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투쟁 그후] 노동계 "도로공사, 앞에선 '상생' 뒤에선 '형사기소·손배소' 보복성 탄압"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1 13: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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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일반연맹, 직접고용 요금수납원에게 '현장지원직'이란 별도직군 만들어 청소업무 배치
-"도로공사, 2019년 톨게이트 투쟁 관련 총 27명 '형사기소·13명 '직위해제' 등 진행"
-도공공사 관계자 "도로공사 내부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혀
▲민주일반연맹 등 노동계와 고속도로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지난 20일 청와대 앞에서 도로공사의 보복성 탄압과 징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 = 김상영 기자)

 

[일요주간 = 조무정 기자] 20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는 한국도로공사의 보복성 탄압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의 절규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이들은 도로공사에 직접고용(비정규직에서 본사 정규직 전환)된 이후 무더기 형사기소, 벌금폭탄, 직위해제-해고협박, 통신내역 확인 등 2019년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의 투쟁과 관련해 도로공사의 무치별적인 보복성 탄압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등 노동단체 소속 요금수납원들은 “도로공사는 직접고용된 요금수납원에게 ‘현장지원직’이란 별도직군을 만들어 배치해 직접고용 정규직전환을 무색하게 만들었고, 업무 또한 톨게이트 관련 업무가 아닌 필수적이지 않은 청소업무를 시키고 있다”고 부당함을 토로했다.

이어 “(도로공사가 2019년 비정규직) 톨게이트 투쟁에 대해 그 책임을 투쟁에 참여한 조합원들에게 전가하면서 다수의 조합원들이 형사기소된 상태다"며 “심지어 이 투쟁에 참여한 노동조합 간부의 5개월여간의 통화내역을 조회하는가하면 도로공사는 형사기소를 빌미로 해당 조합원에 대해 임금삭감은 물론 직위해제와 이후 해고까지 자행할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동영상 촬영 및 편집 = 김상영 기자)

도로공사와 요금수납원들간 대립은 2019년 8월 대법원이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 업무를 맡은 노동자들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한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당시 도로공사는 자회사를 새로 만들어 비정규직인 요금수납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시도했고, 본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요금수납원들과 마찰을 빚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이른바 ‘톨게이트 투쟁'은 결국 도로공사가 지난해 5월 14일자로 요금수납원 전원에 대해 본사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봉합됐다. 


그런데 신년 초부터 요금수납원들과 사측간의 갈등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요금수납원들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장 복귀 이후 지난 투쟁을 이유로 한 도로공사의 보복성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밝히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참석자는 “2019년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 되었을 만큼 처절하고 완강하게 진행됐었다"면서 “결국 도로공사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요금수납원 전원을) 직접고용했지만 이후 톨게이트 투쟁에 대한 보복성 탄압과 징계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9년 투쟁 당시 청와대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요구가 정당함을 인정하고 도로공사와 합의를 종용하면서 도로공사의 고소고발 취하를 약속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끝내 고소고발을 취하하지 않았고 심지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되고 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내부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일반연맹 등에 따르면 19일 현재 총 22명의 요금수납원(청와대 앞 노숙농성 투쟁 및 김천 도로공사 본사 20층 사장실 농성 투쟁 관련)에 대해 총 367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 상태이며, 변호사 수임료 등 법률비용 포함시 1억원 정도 예상된다. 기소자 중 벌금형 선고 시 벌금총액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민주일반연맹의 설명이다.


청와대, 캐노피, 김천 도로공사 본사 투쟁과 관련한 형사기소도 총 27명에 달한다. 청와대 앞 투쟁 관련 5명(이양진 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 외 4명)에 대해 검찰은 강동화 연맹 수석부위원장 징역2년 그외 1년, 10개월, 6개월, 6개월을 구형했으며 법원의 선고일은 3월 초로 예정돼 있다.

