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모 작가의 인물탐방] “미얀마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킨킨탓 씨”

정선모 작가 / 기사승인 : 2020-08-11 1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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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열풍 깊은 영향’ 양곤외국어대학 한국어 강의
치열한 경쟁 ‘한국정부 초청장학생으로 선정’ 유학

세계 최고의 ‘한국의료기술, K방역 시스템’ 경이감
불교문화 뿌리내린 미얀마 기부문화는 세계 제1위
▲ 양곤외국어대학에서 한국어를 강의하다 한국으로 유학온 킨킨탓 씨

 

[일요주간 = 정선모 작가] 처음 킨킨탓((KHIN KHINHTET) 씨를 만난 것은 한 출판기념회에서였다. 핸드폰책쓰기코칭협회(회장 가재산)에서 펴낸 “코로나19 이후의 삶, 그리고 행복”이란 책에 본인도 필진으로 참여하였는데, 킨킨탓 씨도 54인의 필자들 작품 중 ‘스페셜 작품상’으로 선정되어 수상자로 참석한 것이다. 한국어로 또박또박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어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느껴진 감동이 생생하다. 


현재 킨킨탓 씨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과 석박사과정을 밟고 있고, 미얀마에서는 양곤외국어대학교 강사 신분이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논문 한 권을 건네준다. 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석사 논문인데, 제목이 ‘미얀마 학습자 대상 한국어 조건 연결어미 습득 양상 연구’다. 논문을 완성하기까지 들인 공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느낀다. 하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완성한 논문이어서 더 그렇게 느껴진 듯하다.
 

▲ 정선모 작가와 인터뷰 중인 킨킨탓 씨! 코로나 사태와 관련 빨리빨리 문화가 좋은 점을 실감했다고 말한다.


● 한국어를 매우 잘하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나 K-POP이 있다면?

▼ 원래 언어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고등학교 때 중국어를 익혔고, 한국어는 한류문화를 접하면서부터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을 미얀마 양곤외국어대학 한국어과에 들어가게 되었다. 미얀마에 한국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고, 점차 투자도 늘고 있어 한국어를 배우면 한국 기업에 취업할 기회도 많아져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한국어 강좌는 인기가 많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정말 인기가 많다. 미얀마에서도 ‘가을동화’ 한국 드라마나 K-POP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가을동화’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다. 여기에 나오는 탤런트 송혜교를 정말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는 블랙핑크다. 그들의 춤과 노래를 따라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류 문화를 접하고 한국에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한국에 여행을 다녀온 후에 더욱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어 전공하게 되었고, 이렇게 한국으로 유학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 배경엔 한류 열풍이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 “코로나19 이후의 삶, 그리고 행복”이란 출판기념회에서 스페셜 작품상을 수상하다.


● 석사 논문을 보니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이라는 문구가 있던데?

▼ 대학을 졸업한 후에 양곤외국어대학 어학원에서 한국어 강의를 했다. 가르치는 것이 적성에 맞았다. 그런데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부족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한국 문화나 역사,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학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침 한국 정부 초청 장학제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신청하였는데,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다행히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학비와 생활비 등 일체를 지원받아 유학을 오게 된 것이다. 이런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해 매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미얀마에서 한국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온 분들이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경희대학교 등에도 있어 서로 정보도 나누고, 교류하며 지내고 있다.

● 석사 논문이 마무리 될 즈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시기였다.

▼ 지난 겨울방학 때 미얀마에 잠시 다니러 갔을 때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했다. 미얀마에는 아직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한국에 들어가는 것을 말렸다. 하지만 석사과정 마지막 학기라 논문은 꼭 써야 해서 한국행을 강행했다.

인천공항에 내렸는데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 기숙사에 도착하니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지침 때문에 마음대로 외출할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유학 온 친구들이 휴학하겠다는 소식도 들렸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 시기에 논문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도교수를 만나 논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직접 만나 토론하고, 논문 지도를 받아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데, 그럴 수 없어 아쉬운 점이 많았다. 또한 처음 실시하는 온라인 수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답답하기도 했다.


