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법과 제도 등의 각종 규칙이나 도덕, 그리고 불문율 등.
마음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처럼, 어떤 제약도 받지 않은 채 무엇이든 내키는 대로 실컷 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라는 것이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
이런 생각 때문인지 그중에는 각종 규칙이나 도덕 등을 어기는 것을 오히려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결코 적지 않게 있다.
그런데 짐승 등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에게도 결코 넘어선 안 될 명백한 한계가 있다.
즉,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켜야할 범위(혹은, 영역)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 범위를 넘어선다면 심지어 곧 죽는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 현실.
사람이 물고기들의 영역인 물속에 산소통 없이 들어가면 숨을 쉬거나 마음 편히 활동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또,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는 등 법을 어기면 법적인 제약을 받게 된다는 사실로도 알 수 있듯이.
이렇게 된다면 사람은 더 이상 사람으로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자로 성전환 한 남자들이나 남자로 성전환 한 여자들이 더 이상은 남자로서나 여자로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처럼.
따라서 사람이란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범위, 즉, 자신의 영역 안에 있을 때에만 사람으로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으며, 이 영역을 벗어나면 곧 자유를 잃게 된다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범위는 바로 ‘사람다움’.
그래서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람다울 때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이 범위를 벗어난다면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는커녕 주어진 기본적인 자유조차 잃게 된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러니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호랑이는 겉모습부터 속 모습까지 모두 호랑이다워야 자연 속에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면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고, 뱀도 겉모습부터 속 모습까지 모두 뱀다워야 자신의 영역을 지키면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듯이.
2
사람이 사람다워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며, 또, 사람답게 이 세상을 살아야하는 것 역시 매우 당연하다.
군인이 군인다운 것은, 경찰관이 경찰관다운 것은 매우 당연하듯이.
그러나 막상 사람답기는, 사람답게 이 세상을 살아가기는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왜냐하면, 역시 눈을 부릅뜨고 아무리 열심히 찾아봐도 ‘사람답다’는 말의 정확한 뜻을 도무지 알 수 없으니.
‘사람답다: 그 됨됨이나 하는 일이 사람의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다’
공신력이 있다는 사전에도 이처럼 그 의미를 아주 알쏭달쏭하게 풀이해놓고 있을 뿐이니 그 정확한 뜻을 알려다보면 오히려 새로운 의문만 자꾸 꼬리를 문다.
‘사람의 도리는 또 무엇인가?’ 등으로.
‘역시, 명확하게 그 뜻을 알 수 없는 사람의 도리를 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등으로.
이렇듯 그 정확한 뜻을 알기 힘들다면 도대체 어떻게 사람다울 수 있으며, 도대체 어떻게 사람답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데도 너무나 쉽게 ‘사람이란 사람다워야 한다’ 말하며, ‘사람답게 살아야한다’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
보나마나 그들 역시 사람답다는 말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있을 것이며, 그래서 그 뜻을 물어보면 그저 나름대로의 생각만 지루하게 늘어놓을 텐데, 그런데도 어떻게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사람마다 말하는 ‘사람다움’이 제각각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정확한 뜻, 즉, 정확한 기준을 알 수 없다면 보나마나 사람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만을 정답이라고 생각할 테니.
마치, 그보다 더 정확한 답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는 듯.
이 모양이니 사람들의 삶이, 세상이 이토록 혼란할 수밖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같은 요구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또, 이같이 요구하는 사람들이 잘못됐다고도 말할 수 없다.
이미 말했듯이, 사람이 사람다워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며, 사람답게 이 세상을 살아야하는 것 역시 매우 당연하니.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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