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TALK' 구가회 “반려동물 문제 해결 위해 정부·민간 네트워크 구성해야”

박현군 / 기사승인 : 2014-01-20 14: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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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동물' 공존 프로젝트 기획인터뷰(1) 카페 ‘동물 TALK’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구가회 “길고양이 문제 사람과 동물 간 공존 모색 통해 진정한 해결 가능”

“동물들도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생명입니다. 동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먼저 이해하고 소통하여 공존의 방향을 모색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네이버 카페 '동물 TARK'에서 활동하고 있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구가회씨의 말이다.

최근 버려진 동물들에 의한 전염병 전파, 혐오감, 소음 등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일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포획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는 있지만 2차적 동물학대라는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면서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요주간>은 길고양이의 실태를 통해 사람과 동물 간 공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양이에 대한 오해부터 바로잡아야

구씨는 거리에 버려진 고양이 등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해당 동물들과의 소통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러한 바탕 위에서 사람과 동물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동물들과의 올바른 소통을 위해서는 먼저 동물들에 대한 일반의 잘못된 상식과 오해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와 고양이 등에 대해 세간에서 황당하고 잘못된 인식들이 너무나 많다. 최근에 발생한 일 중 하나가 길거리에서 버려져 죽어있는 고양이를 삶아 먹은 사건”이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죽은 고양이를 솥에 넣고 끓이는 장면이 올라와 세간을 경악케 했다.

구씨는 “옛날 어른들 사이에서는 고양이를 먹으면 신경통과 관절염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이는 근거 없는 낭설일 뿐이며 증명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길거리 고양이들을 함부로 잡아먹을 경우 그 안에 들어있는 기생충 등 감염균들로 인해 자칫 실명과 다른 합병증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경고한다.

또 구씨는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켓맘(고양이를 기르는 여성) 폭행 사건도 사실상 잘못된 상식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구씨가 말한 켓맘 폭행 사건은 지난해 7월 경 서울 동대문구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다. 당시 5년째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는 30대 여성 A씨는 자정 무렵 평소처럼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던 중 한 중년 남성에게 머리채를 휘어 잡힌 채 쇠파이프로 심각한 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마침 주변에 신문 배달부의 도움으로 가벼운 폭행으로 끝났지만 자칫 쇠파이프에 맞아 죽었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 당시 경찰의 판단이었다.

구씨는 “켓맘들이 밥을 줌으로서 길고양이들이 많이 모이고 그래서 더 시끄럽게 될 뿐 아니라 음식물쓰레기를 파헤치는 등 많은 문제를 양산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정 반대로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켓맘들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은 길고양이들은 오히려 음식물쓰레기를 헤집거나 아무 때나 울부짖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켓맘들의 활동 때문에 길고양이들의 소음, 전염병, 음식물쓰레기 헤집기 등의 피해를 줄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TNR, 길고양이와의 공존 위한 길

구씨는 “길고양이들도 처음에는 누군가에 의해 사들이고 키워졌던 반려동물이었다가 어느 순간 도심가운데 버려진 생명들이다. 그들도 사람들에 의해 도시로 초청된 이상 도시에서 생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길고양이로 인한 주민 피해도 엄연한 사실이다. 이 문제와 관련 구씨는 “길고양이들로 인한 사람들의 피해 문제는 분명히 시정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길고양이를 일방적으로 몰아내고 학대하는 방향으로 되어져서는 안된다”며 “길고양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상생의 해결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씨는 TNR(Trap Neuter Return)이 이 문제에 대한 상생적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TNR은 길고양이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이 중 암컷을 포획해 중성화(Neuter) 시킨 후 다시 방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씨는 우선 TNR을 통해 주민들이 겪고 있는 피해 중 소음공해와 무분별한 개체수 증가 문제를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씨는 “고양이들이 밤중에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이유는 발정한 암컷이 수컷을 부르고 그에 대한 수컷의 응답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암컷을 중성화시킴으로서 발정을 막게 되면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원인이 사라지기 때문에 밤중 울음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암컷이 발정을 할 경우 주변 1km 반경 내 수컷들이 그에 화답하여 모이게 된다”며 “암컷의 발정이 제거될 경우 고양이가 무리를 짓는 원인의 상당부분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씨는 “고양이 암컷들은 항상 자궁축농증에 노출되어 있으며, 실제 자궁축농증 등 생식기로부터 발생되는 병으로 인한 죽음이 고양이 전체 사망의 3분의1을 넘어선다”며 “암컷도 중성화 수술을 통해 병을 없앰으로서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씨는 실제로 집에서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고양이를 위해 자비를 들여 TNR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TNR은 각 지자체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TNR의 필요성과 참여방법을 알리고 길고양이들과의 공존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 경기도 성남시, 인천시, 대전시, 충청남도 청주시 등에서 TNR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는 TNR을 통해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자연스럽게 줄임으로서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TNR사업 차원만으로는 공존의 목적이 달성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지자체의 사업 목적은 길고양이로 인한 주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실시되기 때문이다.

구씨는 지자체들에 TNR 사업의 방향성 등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개진, 올바른 TNR 의식과 길고양이들과의 공존에 대한 대국민 캠페인 전개, 민간 TNR 인프라 마련 등을 통해 지자체 사업을 돕고 지자체 사업이 사람뿐만 아니라 고양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예로 길고양이들을 포획 후 중성화한 다음 포획한 장소에 놓아주기 전에 이들을 입양할 캣맘들을 찾아 연결해준다던지, 이렇게 포획된 고양이들을 이용해 심리불안자들을 돕는 동물매개심리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등의 방법이 있음을 지적했다.

구씨는 “TNR은 길고양이들과의 공존을 위한 방안일 뿐”이라며 “길고양이 외에도 개와 기타 다른 동물들과의 공존을 위해서 (온라인 카페에 개설되어 있는) 동물 TALK 동호회원들과 함께 의미 있는 일들을 해 나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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