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모 작가가 만난 인물탐방]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영상의학과 한헌 교수’

정선모 작가 / 기사승인 : 2021-01-04 09: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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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진료에도 사진과 여행으로 ‘소중한 힐링’
‘롤 모델 연로한 부모님께’ 합심해 사진첩 헌정
‘잊지 못할 내 삶의 한 순간’ 단행본 협업 출간

▲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영상의학과 ‘한헌 교수’

 

[일요주간 = 정선모 작가] 곧 정년을 앞두고 있는 한헌 교수는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영상의학과 교수로서 동 대학 의과대학 학장과 강원도 속초의료원 원장을 역임하였다. 그는 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관심 분야는 무척 다양하다. 글쓰기와 사진을 배우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비결을 찾아낼 수 있었다.(편집자 주)

● 의사로서 분주한 일정에서 전문 분야가 아닌 책이 나왔는데?

▼ 매우 기쁩니다. 나는 글쓰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고, 그냥 배우는 것이 좋아서 참여했습니다. 책과 글쓰기대학의 가재산 회장님이 전화하셨을 때 거절하지 못해서 글 한 편을 쓰게 되었지만, 앞으로 글도 쓰고, 책도 쓰라고 잘 이끌어 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56명의 각계각층에 있는 저자가 모여서 “잊지 못할 내 삶의 한 순간”이라는 책이 나왔는데, 다른 분들의 글이 너무 좋아서 책의 가치가 더 좋아지고 나의 글도 덩달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게재된 글 중 김봉중 회장님(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의 블로그 권유 이야기, 이채윤 작가님의 18세 때 이야기, 아버지 따라서 섬에 가서 살게 되었는데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1년을 휴학하며 경험한 안희영, 안창호 남매의 섬 생활 이야기에서 자녀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이끌어 준 선생님과 부모님의 판단이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글쓰기대학의 특강에서 뵌 박동규 교수님과 유영만 교수님의 강의는 글쓰기 초보자에게는 무척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핵가족 시대를 넘어 1인 가정이 늘고 있는 세태에서, 연로한 부모님을 가까이 모시며 배운 것이 많았다고 들었다.

▼ 아버지는 본인도 아픈데 어머니 간병을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85세에 후두암이 진단되고, 동시에 신부전이 진단되었지요. 그런데 어머니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뇌출혈로 입원하여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아버지는 본인의 건강에도 문제가 발생했는데, 어머니의 건강을 더 걱정하고 보살펴주셨습니다. 자식 된 도리로서 두 분이 거의 동시에 병을 얻어 힘들어하시니 여러 가지 대안을 말씀드렸는데, 아버지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가서 도움받기보다는 그동안 하던 대로 하시겠다고 하셔서 마음 아프지만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아버지는 가습기를 쓰지 않고, 창문을 조금 열어 놓고 지내셨어요. 생활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입맛 없어 하면 고구마를 구워주셨고, 복숭아와 한라봉 등을 잘 보관하여 함께 드셨습니다.

부모님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해방, 6‧25전쟁 등의 힘든 역사를 겪으셨지만, 가정을 이루어 아들 5형제를 낳고 잘 키워주셨습니다. 빠듯한 살림 속에서 아버지의 노력과 헌신을 우리 5형제는 보고 자랐지요. 노후에 알뜰하게 살림하는 등의 꿋꿋한 생활 모습은 퇴직 후의 저의 롤 모델이 되어주셨습니다.

아버지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버지의 사진집을 만들었습니다. 이 사진집은 3대가 참여하여 더욱 의미가 크지요. 아버지는 평생토록 사진을 촬영하여 모으셨고, 저는 그중에서 공들여 사진들을 선택하여 편집했고, 나의 아들은 디자인하여 사진집을 완성했습니다. 아버지에게 큰 선물을 드린 것 같아 뿌듯합니다.

 

▲ 홋카이도 비에이(美瑛)에서 직접 촬영

 

● 사진과 여행의 연결고리가 궁금하다.

▼ 사진을 배우게 된 것은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사진평론가 김승곤 교수와 임향자 원장님 부부가 운영하는 CEO 대상 사진 교육인 SPC 사진클럽에 등록하여 초보과정과 심화 과정을 결석 없이 열심히 배웠습니다. 사진은 여행으로 연결되었지요. 홋카이도 촬영에 참여하고, 블라디보스토크 촬영에도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 힐링 포토에서는 경복궁, 전주 한옥마을, 영등포구의 선유도공원, 한강의 세빛섬, 양평 오일장터, 종로구의 익선동 한옥거리, 신안 염전, 성북동의 길상사(吉祥寺) 사찰, 인천의 소무의도, 속초 등 많은 곳을 다니며 촬영하고 힐링했습니다.

인물 사진 테마수업에서는 수강생의 가족을 모델로 촬영하며 사진을 익혔습니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정이 모델 자신도 모르게 표정에 배어 나오는데, 그걸 포착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살아 있는 표정을 담아내는 것이 제가 인물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입니다. 한 사람의 일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기를 늘 소망하지요. 그동안의 모든 활동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아있어 보람도 있고 즐거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 사진 못지않게 스피치 교육도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는데?

▼ 끝없는 배움의 길이 즐겁습니다. 교육을 제공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고맙다는 생각을 합니다. 글쓰기를 하고, 사진을 배우는 것도 즐거운데, 평생 잊지 못할 교육은 스피치입니다. 의과대학 졸업 후 수련 과정과 군의관 시절을 거쳐 종합병원에서 5년 근무하고, 대학병원으로 직장을 옮겨 대학교수가 되었을 때 스피치를 배울 필요를 느껴 한국언어문화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종일 교육을 마쳤는데 주 1회 모임이 있으니 참여하라는 권유가 있었습니다. 20여 명이 참여하고, 주제에 대하여 각자 3분 스피치를 합니다. 그리고 김양호 원장님의 평가를 받고 다음 주 주제를 알려줍니다. 평소에 생각을 안 해 본 주제였지요.

자료 수집을 하고 원고를 쓰고는 자꾸 읽어서 내 것으로 만든 후, 원고를 보지 않고 3분 스피치를 합니다. 다른 분들의 스피치를 듣는 훈련도 합니다.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과 같은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교육이지요. 1년 정도 꾸준히 참여했는데, 이때 많이 배웠습니다.

스피치에서 사진을 거쳐 글쓰기로 이어지는 교육은 나의 중요한 평생교육으로 생각합니다. 평생교육이 매우 즐겁습니다. 배울수록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행복해집니다. 다른 분들도 국가와 사회에서 제공하는 많은 교육의 기회를 통해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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