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

박봉원 / 기사승인 : 2014-02-13 11:12:57
  • -
  • +
  • 인쇄
박봉원의 '어떻게 살 것인가'-(1) [일요주간/연재=박봉원 칼럼니스트]

1

사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
그러나 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도대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다보니.
그저 ‘내 생각에는 이렇다’, ‘내 생각에는 저렇다’ 떠드는 사람들만 있을 뿐.
그저 공부를 잘 하면 된다고, 그저 많은 돈을 버는 등 성공만 하면 된다고, 혹은, 그 정확한 뜻도 알 수 없는 진리나 정의를 위해 살면 된다고 말하는 등의.
물론, 그들의 말이 완벽하게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 나름대로는 분명히 설득력이 있으며, 때로는 그들의 말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질 때도 있으니.
마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답이라는 듯.
하지만 그 말대로 따라가다 보면 결국 이르게 되는 곳은 처음의 제자리.
그러니 그들의 말이 정답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데, 이런 형편이니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할 수밖에.

아무것도 모르는 등 아무런 준비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덜컥 태어났건만,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알 수 없다면 도대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라는 것인지?
그렇다보니 사람의 삶이란 달빛조차 없는, 눈앞조차 분간할 수 없는 아주 캄캄한 밤에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깊은 산속을 나침반 등의 아무런 도구도 없이 혼자 헤매는 것과 같다고도 말할 수 있다.
애벌레라도 된 듯 더듬더듬 기면서.
뿐만 아니라, 때로 언제 다치거나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까지 시달리면서.
이렇게 살아가느니 사람보다 차라리 이름 모를 동물로 태어났더라면 훨씬 좋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쯤 하늘을 훨훨 날고 있거나 깊은 물속을 헤엄치는 등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그저 본능에 따라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니.
그런데도 하필이면 왜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고민해야하는지.
더구나 남들은 같은 사람이면서도 아무런 고민도 않고 잘 살아가는 듯싶건만.
그런데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이 세상을 사람으로서 살아가야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있다.

2

동시에 생물의 한 종류이며, 동시에 동물의 한 종류인 사람.
그렇다보니 사실, 사람은 동시에 생물로서도 이 세상을 살고 있으며, 동물로서도 이 세상을 살고 있다.
미처 깨닫지는 못했다고 해도.
하지만 같은 생물이면서도 식물은 아니다보니 결코 식물로서는 살 수 없고, 같은 동물이면서도 호랑이나 뱀은 아니다보니 결코 호랑이나 뱀으로서는 살 수 없는데, 이는 다른 생물들 역시 마찬가지.
식물들도 같은 생물이지만, 정작 사람은 아니기에 결코 사람으로서는 살 수 없고, 호랑이나 뱀 등의 다른 동물들 역시 같은 동물이지만, 정작 사람은 아니기에 결코 사람으로서는 살 수 없으니.
그렇다면 모든 동물들을 포함한 모든 생물들 중에서 오직 사람으로 태어난 존재, 즉, 오직 사람만이 사람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 되는데, 따라서 사람이란 사람으로 이 세상에 살아가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사람으로서 사는 것은 오직 사람만이 갖고 있는 특권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사람보다 대단한 능력을 가진 그 어떤 생물이라도 결코 흉내를 낼 수 없는.
그런데 이는 특권일 뿐 아니라, 동시에 사람이 타고나는 가장 기본적인 소명이요, 의무이며, 또, 임무이기도 하다.
즉, 사람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야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타고난 가장 기본적인 운명이요 숙명인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호랑이나 용 등 다른 동물이나 생물로 살고 싶다고 해도 사람은 어차피 사람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이런 까닭에,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는 것은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소명과 임무를,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요,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운명이나 숙명을 따르는 것이며, 또,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이 사람이라는 사실이 끔찍하게 싫다고 해도.
그러니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람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야한다고 이해하면 되는데, 이렇게 되려면 반드시 사람다워야 한다.
부모가 부모로서 살려면, 즉, 자식을 양육하려면 반드시 부모다워야 하듯이.
<다음편에 계속>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