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반복되는 인사잡음...'맷값 폭행' 재벌3세·'미투' 빙산 관계자 요직 등용 논란

최종문 기자 / 기사승인 : 2021-01-06 17:03:23
  • -
  • +
  • 인쇄
체육시민연대, 과거 범죄행위로 사회적 물의 최철원 M&M 대표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 반발...대한체육회에 인준 거부 촉구
허정훈 체육시민연대 대표 "애초 아이하키협회 선관위가 후보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을 후보로 등록해 선거를 강행해 화 자초한 격"

▲지난 2014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체육개혁 실천을 촉구하는 체육단체연대(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문화연대 체육문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체육개혁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사진=newsis)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동계 종목 체육계가 부적절한 인사 인선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치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서 이른바 ‘한 대에 100만원, 맷값 폭행 당사자’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재벌3세 최철원 M&M 대표가 당선돼 논란이 거센 가운데 최근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으로 선발된 인물도 성폭력 미투와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바 있어 잇단 파장을 낳고 있다.

지난달 17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최 대표는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 조카로 2010년 10월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한 탱크로리 기사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뒤 ‘맷값’으로 2000만원을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됐었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규정 제26조 12항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화연대,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 인권과 스포츠, 젊은빙상인연대 등으로 구성된 체육시민연대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는 이 규정을 지켜야 한다”며 “대한체육회는 이 규정을 적용해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인준을 즉각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는) 아이스하키협회의 인준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서야 검토하겠다는 소극적인 태도는 비난을 자초할 뿐이다”며 “대한체육회는 체육계와 국민들의 공분을 외면하고 시간을 끌고 시선을 돌리며 이를 뭉갤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인준을 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정훈 체육시민연대 대표는 6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이하키협회 선거 규정과 대한체육회 정관 회원종목단체 규정에 보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 (아이하키협회 선관위에서) 선거 후보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을 후보로 등록해 선거를 강행해 화를 자초한 격이 됐다"며 "회장 자격이 될 수 없는 사람이 당선 되다 보니 체육계의 거센 반대와 언론보도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최철원 대표의 아이하키협회장)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이하키협회장의 경우는 대한체육회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아이하키협회장 승인) 기한은 1월말까지인데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1월 중순에 예정돼 있어 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끝난 뒤에나) 승인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도 “조재범 사건때 '제2의 조재범'으로 지목됐던 사람이고 그 피해자가 고소를 하지 않았을 뿐이지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서 피해에 대해 구체적 밝혔었다”며 “감독 임명과 관련해서는 최종적으로 서울시의 승인이 남아있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체육계에서 성폭행 등 미투 사건이나 범죄를 저지른 부적절한 인물들이 요직에 등용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에 대해 “2019년도 말 국가인권위에서 체육계 전반에 걸쳐 인권조사를 실시했는데 인권침해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관리단체로 지정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들이 계속해서 재발하는 상황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체육시민연대는 지난달 23일 성명서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체육단체 감독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심각한 사회적 물의와 범죄 행동에도 불구하고 법과 규정에 따라 적절한 감독조치를 못한다면 이는 정부의 무책임·무능함을 보여주는 일이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처럼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국민들과 체육계에 나쁜 신호를 주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철인 3종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인권 친화적이고 윤리적인 스포츠 구조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찬물을 끼얹는 아이스하키협회의 행태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