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코로나를 잊게…천상에서 내려온 귀한 선물”

성민선 작가 / 기사승인 : 2020-06-17 13: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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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성민선 작가
● 코로나19 ‘천재 트롯 가수의 출현’

코로나19 시대에 정동원이라는 천재 트롯 가수의 출현은 한국인들에겐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맞춤 특제 치료약 같은 매우 특별한 선물이었다. 
 
14세의 동원은 다른 6인의 삼촌급 내지는 형들과 함께 미스터 트롯 세븐으로 왔다. 그의 순위는 5위, 하지만 환상적인 7인의 조합과 최상의 조화가 빛나면서 그들의 순위는 무의미해졌다. 그는 7인 중 가장 연소자 귀염둥이로서가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일원으로서 코로나 시대를 위로하며 잘 견뎌내라고 우주에서 한국인들에게 따로 보낸 패키지 선물이었다.

온 나라 안이 온통 7인의 트롯 가수와 달콤한 사랑에 빠지면서 코로나의 시름을 잊어버릴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정동원 군에 대한 한국의 남녀노소 국민들의 사랑은 정동원 현상이라는 국민 팬덤을 불러일으켰다.

1만5천 명이 참가한 경연은 3개월간 이루어졌지만, 준비까지 합치면 약 반년이 소요됐다고 한다. 무명시절이 길었던 현역 가수들 일곱 명이 최종으로 뽑혔다.

그중 맏형 장민호는 조각 같은 미남에 손아래 동생들을 챙기고 보살피는 인자한 모습으로 갈채를 받았고, 오랜 세월을 갈고 닦은 노래 실력과 작곡 작사 연기까지 잘하는 영탁, 감성 노래의 1인자 임영웅, 귀여운 외모로 구성지게 노래를 잘하고 피아노 연주 솜씨가 뛰어난 대학생 이찬원,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스승님의 인도로 성악가로 출세한 김호중, 그리고 부드럽고 빛이 나는 외모와 춤 1인자라 할 김희재 등 6인의 이름은 우리가 동원 군과 더불어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다.

그들은 모두 타고난 재능이 있지만, 피나는 연마로 인고의 세월을 성숙시키며 마침내 노래하는 인생의 정점에 선 사람들이고 우리나라 트롯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갈 아티스트들이다. 트롯을 혹시 B급 감성의 대중음악이라고 깔보던 사람들도 이번 기회에 트롯을 지켜온 가수들에 매료되게 한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공로이다.
 
● 그가 무대에만 서면 확 달라진다.

동원 군은 처음부터 시선을 끌었다. 여리여리한 체격에 맑은 미소와 귀여운 외모의 어린 아이 동원 군은 방송이나 유튜브 등 영상에서 보이는 무대 뒤편에 있는 것을 보면 영락없이 천연스러운 장난꾸러기, 사춘기 소년일 뿐이다.

그런 그가 무대에만 서면 확 달라진다. 저 나이에 어떤 감성으로 노래하고, 어떻게 저 혼자 배웠다는 색소폰을 불까 걱정되지만, 무대에만 서면 그는 겁이 없고 오롯이 가사와 곡의 감정에 몰입하는 정통 트롯 가수로 변한다. 

나이를 잊게 하는 그야말로 ‘트롯 맨’이었다. 꺾기와 바이브레이션의 기법을 감칠맛 나게 쓰지만 다른 기술이나 멋을 부리지 않고 정통 트롯에 성실하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제대로 배운 정통 트롯과 자유자재로 악기를 다루는 천재성, 노래와 하나가 되는 몸의 표현, 춤을 출 때의 경쾌함과 자연스러움, 항상 그 자리에 맞는 군더더기 없는 말을 구사하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감사함을 잊지 않는 인사법, 그리고 운명적인 슬픈 가족사와 할아버지의 사랑 이야기 등 14세 소년 동원은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타고난 천재로 각인되었다.

