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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현정 논설위원 |
불통과 무능으로 표현되는 박근혜 정부 4년간 우리나라는 정치.외교.경제.사회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침체와 혼란을 거듭했고 남북관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까지 치달았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진 이후 새정부가 들어서기까지 줄타기를 하는 것과 같은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온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지도자를 맞는 것은 마치 절망 속에서 한줄기 빛을 만난 것과도 같은 안도감과 희망을 가져다 준 것이었다.
어둠속의 빛!
문재인 정부는 과연 어둠속을 헤매던 우리 국민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고 있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어서도 동네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이제까지 대통령에게서 볼 수 없었던 격식을 타파한 소탈한 서민의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불통과 권위적 인물의 상징인 박근혜와 비교되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국민들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왔고 우리 모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더욱이 좋은 일은 새 정부 출범후 우리 경제가 그간의 침체를 딛고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이는 다분히 박근혜 정부 시절의 불확실성이 걷힌 뒤에 오는 심리적 안정에 상당부분 기인한 것이라 생각되지만 향후 전망을 밝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총리와 각 부처 장관 후보자 내정 인사에서부터 대통령 본인이 공약한 인사의 5대 원칙에 부합한 후보자가 한명도 없는 등 서서히 정국 운영의 발이 꼬이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드 4기의 추가 반입에 대한 보고 누락 문제로 한민구 국방장관, 김관진 전 안보실장등 전 정권의 인사들과 진실게임 양상은 아직도 의문속에 묻혀있고 새 정권 외교안보팀은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정제되지않은 견해를 발표해 한미간 갈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가 해야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또 물밀 듯이 생겨날 것이다. 당장에 본인이 공약했던 것만을 추진하기에도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않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과거 적폐청산, 일자리 창출, 경기회복, 재벌개혁, 사드배치 문제, 무엇보다 우리 안보와 직결된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등 굵직한 공약사항을 나열하기에도 벅차다. 어디 공약 뿐인가? 당장 가뭄은 갈수록 심각해 농민들은 농사철이 되어도 모내기할 엄두를 못내고 국민들은 식수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 조류 인플루엔자가 다시 발생해 농가를 긴장시키고 생활물가를 위협하고 있으며,새 정부 출범후 과열된 부동산 경기는 집없는 서민들을 또 다시 한숨짓게 만들고 있다.공약을 실천하기에 앞서 닥쳐오는 현안 해결에도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여기에 국정을 뒷받침할 여당은 과반수가 안된다. 야당은 야당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쉽게 국정운영에 협조해 줄 리가 없다.
특히나 과거 적폐청산,재벌개혁등은 이념문제와도 얽혀있어 극렬한 저항을 불러 올 수 있는 휘발성이 매우 강한 화두로 사회 전체에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 창출 문제는 경기회복과 연동돼 있으며 경기회복의 문제는 수출을 위주로 하는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세계 경제 전체의 흐름과 연관돼 있어 우리 자신의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다행이 세계 경제도 침체에서 벗어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하니 이때 적절한 정책적 수단을 구사하여 국내경기 회복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드배치문제, 남북관계와 북핵의 문제 역시 우리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이는 당장 6월말경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다. 사드배치는 미국.중국과 연계된 문제이고 북핵문제는 과거 6자회담 당사국과 관계된 문제이다. 문재인 정부 당국의 신의 한수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문재인 새 정부는 그간의 정권들이 던져놓고 간 난제를 해결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다.
집권 초 잠깐의 인기에 취해있어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이 무엇보다 투명해야한다.
우리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투명성과 소통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이는 박근혜가 보여준 불통과 불확실성으로부터 배워온 학습효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의 석연치 않았던 정책결정은 그 배후에 최순실의 농단이라는 퍼즐 조각을 맞추면 쉽게 완성되지 않았던가.
다음으로 이들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와 국민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회의 뒷받침을 얻기위해서는 대통령과 집권당의 소통과 상생의 정치력이 요구되며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위해서는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지혜로운 리더쉽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번 강경화 장관의 임명 강행은 시기적으로 불가피하다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때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끝으로 역대 정권마다 외치는 개혁중에서도 외교 안보야 말로 근본을 바꾸는 개혁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고착된 외교 안보에 임하는 자세로는 어느 것 하나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본다. 당당한 주권 국가로서의 권리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사고와 패러다임을 구성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야만 북한 핵문제도 풀리고 발전적 남북관계도 형성될 것이다.산고 끝에 탄생한 새로운 장관에게 기대하는바가 크다.
이제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지 한달이 조금 지났다. 역대 정권으로 치면 아직 인수인계기간인데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조금 더 지켜보고 기대해보자.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라, 힘없는 서민도 억울함을 느끼지 않는 공정한 나라,열심히 일하면 먹고살 걱정은 안해도 되는 안정된 나라 그리고 내 자식은 나보다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나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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