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 일본 편향적 역사교과서 수정··· ‘을사늑약’→‘을사조약’, 일본 ‘국왕’→‘천황’으로..

노정금 / 기사승인 : 2012-10-10 16: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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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국사편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이상민 의원이 (이 위원장이) "독재가 경우에 따라 필요했다"고 했다며 호통치자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며 난감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태년 의원, “국사편찬위원회인가요? ‘일본사 편찬위원회’ 인가요?”

[일요주간=노정금 기자] 국사편찬위원회가 올해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을 진행하면서 근현대사 영역에서 일본 편향적 교과서로 수정을 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9일 오후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김태년 의원은 국사편찬위(위원장 이태진)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9개 출판사의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본심사 합격본 수정보완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국사편찬위가 2012년 9개 출판사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근현대 영역에서 일본 편향적 교과서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A출판사 역사교과서에 ‘을사늑약’을 ‘을사조약’으로 일본 ‘국왕’은 ‘천왕’으로 수정할 것을 권고했다는 것이다.

을사늑약은 일본 헌병대가 대한제국의 대신들을 협박해 이뤄진 것이고, 당시 최고권력기관인 고종 황제의 비준도 받지 못했던 거라서 조약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을사늑약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천황’의 경우 일본의 제국주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한국 사관에서는 용어사용을 암묵적으로 금기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역사교과서 검정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는 B출판사에 일본 역사를 설명하면서 ‘국왕 중심의 새로운 정부’라는 대목을 ‘천황 중심의 새로운 정부’로 수정하라는 권고를 하기도 했다. 이에 국사편찬위는 “개념을 정확히 할 것”을 이유로 들었다.

C교과서는 1987년 한국 민주화 운동사를 기술한 부분에서 경찰의 최루탄을 맞은 채 동료의 부축을 받고 있는 이한열 열사의 사진을 교체했다. 국사편찬위는 이 사진이 “학습자가 중학생임을 고려해 직접적이고 참혹한 사진 제시에 대해 재고려를 요망한다”며 다른 사진으로 교체할 것을 권했다.

이밖에도 ‘대한민국 임시 정부 요인들 사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김 구 선생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것을 삭제하고, 이승만·이동휘·안창호 선생만을 임시정부 요인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고친 부분도 있었다.

이와 같은 국사편찬위의 ‘일본 편향적인 역사용어 권고 논란’에 대해 김태년 의원은 “왜 이렇게 일본에 친절하시죠?”라며 “국사편찬위원회인가요? ‘일본사 편찬위원회’ 인가요?”라고 맹비난했다.

또 “이태진 위원장은 서울대 교수시절 누구보다 앞장서서 한일병합의 불법성을 이야기하고 을사조약보다는 을사늑약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소신있는 학자 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권은 역사교과서조차 입맛에 맞게 마구잡이로 수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사편찬위는 이러한 친일편향성 지적에 대해 을사늑약대신 을사조약 표기는 “법령에서 편수자료 용어를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어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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