이밖에도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농성 관련 2명(민주연합노조 도명화 톨게이트지부 지부장, 공공연대노조 이명금 한국도로공사지회 지회장), 한국노총 톨게이노동조합 1명 (재판 진행 중), 김천 도로공사 본사 농성 관련 19명(재판 기일 미지정)에 대해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열릴 예정이다.

민주일반연맹은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조합원 13명에 대해 직위해제 및 해고 협박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직위해제의 경우 김천 도로공사 본사 농성 및 캐노피 농성투쟁 관련해 14일자로 도로공사는 형사기소 된 조합원 13명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출근을 하고 있지만 근무에서는 배제됐고 임금은 기본급에서 30% 삭감해 지급하고 있다.

직위해제 근거로 도로공사 인사규정 제28조 1항 4호 제28조(직위해제)를 내세우고 있다.

도로공사 정규직에 적용해왔던 도로공사 인사규정에 의하면 형사재판에서 금고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해고’ 할 수 있다는 조항(도로공사 관련 인사규정 제28조, 제8조)이 있다.

형사기소 사건으로 재판 중인 톨게이트 조합원(민주노총 기준)은 총 13명으로 김천 도로공사 본사 농성투쟁 관련 기소자 11명,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농성투쟁 관련 기소자 총 2명이다.

노조간부에 대한 통화내역 확인(4개월여 투쟁기간 전체 통화내역)의 경우 김천경찰서에서 톨게이트 투쟁을 함께 했던 노동조합 간부에 대해 2019년 9월 9일(도로공사 본사 농성 돌입일)부터 2020년 1월 31일(김천 도로공사 본사농성 해제일)까지의 통화내역 확인 조회 신청했다는 게 민주일반연맹의 설명이다.

민사 손해배상청수 소송을 제기한 원고 도로공사 청구의 요지에 따르면 본관 점거 과정에서 기물파손 관련 1억 3667만 5000원의 손해가 발생해 피고들은 이를 공동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소송진행 상황과 관련해 민주일반연맹 등은 “도로공사는 기물파손과 관련해 어떤 사건에서 기물파손이 이뤄졌는지 등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입증하지 않고 있다"며 “도로공사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고들이 기소될 경우 수사·재판 기록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입증을 하겠다는 입장이며 재판부 역시 관련 형사사건의 진행 경과를 보고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민주일반연맹 등 노동계와 고속도로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지난 20일 청와대 앞에서 도로공사의 보복성 탄압과 징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 = 김상영 기자)

한편 민주일반연맹 등 노동단체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지난해 5월 14일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함께 투쟁 했던 모든 노동자들은 당당히 현장에 복귀했다. 그러나 사실상 백기투항한 도로공사는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가리기 위해 현장복귀 첫날부터 지금까지 탄압과 차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판결 대로 직접고용하라고 요구한 톨게이트 노동자들에겐 벌금폭탄과 무더기 형사기소, 직위해제와 해고협박 등 후안무치한 보복성 탄압이 집중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이미 부과된 4000여만원의 벌금과 19명에 대한 형사기소, 해고의 수순을 밟기 위한 13명 직위해제 조치, 심지어 노조간부의 통화내역 조회까지 하면서 악랄한 탄압의 근거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명의 예외 없는 직접고용 현장복귀라는 결과에서 보듯이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이미 정당성을 확인받은 투쟁에 대한 탄압은 누가 보아도 보복성 탄압이다”며 “도로공사 정규직에게나 적용되는 인사규정을 적용하고, 어떤 직위조차도 부여받지 못한 청소업무를 하는 현장지원직에게 단지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는 조항을 근거로 직위해제를 자행했다”고 징계의 부당성을 토로했다.

이들은 또 “도로공사는 한편에선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노사 상생을 이야기하면서 또 한편 직위해제 등 해고조치를 염두에 둔 수순을 강행하고 있다”며 “도로공사의 두 얼굴이고, 얼마나 기만적인 상생협의체인지를 보여주는 막가파식 탄압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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