 제 맛 아니가!”

진봉의 거부의사에 너스레를 피우며 건네려던 요구르트를 눈높이로 치켜든 동근, 한입에 털어 넣으며 끊었던 말을 잇는다.

“니도 그렇지만 경찰에 신고해도 믿어줄 것 같지도 않고, 일단 니랑 술자리 같이한 아들을 피신 시킸다 아니가. 아무튼 니 칼질 하난 제대로 했데, 세 놈 똑같이 허벅지가 맞창 났고, 키 큰 놈은 발목까지 짤랐삣데. 역전을 무대로 퍽치기나 소매치기 하는 놈들이라, 함부로 나불대진 못 할 끼고 잘해야 빙신이니까네. 니도 이제 고마 해라.”

동근은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길거리법이란 것이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들은 척 해야 하는 것. 그러나 저 죽을 줄 모르고 설치는 진봉을 마냥 못 본 척할 수만은 없었다. 무엇보다도 소시 적 레슬링선수로 우정을 나눴던 친구 상택의 동생이 아니던가. 그래서 어느 누구도 눈치 못 채게 믿을 만한 동생들을 붙였던 것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사실을 밝히면 될 것이고, 염려했던 일이 벌어지면 진봉을 포함해 삼대 삼이니 안심이겠다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들은 바로 화장실에서 진봉을 부축해 병원입구에 던져놓고, 입원한 병실까지 알아내 동근이 이렇게 문병올수 있게 한 두 사내였다.

진봉을 발견했던 병원관계자들은 응급수술이 필요하단 판단에 1분1초가 급했다. 신속하게 관할경찰서에 신고하고, 보호자를 찾기 위해 핸드폰을 뒤졌다. 그러나 경찰보다 더 빠르고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몰려온 사내들, 하나같이 병원업무에 지장이 생길정도로 심상찮은 기세를 뿜어대는 덩치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상식에 부름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며 서울로 올라간다던 진봉이 난데없이 병원입구에서 피투성이로 발견되어 수술이 급하다고 하니 조직에서는 다른 조직의 테러[terror]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테러가 아닌 소매치기에게 다구리를 당했다는 사실에 큰 형님들은 조직의 명예를 들먹이며 진봉을 제명해 버렸고, 결의[結義]로 의리를 목숨처럼 나눴던 조직원들 또한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미래의 보증수표였던 상식마저 소식을 전해들은 것인지 감감무소식이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얼마 안 되는 통장에 돈을 병원비다 뭐다해 다 써버리고 나자 퇴원한 진봉은 갈 곳이 없었다. 그렀다고 10년을 넘게 연락 끊고 산 집으로 갈순 없어 이런 저런 궁리 끝에 불연 듯 떠오른 성동근, 별다른 수가 생길 때까지 의탁할 생각으로 부산역을 찾아갔다. 그리고 이쪽저쪽 전화질에 발에 불나도록 찾아다니며 일자리를 부탁했다.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장 다본 퇴물건달이 할 일은 없었고, 눈곱만큼의 필요를 느끼지도 않았다.

결국 조직폭력배로 픽업되기 전처럼 일일용역사무실을 기웃거리며 노가다 판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정치 않는 수입에 갈수록 한계가 느껴지는 현실에 하루일과가 술로 채워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턴 노가다조차 술 마실 돈을 마련하기위한 수단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비슷한 사연들에 휩쓸려 한줌 재가 되기 전엔 벗어날 수 없는 역전인생의 비루[卑陋]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하루하루를 지탱해주었던 삶에 의미는 일장춘몽[一場春夢]이요, 끼니를 때우기 위해 최소한 1시간 이상을 할렐루야, 아멘으로 울부짖는 신에게 몸과 마음을 도륙[屠戮] 당해야했고, 허리라도 한번 제대로 편 채 잠을 자려면 해부수업을 위해 개복[開腹]당하는 개구리처럼 자신의 모든 걸 까발리며 카메라 앞에 서야 했다.

그렇게 역전생활에 적응해 갈 즈음이었다.

“노느니 염불한다고 내도 같이 가자.”

6개월이면 기초생활수급자를 만들어주겠다는 브로커[broker]들의 말에 진봉이 노숙부랑인들과 함께 따라나선 것이다. 물론 노숙부랑인들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신병원이나 요양병원 등으로 뺑뺑이를 돌리며 소개비나 받아 챙기는 족속들로 종교인이며 쉼터, 상담소,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관계자들일수도 있고, 돈벌이 제의에 나선 동네양아치들일수도 있다.