▲ 한-아세안 푸드 스트리트 ‘아시안의 맛’ 행사에서 미얀마 대표로 참여하다.


● 코로나19 사태가 한창 심각할 때 한국에 있었다. K-방역을 실감했을 텐데!

▼ 솔직히 처음에는 매우 겁이 났다. 미얀마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는데 한국에 오니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처음엔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도 했지만, 엄청난 수의 진단 과정을 목도하면서 부담은 점점 줄어들었고, 매일 방송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며 점차 신뢰가 갔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사재기가 극성을 부린다는데 택배문화가 잘 발달되어서인지 한국에서는 그런 걸 전혀 느끼지 못했다.

처음에는 마스크도 줄 서서 사기도 했으나 점차 감염자가 줄어드니 그마저도 아무 때나 살 수 있었다. 전 국민이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기침 예절 등을 지키면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것을 보고 한국인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감염자를 철저히 추적하여 진단을 하고 감염자를 즉시 격리시키는 모습을 보며 빨리빨리 문화가 좋은 점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자국민 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잘 치료해주고 있어 불안해하던 가족이나 친구들도 지금은 안심하고 있다. 이번 일을 겪으며 한국 의료기술과 방역 시스템이 무척 우수하다는 것을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느꼈을 것이다. K-방역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


▲ 미얀마 양곤외국어대학교에서 학교기념일날 한국어학과 학생들과의 추억.


● 한국어를 배울 때 가장 힘든 점이 분명 있었을 것 같다.

▼ 모든 외국어가 다 어렵지만 한국어를 배우면서 특히 어려웠던 것은 이번 논문 주제이기도 한, 연결어미 사용법이었다. ‘~(으)면’, ‘~이야’, ‘~거든’과 같은 연결어미는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때에 따라 적절히 사용해야 분명한 뜻을 전달할 수 있는데 외국인으로서 이러한 것을 다 알고 사용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반말과 존댓말 사용도 정말 어렵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한국어에는 성조가 없어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게 가장 어렵다. 중국어처럼 미얀마어도 성조가 있다. 내가 겪은 어려움을 보다 쉽게 미얀마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어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 ‘미얀마’ 하면 벼농사와 황금의 나라, 불교의 나라라는 인식이 우선 떠오른다.

▼ 미얀마는 국토가 남한의 7배가량 되고, 국토의 절반이 삼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워 앞으로 관광지로 주목받을 곳이 많다. 또한 전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신자인 불교국가여서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사원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대표적인 사원은 양곤에 있는 쉐다곤 파고다인데 ‘쉐’는 황금을, ‘다곤’은 언덕을 의미한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곳에 석가모니의 머리카락을 봉안해 언덕에 묻고, 그 위에 탑을 세운 것에 현재의 쉐다곤 파고다의 기원이라고 한다.

미얀마 전 국민의 자부심이 깃든 ‘쉐다곤 파고다’는 순금으로 외벽을 장식한 것으로 유명하며, 파고다 맨 윗부분에 다이아몬드 루비 등 수많은 보석들로 장식되어 있어 정말 장엄하고 아름답다. 양곤 시내의 어떤 건축물이든 쉐다곤 파고다보다 높이 지을 수 없다고 아예 법으로 정해져 있을 만큼 미얀마 사람들에겐 상징적인 사원이다.

이외에도 만달레이에 있는 왕궁이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인 우베인 다리, 그리고 인레호수 등도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한 번쯤 꼭 가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 문화체험으로 북촌 한옥마을에서 우아하고 예쁜 한복을 입다.


