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피해아동 가족 맥도날드 고소, 햄버거병 원인은?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7-07-06 11: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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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측, “당사 최우선 가치는 식품안전,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를 먹고 신장장애 2급에 이른 피해아동 가족이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에 식품위생법위반 등의 혐의로 한국맥도날드 본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를 먹고 신장장애 2급에 이른 피해아동 가족이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에 식품위생법위반 등의 혐의로 한국맥도날드 본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해 가족 측은 이날 고소장을 내고 “법원에 맥도날드 매장 CCTV에 대한 증거보전신청과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피해가족 측에 따르면 피해아동(만 4세, 여자)은 지난해 9월 맥도날드 평택 GS매장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은 후 2~3시간 후 복통·구역·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아동은 상태가 심각해져 중환자실에 입원, 출형성 장염에 이어 용혈성요독증후군(HUS·Hemolytic Uremic Syndrome)진단을 받았다. 피해 아동은 입원후 2개월 뒤 퇴원했지만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현재 아동은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되어 배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고 있고, 평생 투석기를 달고 살게 됐다.

피해가족 대리인인 법무법인 혜 황다연 변호사에 따르면 아이가 진단받은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주로 고기를 갈아서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 미국에서 1982년 햄버거에 의한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됐는데, 그 원인이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의 O157 대장균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주장이다. 사고당시 CCTV는 본사 매장으로만 보냈을 뿐 가족 측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에 황 변호사는 "실제로 고기를 구울 때 사용하는 그릴 설정이 잘못돼 간격이 높은 경우 패티가 제대로 익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면서 "그릴 위에 정해진 위치에 패티를 놓지 않을 경우 제대로 조리가 되지 않은 경우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 최은주씨는 "매일 10시간 가까이 투석해야 하는데 아이에게 말을 해줄 수가 없어서 배에 벌레 한마리만 더 잡으면 된다고 했다"며 "아이가 올여름에는 물놀이 가고 싶다고, 다른 친구들은 가는데 ‘엄마, 나는 벌레 때문에 안되겠지’라고 말했다"고 울먹였다. 이어 최씨는 "사람이니 실수할 수 있고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은 알지만 그분들이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아이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당사는 식품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으며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앞으로 이뤄질 조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피해가족 측에 따르면 피해아동(만 4세, 여자)은 지난해 9월 맥도날드 평택 GS매장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은 후 2~3시간 후 복통·구역·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쳐)

한편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는 1982년 미국의 아이들이 햄버거를 먹은 후 집단으로 발병한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급성신부전 등을 야기하며 주로 어린이에게 발생한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대장균 O15:H7(Escherichia coli, E. coli)에 감염된 소에서 생산된 우유 또는 그 소고기를 덜 익혀 먹었을 때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1982년 미국 오리건주와 미시건주에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수십 명의 아이들이 집단으로 탈이 났다. 당시 원인은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로 지목됐고, 맥도날드가 정부 조사에 내놓은 패티 샘플은 대장균 O15:H7균에 감염된 간 쇠고기였다.

심각한 질병인 용혈성요독증후군과 문제의 세균을 연관시킨 최초의 샘플이었기에 이후 '햄버거 병'이라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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