오죽하면 심사위원들이 정동원은 트롯을 잘 배웠고, 지금 그 목소리와 노래를 되도록 많이 녹음해서 보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을까. 변성기를 잘 지내는 일이 물론 중요하고 본인도 그것을 잘 알고 있어서 악기 등 음악 공부를 충실히 하면서 잘 유지하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삼촌, 형님뻘의 경쟁자들이 어린 그를 가장 경계하는 대상으로 삼았을 뿐 아니라, 정말 가족처럼 귀여워하고 아끼고 사랑과 경외심으로 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경연 동안 소년은 나이 한 살을 더 먹었고 키도 5cm나 자라며 소년에서 의젓한 청년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동원은 경연 동안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여러 번 보여주었다. 그를 키워주고 트롯 세계에 들어가도록 가르쳐주신 할아버지의 깊어가는 병환 때문에 울었고 돌아가셨을 때 울었으며,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인생곡을 부르다 울먹였다. 

● 국민의 손자가 되겠다 싶을 무렵

동원은 세 살 적 부모의 이혼으로 할아버지의 보호로 자랐다. 낯선 이를 피하고 말을 하지 않던 동원의 드라마 같은 삶의 무대에 할아버지는 운명적으로 등장한 ‘천사’로 짐작된다.

트롯을 배우면서 소년이 지금처럼 밝고 맑은 아이로 변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아마 타고난 재능을 오롯이 드러내도록 가르친 할아버지 천사가 그 사명을 다 했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사랑으로 동원에게 사랑을 가르치고 함께 사시던 할아버지는 그가 국민의 손자가 되겠다 싶을 무렵 국민들에게 동원을 맡기고 처음 왔던 곳으로 돌아가신 것이 틀림없다.

동원이는 할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느냐는 질문에, “사람은 심장이 없으면 살 수가 없잖아요. 할아버지는 내게 심장 같은 사람(존재)였다..”고 답했다. 이를 어찌 예사 손자의 할아버지 예찬이라 할 것인가. 이제 동원은 할아버지에게 더 배우지 않아도 알아야 할 것은 다 알고 있고,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할아버지 천사가 이미 다 가르쳐주셨기 때문이다.

"학원에 가서 색소폰을 배웠더라면 가르쳐주는 것 외에는 못하니 독학해서 지금처럼 잘 하지 못했을 것"이라든지, 저보다 어린 후배에게 노래와 안무 레슨을 하면서 다른 분에게서 전수받아 단숨에 흡수한 노하우를 지체 없이 그것도  제대로 가르쳐주는 걸 보면서 이 소년이 벌써 다른 이들에게 교사, 스승이 될 만 하다고 여겨졌다.

동원의 노래를 신청한 어린 남자 아이가 아직 꿈이 없다고 하니, 사람에게는 꿈이 있어야 하니 꿈을 찾아서 꼭 이루라고 친절한 형이 되어주는 동원이 의젓하다. 후배 동생 가수와 라면을 끓이면서 말했던 것도 역시 남다르다.

남들이 하는 대로 무조건 따라서 하지 말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넣고 만들어서 자기만의 맛을 낼 수 있게 라면을 끓인다는 거였다. 과연 동원이 끓인 라면의 국물이 더 맛있었다고 동원과 함께 라면을 끓였던 어린 가수가 말했다.

동원이는 자기 입맛이 어른 입맛이라고 했는데, 그 말을 미뤄보면 동원이는 철이 났다, 얘들처럼 골치 아픈 사춘기는 이미 지난 것 같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동원은 이제는 울지 않는다.

쾌활한 청년이 되어가고 있다. 할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시면서 이제는 국민 손자, 한국 트롯을 세계에 알릴 어엿한 트롯 가수로 익어갈 동원이와 함께 해주심을 알기 때문이다.