그렇게 병원에 입원해 법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만들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고 해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시설로 데려가 각종 후원금을 뜯어내는데 앞장세우고, 이런저런 명목을 내세워 수급통장관리를 자처하며 기초생활수급비 마저 가로챘다. 그리고 조목조목 따지는 반항을 하면 주민등록을 말소시켜 기초수급을 받을 수 없는 무적자[無籍者]로 만들어 내쫓아버렸다. 이에 억울하다, 못 살겠다 하소연을 해봐도 알콜성 정신병자에 집도절도 없는 노숙전과자의 말을 믿어줄 법과 제도는 세상 어디에도 없으며 오히려 신의 이름으로 사역[使役]을 하는 종교인을 시기, 질투, 음해하는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인간으로 낙인을 찍어 조롱할 뿐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당장 오갈 곳 없는 신세에 오랜 거리생활로 척추, 폐질환을 끼고 사는 몸뚱아리, 당장 며칠만이라도 편히 쉴 수 있다면 그 다음은 다음 문제인 것이다. 알고 보면 이런 노숙부랑인들 대부분이 국가가 정한 복지정책의 관리대상인 생활보호대상자들이다. 하지만 가난을 수치심으로 느끼게 하는 제도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한다. 오로지 자본의 앞잡이인 법과제도에 모든 걸 다 빼앗기고, 죽지 못해 부여잡은 자존심마저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며 이젠 자신을 증명할 주소지조차 없는 부랑인이기에 더 이상 세파에 휘둘림 당하기 싫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복지란 인두겁을 쓴 종교주의자들과 병원운영자들의 손쉬운 돈벌이수단이 된 가장 큰 이유이며, 수요와 공급이란 필요악의 절대치, 절실한 현실, 탄력적인 법과제도에 돈 없고 빽없는 서민들의 피와 절규가 양념이 되어 한상 잘 차린 자본우선주의 만찬인 것이다. 그렇게 부산역을 떠나 거의 1년 만에 나타난 진봉은 약 기운에 따라 무기력한 눈빛을 ‘흐물흐물’ 침을 흘리며 폭력에 헛소리를 해대는 것이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런 진봉이 봉고차에 실려 갔던 곳은 한적한 시골에 정신병원, 묻고 따지는 것도 없이 행려병자로 분류해 손바닥만 한 침대가 전부인 폐쇄병동에 감금[逮捕]해 버렸다. 그러나 폭력적인 행동에 인권이네, 존엄이네, 떠들어대는 진봉은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병원의 대처는 아주 능수능란[能手能爛]했다. 일명 똘아이 주사에 약을 먹이고, 독방침대에 사지를 묶어 며칠씩 밥을 굶겼던 것이다. 이런 과정의 반복은 조직세계의 산전수전 겪었다던 진봉을 고분고분한 모범적인 정신병자로 만들어 버렸고, 나중엔 병자들을 통제하는 반장 직을 맡길 정도였다. 그렇게 국가가 인정하는 정신병자가 되어 생활보호대상자로 이놈저놈주머니를 채워주며 뺑뺑이를 돌다가 1년 만에 부산역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매달20일을 월급날처럼 기다리며 몸이 아프면 병원에 입원했다가 좀 나아지면 퇴원해 술타령을 해댔다.

“그 돈 가지고 뭐하겠노. 그냥 술이나 한잔 묵고 치아뿌리든가. 한방 질러뿌리면 되는기라.”

그 어느 곳에도 복귀하고픈 의지와 개념을 상실해버린 진봉, 매달 손에 쥐는 40만원은 잘 포장된 사회의 법과 제도가 그어 놓은 선을 넘지 않으면 괴로운 시름을 달래줄 한잔 술값일 뿐이며, 소싯적 부렸을 호기를 확인하는 노름판의 판돈일 뿐이었다. 그렇게 선심 쓰듯 조작, 편집된 40만 원짜리 인생을 살다 죽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술 한 잔 따라주는 이 없고, 기도해주는 종교나 안타까워하는 정치도 없다. 오히려 인권, 나눔, 평등, 행복, 등을 떠들어대며 너도나도 한몫 챙기기 바쁠 뿐이다. 그래서 죽지 못해 사는 목숨, 거리라도 점령해야 한다. 더럽다, 무섭다, 말도 안 된다 손가락질에 침을 뱉어도 억울하고 절통한 것은 원래 말도 많고 눈에도 잘 띄는 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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