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마른기침을 하는 경우도 식초와 소금을 물에 넣은 후 양치질을 하면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목이 아픈 경우 효과가 크다고 하니 다들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식초처럼 생기를 더하고 소독효과를 줄 뿐 아니라 정신이나 육체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측면에서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난 그것을 정신문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삶을 지탱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식초와 같은 정신적 지주가 있다면 우리 삶은 한층 윤택해질 것이다.
역사적으로 국가 개조를 성공적으로 이룬 몇 안 되는 국가 중에 일본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 국가 개조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잘못된 국가 개조를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해볼 생각이다.
1. 일본의 사례
일본의 경우, 메이지 유신을 통해 일본인의 정신구조를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 서양인들에게 일본인들은 더럽고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고 미개한 사람들로 비춰지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그와 정반대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일본의 국가개조 프로젝트는 성공한 것일까?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열등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대륙의 우수한 문화를 가장 늦게 전달 받는 입장이었고 지진이나 태풍의 위험 때문에 삶의 여건이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야심만은 어느 나라 어느 민족보다 드높았다.
그들이 대륙으로 진출할 꿈을 대외적으로 밝힌 것은 왜국의 쇼토쿠 태자가 중국 수나라에 사신을 보내며 ‘해 뜨는 곳의 동쪽 천자가 해가 지는 땅인 서쪽 천자에게 글을 보내노라…’고 운운한 국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수나라가 야만족이라며 콧방귀도 뀌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첩자를 보낼 정도로 긴장했었다고 전한다. 일본은 이를 최초로 일본의 국격을 높인 사건으로 기념하고 있다.
그들은 대륙침략의 야심을 계속해서 키웠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일으키며 그 꿈을 실현코자 노력했다. 일본인들의 무서움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수정하며 힘을 기르는 치밀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후에 결국 조선을 병합하고 중국 땅을 차지했으며 동남아를 그들의 지배하에 두었고 미국까지 건드리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 근원적인 저변의 힘은 일본 국민에 대한 정신 개조와 최면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의 실권자들은 일본 역사를 조작하여 하찮은 것에서 대단한 것으로 여기게 했고 신화의 힘을 빌어 일본을 천자의 나라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문제는 환상과 거짓을 동원하여 국가 개조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일본 사람들은 과거 침략의 역사를 조상들의 업적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를 계승해서 발전시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그들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신들이 특별하다는 거짓된 역사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거짓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일본 정부가 일본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시각이 그 동안 일본인들의 뇌리를 사로잡고 있었지만 그 시각이 서서히 바뀌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건을 대처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보며 일본인들은 일본 정부가 자신들을 보호하기보다 기만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즉, 일본 정부의 집권 세력은 아직도 일본 국민들을 정신 개조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집권에 불필요한 정보는 숨기고 자신들이 원하는 구조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보도 날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이 드러났다. 인터넷 시대에는 정보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의 의도가 목적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
어떤 일본인들은 일본이 이미 망했다며 비관적인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의 정신이 무너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시 더럽고 게으른 일본인들이 양산되고 있다며 개탄하는 정부 인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애써서 정신 개조를 성공시켰다고 생각했는데 본래의 일본인들의 습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못내 언짢은 것이다.
이런 식의 거짓된 국가 개조는 결과에 상관없이 근본부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국민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정신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 정신처럼 조작이 드러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 없는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도전할 수 있는 국민 정신이 필요하다.
2. 독일의 사례
유럽에서 가장 정부를 신뢰하는 국민은 독일인들이다. 고지식할 정도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 이는 정부와 국민이 소통하는 장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여러 번의 전쟁을 경험하고 전후 복구사업을 진행해야 했는데 그때마다 정부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임을 체득했다고 한다. 그러한 경험 때문에 독일인들은 정부의 발표에 무조건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취한다. 독일 정부는 국민에게 이제껏 솔직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서독의 초대 총리였던 아데나워는 정부가 서독 국민들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확신케 만들었다. 그런 후에는 독일 정부가 세우는 정책마다 국민의 신뢰를 토대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독일 정부는 사실을 기반으로 역사의식을 구축했고 솔선수범을 통해 국민과의 굳건한 신뢰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들은 또한 역사 앞에 떳떳하지 못한 일본 정부를 향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히틀러의 역사 조작과 공포 정치 및 강요된 최면 하에 고통을 겪었던 독일인들이기에 일본 정부에 제대로 된 조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3. 이스라엘의 사례
대한민국에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창조경제’가 대두되었을 때 난 솔직히 제대로 된 정신문명의 개시를 기대했다. 왜냐하면 가장 바람직한 소통 모델을 실험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의 실현 모델은 이미 알려진 바처럼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유형의 상품 개발에 몰두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무형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당면 문제를 해결해내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인구 750만에 영토 2만 제곱킬로미터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은 이슬람 세력과 안보를 위해 싸우는 불안한 환경에 놓여 있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과 유사점을 찾을 수 있지만 이 나라가 대한민국과 다르게 제조업 강국이 아닌 창업 및 특허 강국으로 변모했다는 점이 우리를 자극하는 부분이다. 이는 모두 후츠파(Chutzpah) 정신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우리의 정책 입안자들의 눈에 띠었을 것이다.