● 헤어진 엄마의 빚을 갚아주기로

모든 천재가 다 사랑을 받는 건 아니다. 부모의 핏줄을 통해 재능을 받았다 하더라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천재성을 다 발휘하기도 쉽지 않다. 천사 할아버지는 소년의 재능과 운을 동시에 관리해주던 수호자였을지 모른다.

할아버지 천사 덕에 우리 국민들은 이 코로나19의 엄중한 시대에 동원이라는 우주의 선물을 받고 시대의 불안과 시름을 잠시 잊으며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정동원을 사랑하는 팬덤이 하루아침에 형성되었다.

섬진강 소년 정동원은 이제 정동원 홀로가 아니다. 그를 사랑하는 남녀노소 국민 팬들의 사랑 속에 팬들과 공존하는 존재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하동길’ 7.2 km가 ‘정동원길’로 선포된 것도 모두 팬들의 힘이다.

이제 동원이 없는 7인의 트롯 가수들은 상상이 안 된다. 삼촌과 형님 같은 그들이 있었기에 동원이 더 빛이 나고 동원이 있었기에 그들도 더 빛이 났기 때문이다. 윈-윈의 상부상조이다.

그만큼 그들은 이미 한 팀을 넘어 한 가족이 되어 동원을 지켜주고 보살펴주고 있다. 삼촌과 형들 그리고 트롯계의 전문적인 스승들이 동원이 변성기를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도해준다면 윈-윈의 좋은 환경이 마련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들은 벌써 날개를 단 듯 절정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들 일곱 명의 가수들은 각자의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도 인생길의 동반자로 외롭지 않은 트롯의 길을 갈 것이다.

동원에게 벌써 자신의 노래도 몇 곡이 생겼다. 새로운 곡들이 벌써 사랑을 받고 있다, ‘효도합시다’란 곡 속의 가사 “… 당신과 매일이 이별하는 날, 이제라도 잘해야지 다짐합니다….”는 불효자들에게 간곡한 메시지를 전한다.

아들 된 도리로서, 엄마니까, 어려서 헤어진 엄마의 빚을 갚아주기로 했다는 의젓한 소식을 접하며 이 노래를 들으니 그 곡은 이미 명곡의 반열에 오른 듯하다. 엄마의 아들로서, 나이를 뛰어 넘는 멋있는 모습을 보여준 동원이 대단하다.

그렇지 않아도 동원이가 있는 곳이 멀지만 그를 가깝게 가슴에 품고 눈물 나도록 안아주고 싶다는 누나, 엄마, 이모, 할머니 팬들이 줄을 선다. 앞으로 많은 명곡들이 그의 입으로 불려지고 한국인들뿐 아니라 세계인들의 가슴을 적시게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동원의 팬들은 한국인들이고 남녀노소를 망라한다. 그 매체는 트롯의 정서이다. 한국인들은 트롯에 실린 한과 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며 그것을 정석대로 뽑아내는 소년 천재 정동원을 만나 그들 속에서 마중물을 기다리고 있던 사랑의 물줄기와 만나 메말랐던 감성들을 흠뻑 적시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어느 날 사랑의 트롯이 세계로 뻗어나가 한국인의 자부심을 드날려주기를 동원과 함께 바라고 있는 것이리라.

코로나 시대에 국민을 위로하는 아이콘이 된 정동원 현상이 영원히 이어질 것을! 그의 여건은 지금 너무 좋다. 이미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트롯 세계의 레전드들과 관록 있는 가수들이 트롯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미 운동을 시작했다. 동원이가 변성기도 잘 지내고 좀 더 성장하여 K-트롯을 세계에 알리는 그날이 머지않으리.
 
■ 성민선 프로필
- 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 동아일보 기자 역임
-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 역임
- 한국사회복지학회장 역임
- 著書: ‘학교사회복지 이론과 실제[’(共著 2004)
‘사회복지개론’(共著 2005)
‘인간·철학·수필’(共著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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