● 미얀마가 전 세계 기부 국가에서 으뜸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 미얀마는 전 세계 기부 국가 1위다. 그만큼 기부가 생활화되어 있다. 불교신자가 대부분인 미얀마 사람들은 부자든 가난하든 승려나 절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놓는다. 생일을 맞이하거나 결혼을 하는 등 축하할 일이 생기면 절에 찾아가 기부하는 등 국민의 90% 이상이 기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부문화는 불교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부를 많이 하면 다음 생에 복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집마다 처마 밑에 벼이삭을 걸어놓아 새들이 먹게 하고, 문 앞에 물을 떠놓아 지나가는 사람 누구든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한다. 기부는 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봉사활동도 하고,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는 모든 행위가 다 기부이기 때문에 미얀마 사람들은 누구나 기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미얀마 사람들은 친절하고 순수하며 남을 잘 도와준다는 평을 듣는다.

또한 남자들은 성인식 차원에서 일생에 한 번은 몇 주 혹은 몇 달간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 승려 체험을 하는 것이 통과의례인데, 이러한 행사를 ‘신쀼’라고 부른다. 그 기간에 받은 불교사상에 바탕을 둔 교육이 평생 동안 영향을 주고, 그로 인해 아낌없이 나누는 생활이 습관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신쀼’ 체험을 하지 못한 아이는 정상적인 어른 대우를 받기가 어려우며, 심지어 결혼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 이 말을 들으니 2년 전, 경남 밀양에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일하던 미얀마 출신의 근로자 고 윈톳쏘 생각이 난다. 그는 공장에서 작업 도중 추락하면서 뇌를 크게 다쳐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는데 그의 누나는 윈톳쏘 씨의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다.

미얀마에서는 장기기증 문화가 형성되어 있으며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동생도 기뻐할 것이라는 뜻을 의료진에게 전해 한국인 4명에게 장기를 기증했다. 기부 문화가 미얀마인들의 일상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건이었다.


▲ 미얀마는 전 세계 기부 국가 1위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는 모든 행위가 다 기부이기 때문에 미얀마 사람들은 누구나 기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한국에서 미얀마어 통역 봉사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한국인들이 모여 미얀마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빛과나눔장학협회’라는 단체가 있는데 그 단체에서 미얀마어 통역 봉사를 하고 있다. 그 장학회에서 1년에 한 번씩 미얀마에 가서 장학금도 전달하고,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캠프를 열고 다양한 강의를 해주는데 그 활동에 통역을 맡고 있다. 장학회 회원분들의 열정적인 강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통역 봉사는 언제든 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빛과나눔장학협회’ 가재산 회장님은 이번 책을 펴낸 핸드폰책쓰기코칭협회 회장님이시기도 하다. 미얀마 통역 봉사를 통해 알고 있었는데 이번 책 “코로나19 이후의 삶, 그리고 행복”을 기획하면서 내게 원고를 써보라고 하셔서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 유학 온 유학생 신분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한 걸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여 응했는데, 역시 한국어로 글을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훌륭한 필자들과 함께 참여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번 책을 계기로 이렇게 여러 매체와 인터뷰도 하고, 상도 받게 되어 더욱 고맙게 생각한다.

● 석박사 과정을 마치면 본교에서 다시 강단에 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 내년 2월에 박사과정에도 지원할 예정이다. 그 과정 모두 장학생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박사과정을 마치면 고국에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양곤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하는 선생님은 공무원 신분이다. 언제든 돌아가면 강의할 수 있다. 한국에서 내가 배운 모든 것을 학생들에게 전수해주고 싶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미얀마와 한국의 문화 교류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그러기 위해 한국의 문화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할 예정이다. 한국의 웬만한 유명 관광지는 다 다녀보았는데 앞으로도 틈나는 대로 더 많은 곳을 여행하고 싶다.

△ 미얀마는 6·25 전쟁 직후, 우리나라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을 때 쌀 수만 톤을 보내준 고마운 나라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여행마니아인 한 지인은 가장 살고 싶은 나라로 미얀마를 손꼽았다. 그 이유는 순수하고 정이 많은 미얀마 사람들에게 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침마다 탁발하는 승려들에게 아낌없이 보시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미얀마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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