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스코 사망사고, 늑장신고 번복된 진술...무엇을 숨기려 했나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19-02-15 17: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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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포스코 노동자 사망 사고 사측 산재사고 은폐 정황...노동환경 전반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일요주간 = 조무정 기자] 지난 2일 포스코 신항만 5부두 선석하역기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를 둘러싸고 산재 은폐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고자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는 점과 119에 신고를 늦춘 이유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의뤄져야 한다는 게 유족과 노동계의 지적이다.

사고 당일 포스코 측은 사고자에 대해 산재사망사고가 아닌 지병으로 인한 심장마비 질병사로 처음 발표했다가 유족의 요구로 부검 한 결과 장간막과 췌장의 파열로 인한 내부과다출혈이 사인인 것으로 드러나 산재 은폐 및 조작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13일 경북소방본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구급활동일지에는 사고자의 혈압·호흡·맥박이 없는 상태로 인계된 것으로 나온다. 고인이 발견시점 이전부터 이미 심정지 상태였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활동일지를 보면 포스코는 발견 1시간 뒤인 오후 6시38분에 119구조센터로 사고자 심정지 신고를 했다. 앞서 포스코는 119신고 1시간여 전인 오후 5시41분에 사고자를 발견했다. 119구급대가 6시50분에 현장 도착했으나 사고자는 아직 크레인에서 들것으로 내려오는 중이었고 119대원이 6시51분에 사고자를 인계받은 직후 심폐소생술을 약 10분간 실시했지만 혈압, 맥박, 호흡, 산소포화도 등이 모두 제로로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포스코가 작성한 직원사망(속보) 보고서에는 오후 5시41분에 인턴직원이 사고자 발견후 바로 ‘심폐소생’을 실시했으며, 5시46분에 도착한 사내119요원들도 ‘심폐소생 및 제세동기 실시’를 했다는 것인데, 즉 고인은 발견시점 이전부터 심정지 상태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고 당시 고인의 상태와 포스코 자체적으로 진행한 응급구조에 문제가 없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포스코 사내119 활동시 실시한 제세동기 기록 공개가 필요해 보인다.

이밖에도 사고자의 사망사고 처리과정에서 경찰이 유가족에게 부검하지 않도록 조사서 서명을 재촉했다는 점과 119구조센터의 활동일지 기록에 사고자에 대해 ‘질병’란에 표식함으로써 포스코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의심 쩍은 조치를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진실규명을 위해 반드시 경찰의 수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고인과 함께 일하던 인턴사원의 경찰 진술이 3차례 번복한 점. 사고 발생 지점이 유족이 참석한 1차 현장검증에서는 안전통로에서, 2차 검증에서는 12번 하역기 크레인 위로 번복 된 점. 고인의 작업복에 설비윤활제가 묻어 있었고 훼손돼 있었다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포스코 측이 협착에 의한 산재 사망사고를 지병에 의한 사망사고로 사건의 진실을 조작하고, 은폐하려고 했다는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고용노동부와 관계 부처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업재해 사고 발생률이 높은 포스코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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