이 정신은 형식이나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해법을 찾아가는 정신을 의미한다. 하지만 체면이나 예절 및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근본적으로 국민의 정신을 개조하지 못한다면 실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모할 정도의 도전을 즐기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이 사회가 그런 인재를 인정하고 성공할 때까지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은 어려서부터 질문을 장려하는 교육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스라엘 학교의 교실은 질문과 토론으로 시끌벅적하다. 우리에게 낯설 정도로 돌직구를 던져대는 학생들이 가득하고 10인 10색의 답안을 장려하는 선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정답을 정해놓고 그 정답에 근접하지 않으면 야단을 치는 한국 교실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 틀려도 야단을 치지 않는 환경은 상상력과 창의의 산실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런 상상력과 창의를 이끌어 벤처 사업을 이끌어냈다. 정부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보증하고 투자 자본을 유치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에는 벤처 기업이 넘쳐난다. 실패해도 그 책임을 모두 떠안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실패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에는 세계 벤처 투자금의 35퍼센트가 몰려 있다. 그리고 세계 100대 첨단 기술 기업 중 75개가 이스라엘에 연구소와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그만큼 이스라엘에는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해법도 쉽게 만드는 풍토가 조성되어 있다는 말이다.
MS의 윈도우 시스템도 이스라엘 연구소가 없었다면 구현되지 못했을지 모른다. 구글, 인텔, MS, SAP, 퀄컴, EMC와 같은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이스라엘 곳곳에 연구소를 두고 있다. 인텔은 첨단 칩들을 이스라엘에서 대부분 설계했다. 그래서 하이파, 예루살렘, 야쿰 등지에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SAP도 4대 전략 연구소 중 하나를 카르미엘에 설립했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도 이스라엘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안에 들어있는 핵심 특허 4개는 모두 이스라엘이 소유한 것이다.
4. 대한민국의 국가 개조 필요성
이제 대한민국은 제조업 강국의 이미지만으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추격으로 인해 제조업 강국의 자리를 내주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원이 없으면서 인적 자원만 풍부한 우리로서는 단 하나의 대안밖에 기대할 수 없다. 인적 자원을 활용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법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과거처럼 아이디어를 베끼는 시대가 아니라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원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만 하는 시대이다. 정신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다면 방법이 없다.
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가까운 미래에 주저앉게 될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미래는 교육 환경의 변화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는 제조업의 우위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이를 유지하면서 차츰 미래 세대의 환경을 변화시켜야만 한다.
이는 당면한 과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단기간에 이뤄낼 수 있는 현안이 아니다. 정책 입안자들이 제대로 진단은 했지만 접근법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가부장적인 수직구조의 사회가 이스라엘처럼 수평적인 구조의 사회로 갑자기 변화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중장기적인 교육대계와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입안이 필요하다.
메르스 열풍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폐쇄된 병원도 생겼다. 초동 대처가 미흡해서 발생한 일임은 분명하다. 한국의 공직 사회를 과거 점검하면서 내가 느꼈던 것은 전문가 집단이라기보다 국민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주체로서 조직되었다는 것이었다.
요번과 같은 혼란 또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대로 개진되었다면 초기에 막을 수도 있었다. 소통문제가 이 사회의 변화를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조직에서는 아래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어떤 조직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지금 결정이 제대로 통할 거라 생각하느냐고 실무자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그는 말했다. “통하긴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의견도 들어 보지 않고 결정했으니 뻔하죠.”
이스라엘 조직이라면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제일 먼저 전문가들에게 물었을 것이고 그들에게 아이디어를 구했을 것이다. 이 점이 수평적인 조직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되어지는 부분이다.
메르스 사태에서 아쉬웠던 점은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흉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착각을 했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은 알 권리를 당연히 요구했지만 정부에서 이를 묵살한 측면이 없잖아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부와 국민의 소통 단절 문제는 향후 반드시 그 해결점과 채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한국 사회는 변화를 통해 살 길을 모색해야 하지만 남겨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소통과 대화를 통해 사회 전반에 꼬여 있는 문제를 풀어내는 정신문명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해법이 없을 것이다. 이것은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한 문제이자 풀어야 할 과제이다. 그 동안 어둡고 어려웠던 시대를 이기고 통과해온 대한민국에 다시 한번 건투를 빈다!

▽ 現 테크니컬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 前 현대전자 반도체 FA 엔지니어
▽ 前 브룩스오토메이션 英文 테크니컬라이터
▽ 前 테코이온·다큐멘트코리아 컨설턴트
▽ 前 비전아이씨 맥시모 컨설턴트
▽ 英文著書 Technical Writing 指針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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