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역할을 하려면 지금 어떻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

박봉원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4-04-21 23: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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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원의 '어떻게 살 것인가'(21) [일요주간=박봉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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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역할을 하려면 반드시 자신의 현실을 정확하게 알아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실을 아는 것이 반드시 즐거울 수는 없는 것 역시 현실.
왜냐하면, 그중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마냥 모른 척 외면하거나 무시하고 싶은 현실이 결코 적지 않게 있다 보니.
‘내가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면…’, ‘내가 여자가 아닌 남자였다면…’ 등으로.

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디로인가 멀리 도망치고 싶은 현실도 적지 않게 있고, ‘이것은 현실이 아니다!’ 등으로 강하게 부정하고 싶은 현실 역시 적지 않게 있다.
부모나 자식이 교통사고 등을 당해 갑자기 크게 다치거나 심지어 죽었다는 등의.
혹은, 가장 믿었던 친구에게 힘들게 모은 재산을 다 빼앗기고 배신까지 당했다는 등의.
그렇다보니 현실을 아는 것이 더할 수 없는 고문처럼 여겨질 때도 있는데, 그러니 어떻게 현실을 아는 것이 즐겁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앞에서, 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하려다보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잔뜩 겪을 수도 있다고 말한 이유 중 한 가지가 바로 이것.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현실을 몰랐다가는 죽을 때까지 적만 잔뜩 만들뿐 자신의 역할은 아예 하지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사람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그 밖의 다른 역할들까지.
자식이라는 역할이나 친구라는 역할, 혹은, 모든 유형의 사회인이라는 역할 등의.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까지 된다면 사람은 심지어 단 한순간도 이 세상에서 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어디에 가든지 늘 자신에게 보복하려는 사람, 즉, 적만 만나게 될 터인데, 이렇게 되어서야 어떻게 이 세상을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꼴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무리 외면하거나 무시하고 싶다고 해도, 혹은, 부정하거나 어디로인가 멀리 도망치고 싶다고 해도 꾹 참고 자신의 현실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명한데, 따라서 자신의 역할을 하기 위한 훈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현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비록 때로 몹시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비록 때로 더할 수 없는 고문처럼 여겨진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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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때로 죽을 만큼 몹시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해도, 자신의 현실은 얼마든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아무리 복잡한 현실도 정확하게 보기만 하면, 즉, 정확하게 관찰만 하면 되니.
하지만 자신의 현실에 담겨있는 의미와 가치까지 모두 알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 역시 현실.
왜냐하면, 자신의 역할과 자신의 현실이 어떻게 연결돼있는지 알기 쉽지 않기에.

사람들이 흔히, ‘배가 고프니 음식을 먹는다’ 생각할 뿐, 음식을 먹는 시간이 일하거나 공부하는 등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힘을 얻는 시간이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않듯이.
자신의 역할에 근거한다면 분명히 음식을 먹는 모든 순간이 몹시 중요하건만.
그렇다보니 귀찮게만 여기는 등, 밥 등의 음식을 먹는 시간을 마냥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인데, 이렇듯 자신의 현실에 담겨있는 의미와 가치를 몰랐다가는 사람은 자신의 현실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은 물론, 자신의 현실에 어울리는 생각조차 하기 몹시 힘들다.
도대체 어떻게 현실에 어울리는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보니.
사람들이 종종 ‘오늘은 무엇으로 한 끼를 때울까?’ 고민하듯이.

그렇다고 명확하게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가르쳐주는 사람이나 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더욱.
그러니 반드시 참아야할 때마저 다짜고짜 화부터 내거나 반드시 싸워야할 때마저 무턱대고 참고, 또, 반드시 거짓말을 해야 할 때마저 오히려 진실을 고집하는 등 비현실적인 말이나 행동, 즉, 자신의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자꾸만 습관적으로 하게 될 수밖에.
이런 형편이니, 고생만 잔뜩 할 수밖에.
그런데 자신의 역할에 근거하면 사람은 자신의 현실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생각을 결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내 역할을 하려면 지금 어떻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 등으로.
그 결과, 자신의 현실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나 행동도 하는 등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따라서 사람의 역할은 자신의 현실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을 가장 현명하게 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기준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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