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소띠] 이숙진 ‘나의 꿈 나의 목표’(4회)

수필가 이숙진 / 기사승인 : 2021-01-14 0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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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둥켜안고 살았던 옷들 ‘재활용센터로 직행’
분리수거 일상화, 외출시 장바구니도 꼭지참
엘리베이터서 만난 이웃에게 ‘싱글벙글 인사’
▲ 수필가 이숙진

[일요주간 = 수필가 이숙진] 1948년 11월생 쥐띠해 72세의 이숙진 수필가입니다. 신축년 소띠에 저의 ‘공적 사적’ 5가지 현실성 높은 5가지 꿈을 소개하여 본다.

● 기후환경을 위한 비움과 버림

지난해는 코로나 19로 수영과 요가를 온새미(그대로-편집자 주)로 하던 일상이 무너졌다. 각종 문학단체 행사와 친목 모임도 불발되었다. 그중에서도 툭하면 즉석 만남을 하던 격의 없는 친구를 못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작년 연초에 다짐했던 소망 세 가지는 막내 장가보내기, 멋진 소설 한 편 그려내기, 하루 만 보 걷기였다. 그중 만 보 걷기만 실천되고 두 가지는 헛소리가 되었다.

하긴 아들 장가보내기 애초에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것이었으니 헛꿈을 꾼 것이고, 소설 쓰기는 ‘소설 쓰시네!’ 하는 뉴스를 처음 두드림부터 땅거미 져 하늘가에 펄럭일 때까지 지켜보다가 한해를 다 보내고 말았다. 결국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건 하루 만 보 걷기였으니, 반타작도 못 한 꼴이 되었다.

올해는 헛된 꿈은 꾸지 않겠다. 지난 한 해 거리 두기로 인하여 집에 갇혀보니 지구촌의 기후환경을 걱정하게 된다. 달을 따라 바닷물이 움직이고, 해를 따라 꽃이 움직이는 이치를 왜 몰랐던가. 새해는 팬데믹 2년 차로 ‘코로나 사피엔스’ 시대의 시작이다. 기후환경과 바이러스에 대비하여 소소한 생활습관부터 고쳐나가야겠다.


▲ 지구 환경보호에 개인적인 일은 최선 다할 것입니다. pixbay.com

첫째,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알뜰함을 가장한 욕심으로 쌓아둔 물건들과 “유행은 돌고 도는 거야!”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부둥켜안고 살았던 옷들을 재활용센터로 보내야겠다.

머릿속 우물에 담아두었던 예쁘지 않은 무늬 나부랭이는 내 마음속 두레박으로 다 퍼내어 버리겠다. 비움과 버림으로 얻어지는 여백의 미학은 내 삶을 새맑게 다듬어 줄 것이다.

둘째, 휴대폰 메일과 카카오톡에 꽉 찬 동영상과 사진은 ‘대화 내용 모두 삭제’를 클릭하여 서버 용량을 줄여야겠다. 이건 스마트 폰 시대의 사회적 권장 사항이다.

셋째, 분리수거 문제는 늘 숙제 거리다. 일단 페트병도 상표를 다 떼어내고 속을 깨끗이 씻은 다음 납작하게 구겨서 내 놓아야 하고, 택배 상자도 태그 철저히 떼고 잘 접어서 배출해야 한다. 특히 태그는 개인 정보 차원에서도 꼭 실천해야 할 과제다.

외출 시 장바구니 지참하기도 꼭 지키겠다. 귀갓길에 장바구니 없이 마트에 들리면, 20L 종량제 봉투를 주니 불필요하다. 5L용도 채우기 오래 걸리는데, 20L는 쓸 수가 없다. 일인 가정이 갈수록 늘어나니, 정부는 5L용 제작을 많이 할 일이다.

넷째, 외출할 땐 꼭 텀블러(보온 머그잔-편집자 주)를 지참하고 다니겠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것도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외식하러 가면 내 수저를 한 벌 지참해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디저트와 찌개류는 꼭 개인별 접시를 사용하겠다.

다섯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에게 인사 잘하기다. 늘 상글(눈과 입을 귀엽게 움직이며 소리 없이 정답게–편집자 주)거리며 인사 잘하는 이웃을 만나면 나도 반갑게 답례는 하는데, 내가 먼저 주도적으로 인사 못 하는 얼쯤(망설이며 머뭇거리는-편집자 주)함이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만 보거나 돌아서서 벽을 보지 말고, 무조건 인사하고 말을 건네겠다.

전에 LA에 살 때는 아래층 부부가 엘리베이터에 타면, 우리 부부가 ‘Good morning!’ 하면 항상 ‘Excuse us!’ 하면서 만면에 웃음을 날리던 멋스러운 부부가 있어서 하루가 즐거웠다. 그 아파트에는 한국인이 우리뿐이어서 국격(國格)을 건 자존심 때문에 꼭꼭 인사를 잘했는데, 늘 가까이 사는 이웃에게 인사를 소홀히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올해의 나의 소망은 모두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다. 포스트잇에 버림과 비움을 적어서 동선 길목에 걸어두고 실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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