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 노동자 14명 집단재해…박홍진 대표 발목 잡나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4-23 11:38:43
  • -
  • +
  • 인쇄
“치료비 줄 테니 산재 신청 말라”…은폐 의혹 ‘솔솔’
락스와 세제 혼합물에서 염소가스 발생…각막손상 등 호소
재해자들 “노동부, 특별안전감독 실시해야” 촉구 기자회견 열어

 

▲ 현대그린푸드 박홍진 대표 (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대표 박홍진) 식당노동자 14명이 집단 안과질환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위험에 노출 될 수밖에 없었던 작업환경을 꼬집으며 사측에 대한 특별안전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52식당에서 일하는 현대그린푸드 식당노동자 14명이 최근 두 달간 집단으로 안과질환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이들이 식판과 식탁테이블을 닦을 때 사용한 락스와 세제 혼합물에서 염소가스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집단재해 원인규명을 요구했다.

 

울산지부는 어제(22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일한 작업환경에서 두 달에 걸쳐 안과질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며 “노동부는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특별안전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 2~3월 울산공장 52식당에서 일하는 현대그린푸드 식당노동자 14명이 안과질환에 걸린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각막손상에 따른 안구건조증 진단을 받거나 눈물을 흘리고 눈을 비비면 멍이 드는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해조사를 통해 이들 14명의 노동자가 비슷한 증세를 보인 것과 락스를 세제와 혼합해 식판과 식탁테이블을 닦는 데 사용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락스 주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NACIO)과 세정제가 만나면 유독성 기체인 염소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학교·공공기관 급식실에서는 락스와 세제를 섞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담당자가 해당 사실을 묵인했고 때문에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지부는 “울산공장 22곳의 식당은 5개 섹터로 나눠 섹터장이 관리하는데, 52공장 식당을 담당하는 섹터장만 락스와 세제 혼합사용을 묵인한 것”이라며 사측의 안전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산재를 은폐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관리자들이 해당 노동자들에게 ‘치료비 부담과 근태 복원’을 이유로 산재 신청을 막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지부는 지난 13일 울산지청에 집단재해 원인규명과 안전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진정서와 함께 산재은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와 관련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노조 측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지난 20여 년간 단체 급식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런 문제가 제기된 것은 처음”이라며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노사합동조사,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긴급노사협의회 구성을 노조 측에 제안했지만 모두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그린푸드는 단체급식 사업장 내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관리 교육과 조리공정 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락스와 세정제 사용에 관해 기준에 따라 혼합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던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4일 833억 원을 투자해 스마크푸드센터를 본격 가동하며 식품제조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국한돼 있던 급식사업에 B2C 부문을 더해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것. 이 같은 변신은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급식사업에 집중된 사업구조의 수익성이 정체된 탓이다.

 

이번 집단 산재은폐는 한참 사업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에 골몰하고 있는 박홍진 대표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