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풍선 여행 인솔자, 뇌출혈 입원 치료비 어쩌나..."병원비 걱정 말라더니" vs "원인 입증 돼야"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19-09-20 17:30:1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인솔자 가족 측 "노동 관련법 보호 못 받는 사각지대" 토로
여행사 "귀국 후 치료비 및 후유증에 대한 보상 여부 논의"

[일요주간=조무정 기자] 여행사 노랑풍선(대표 김인중)이 국내 단체 여행객들을 해외 현지에서 안내하던 중 버스에서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쓰러진 여행 인솔자 A씨의 치료비를 놓고 A씨의 가족과 갈등을 빚고 있다.

 

A씨 측은 여행사에서 사고 초기에 치료비를 부담하겠다고 해놓고 뒤늦게 치료비를 지급할 수 없다며 말을 바궜다고 주장하고 있고 노랑풍선 측은 A씨의 뇌출혈 발생 원인과 업무상 상관관계가 확실치 않다며 산업재해 여부를 결정하는 근로복지공단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 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치료비를 둘러싼 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씨의 동생이라고 밝힌 B(청원인)씨는 지난 11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생사의 기로에서 외국땅에 버려진 인솔자 우리 언니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통해 노랑풍선과 계약을 맺고 인솔자로 일하던 29세 언니(A씨)가 출장 중 스위스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며 "(노랑풍선은) 병원비 일체 걱정하지 말라더니 갑자기 태도를 바꿔 병원비를 전혀 내줄 수 없다고 한다"면서 말을 바꾼 여행사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어 "(여행객) 인솔자의 안전도 회사 소모품보다도 못한 취급을 하며 모르는 체 하는데 여행객이 사고를 당하면 어떻게 대응할지 눈에 선하다"며 "7월 말 대전 집을 떠나 인천공항에서부터 21명의 여행객을 인솔해 유럽으로 떠난 언니는 아직까지도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 노랑풍선 여행가이드 A씨의 가족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린 청원글 캡처.


청원인 B씨는 "언니는 29살로 (노랑풍선) 여행사에서 서유럽 인솔자로 약 3년 간 일해왔다"고 밝히고 "인솔자는 쉽게 가이드로 불리기도 하지만 현지에 체류하며 해당지역 설명을 하는 현지 가이드와는 다르다"며 "여행객 팀과 인천공항에서부터 출발하고 모든 일정을 함께 한 후 다시 인천공항에 돌아올 때까지가 손님, 일정을 케어하는 것이 인솔자의 업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니가 쓰러진 사고 당시 전후 사정을 상세히 전했다.

B씨는 "너무 열심히 일한 것이 문제였을까"라고 반문하며 "7월 24일일부터 8월 1일 진행된 7박 9일 이태리, 스위스 출장을 나갔다 6일차인 7월 29일 아침, 버스에서 안내멘트를 하던 중 쓰러졌다"며 "이후 취리히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뇌출혈 진단을 받고 두개골 일부를 잘라내 처치를 하는 개두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 있던 부모님과 저는 어떤 일이 발생한지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언니의 목숨이 위태롭다 해 급하게 스위스로 왔다"면서 "잠시간 스위스에 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두개골 일부가 없는 상태에서 장시간 비행 중 난기류를 만나면 뇌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현재까지도 스위스에서 치료를 받으며 장기간 입원해있다"고 언니의 건강 상태를 전했다.

B씨는 "7박 9일 간 한국과 시차가 많이 나는 곳에서 고산지대 투어가 포함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몸에 무리가 갔을 것이고 또한 당시 패키지에는 회장지인 가족이 4명 포함돼 있어 젊은 인솔자 입장에서는 잘해보고자 하는 스트레스가 더욱 컸을 것"이라고 건강이 악화된 정황을 추정했다.

B씨에 따르면 사고 직후 노랑풍선 측이 사고현장을 파악한 후 가족들에게 언니가 직원인 만큼 회사가 책임진다면서 병원비 걱정은 하지말라면서 병원 원무과 관련 서류도 챙기지 못하게 했다.

이에 가족들은 병원비 생각은 하지 않고 환자의 간호와 치료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그러다 사고 3주 후 갑자기 회사에서 B씨의 메일로 병원비 지급을 할 수 없으니 그렇게 알라며 통보를 해왔다는 것. 그 다음날은 병원비 납부 데드라인이었고 다음날 가족들은 치료의 정상화를 위해 급하게 납부 최소금액인 1만프랑(약 1300만원)을 납부했다.

노랑풍선 측은 병원비 지급을 거절한 이유로 A씨의 뇌출혈 발생 원인과 업무상 상관관계가 확실치 않은데다 환자는 근로자가 아니고 프리랜서이므로 큰 병원비를 이유없이 지급한다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배임행위가 된다고 답변을 해왔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가족과 소통이나 상의는 전혀 하지 않고 그저 걱정말라는 말만 반복했으면서 3주 뒤 갑자기 메일로 바꾼 입장을 통보하는 행태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부도덕함의 극치라고 일갈했다.


B씨는 "현지 의사는 젊은 환자의 경우 장시간 근로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가 고혈압을 일으켜 뇌출혈의 발병원인이 된다는 소견을 냈다"며 "평소 지병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니의 캐리어에서 발견한 대표이사의 직인이 찍힌 영문고용증명서를 병원 등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행사 측은 영문 고용증명서는 근로자임을 증명하는 문서가 아니고 단지 쇼핑커미션을 받을 때 활용하는 문서일 뿐이라는 답장을 A씨 측에 보내왔다는 것.

이에 B시는 "언니가 진짜 (노랑풍선) 직원이 아니라면 자신들은 직원이 필요한 곳에 직원이 아닌 사람을 파견하면서 직원이라는 문서를 발급해 사업을 한다는 사실을 직접 메일로 보낸것에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언니는 한국에서 (노랑풍선의) 재직증명서를 발급받아 카드를 만들었고 면접을 봐 입사했으며 (노랑풍선) 명함으로 (노랑풍선의) 일만을 받아 인솔업무를 해왔다"면서 "카톡, 밴드에서 지시를 수시로 받았고 심지어 가끔은 출장에 사무실 직원이 따라와 업무를 평가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여행 인솔자를 직접 근로계약으로 고용하지 않고 임금을 주지 않았다. 인솔자의 수입은 현지 쇼핑 커미션으로 직접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쇼핑도 지정된 샵에서만 해야했고 그곳들은 모두 여행사와 계약된 곳 혹은 현금창구로 활용되는 현지 랜드사가 운영하는 곳들이었다"며 "일은 일대로 시키고, 임금은 안주고, 인솔자가 진행한 팀에서 나온 쇼핑커미션을 여행사는 따로 또 챙기는 것"이라며 책임은 회피하고 이익은 극대화하는 기형적인 고용관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인솔자의 열악한 처우를 전했다.

 

B씨는 또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근기법, 산재법상 근로자가 아니기에 산재신청에도 문제가 있는데 (노랑풍선가) 이를 뻔히 알면서도 산재신청 하시라고 가족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큰 문제가 있는 특수고용관계인데 이를 입증하고 이겨내려면 긴 재판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알고 가족들을 지치게 만드려 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소속 인솔자도 큰 병원비가 나오니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사무실 비품보다도 못한 취급을 하는데 만약 손님들이 여행 중 사고를 당하면 어떻게 대처할지 너무나도 훤히 보인다"고 호소했다.


그는 글을 맺으며 "매출 천억원이 넘는 코스닥 상장사가 말 몇마디로 소속 인솔자는 물론 가족의 생계는 위협받고 있다"며 "심지어 (노랑풍선은) 한국에 돌아오면 언니의 통장으로 들어올 여행자보험금(약 2~300만원)을 회사에 돌려달라는 확인서를 작성해 아버지의 서명을 받아갔다. 당시에는 병원비를 내겠다고 했기에 거리낌없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A씨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노랑풍선 측은 지난 19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와 이메일 답변을 통해 산업재해 여부는 근로복지공단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랑풍선 제공.
노랑풍선 측은 먼저 일부 언론매체를 통해 당사가 마치 부도덕적인 기업으로만 비추어 지고 있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노랑풍선 측은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이라는 입장을 통해 "당사 유럽여행 인솔자가 패키지 팀 21명을 인솔해 일정을 진행하던 중 지난 7월 29일 원인을 알 수 없는 사유로 버스 안에서 실신해 쥐리히 대학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며 뇌출혈 진단을 받아 당일 응급수술을 받은 후 현재까지 입원, 치료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해당 내용 보고 접수 직후 영업총괄임원이 환자 가족과 함께 출국해 환자와 가족들을 지원했다. 당사는 가족들의 항공료 부담(약 570만원) 뿐 아니라 현지 도착 일부터 현재까지 가족 들을 위해 병원 근처의 호텔을 제공하고 코디 역할을 하는 통역사를 배정해 환자를 돌보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으며 호텔 숙박비용과 통역코디 비용 등 현지체류 비용 일체를 부담(9월 9일 기준 현재 약 4000만원 집행)하고 있음은 물론 가족들에게 현금 3000스위스 프랑(한화 약 360만원)을 지원해 현지 체류에 필요한 자금으로 사용토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지 병원 측에서는 병원비에 대해 보험사에서 발행하는 지급보증서를 제출하거나 당사가 현금으로 보증금을 납입하라고 요청했다"며 "이에 당사는 여행사책임보험회사에 사고 사실을 접수했으나 보험회사는 '현재로서는 보험금 지급대상인지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사는 병원 측에 지급보증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냈고 이 내용은 해당 인솔자의 가족들에게도 공유 했다"고 설명했다.

노랑풍선은 "이후 환자 가족들은 현재 당사가 부담하고 있는 가족들의 현지 체류비 및 통역 코디네이터 비용과 현지 병원비 전액(한화 약 5억원 이상 예상), 한국으로의 이송비용(한화 약 5000만원 이상 예상) 일체를 회사에서 부담할 것을 요구했고 한국으로 이송 후 추후문제에 대해 추가 논의(귀국 후 발생되는 치료비 및 후유증에 대한 보상)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여행참여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여행 진행 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점검을 실시하고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여행업자배상책임보험을 통해 피해에 대한 배상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당사가 가입하고 있는 KB손해보험에 바로 접수를 했으며 인솔자 측에서는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산재보험을 접수 했다. 이에 따라 산재 심사 위원회에서의 보험금의 지급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회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 또한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병원비를 제외한 현지 체류비 및 환자를 포함한 가족들을 한국으로의 이송 비용 등은 도의적인 차원에서 전액 부담(약 1억원 이상 예상) 할 예정이나 뇌출혈의 정확한 원인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적인 근거 없이는 병원비를 지급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노랑풍선 한 관계자는 "이번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인솔자분과 그의 가족분들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다행스럽게도 현지 병원 측으로부터 현재 인솔자는 별도의 의료진의 도움없이도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과 가족 간 협의에 따라 9월 26일자로 퇴원을 하기로 확정했으며 당사에서는 환자가 안전하게 귀국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인솔자는 귀국 후 인천에 위치한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며 인솔자 가족에게는 당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협조를 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