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주, 식도암세포 크게 억제…위장질환 치료 주목

송봉근 교수 / 기사승인 : 2014-04-29 16:10:54
  • -
  • +
  • 인쇄
송봉근교수의 한방클리닉


"삽주는 창출 또는 백출이라는 명칭으로 거의 모든 처방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활용빈도가 매우 높은 한약재로 활용된다."
[일요주간=송봉근 교수] 밤새 비가 오더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빛이 없던 온 산천이 푸르러졌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생명의 힘에 새삼 놀라게 된다. 오늘처럼 화창하고 따뜻해진 날씨라면 많은 사람들은 산을 찾게 된다. 산에서 다시 시작하는 봄을 만끽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함일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산하에는 지천으로 많은 꽃과 나무가 널려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아주 좋은 한약재이기도 하다.

혹시 산을 오르다가 줄기에 어긋난 톱니형태의 가장자리를 가진 타원형의 잎을 가진 풀을 볼 수도 있을지 모른다. 여름이 되면 보통 흰색의 꽃자루를 가진 식물이다. 뿌리는 대개 덩이가 진 형태를 가지는데 독특한 향기가 강하다.

제대로 마주쳤다고 하면 바로 이 식물이 한의학에서 방향성건위제로 자주 사용되는 삽주일 것이다. 삽주(Atractylodes japonica)는 쌍떡잎식물로 초롱꽃목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을 말한다.

주로 산 햇볕이 비교적 잘 드는 곳에서 보통 70-80 센티미터의 크기로 자란다. 뿌리는 방향성 정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독특한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삽주는 위장의 기능을 돕고 발한 및 해열작용과 더불어 이뇨와 진통 작용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 또는 위염 등의 증상에 자주 사용되어 온 약재이다.

당연히 한의학에서도 삽주는 창출 또는 백출이라는 명칭으로 거의 모든 처방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활용빈도가 매우 높은 한약재로 활용된다.

삽주속에 속하는 기원식물은 11종 정도가 된다고 한다. 아시아에는 주로 4종이 분포되어 있고 우리나라에는 한 두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삽주를 일반에서는 창출 또는 백출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원래 창출과 백출은 종이 다른 식물이다. 창출은 학명이 Atractylodes japonica 또는 북창출로 분류되는 Atractylodes chinensis 및 모창출인 Atractylodes lancea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삽주는 Atractylodes japonica 또는 당삽주라고 부르는 Atractylodes koreana를 기원식물로 한다.

백출은 Atractylodes macrocephala의 뿌리이다. 하지만 이 둘의 생김새는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실제 겉모습으로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삽주의 기원식물이 실제로는 2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잎을 감싸는 꼭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만 있을 뿐 대체적인 모양이 같기 때문에 실제로는 같은 기원식물을 특징에 따라 창출 또는 백출로 구분하였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삽주 뿌리가 뭉친 덩이줄기를 백출이라고 하고 삽주 뿌리가 둥그렇게 뭉치지 않고 길게 뻗은 뿌리 부분을 창출로 분류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뿌리가 하얀색을 띠는 경우 백출로 분류하고 뿌리가 약간 검은색을 띠면 창출로 분류한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삽주 뿌리를 그대로 말린 것을 창출이라 하고, 겉껍질을 벗긴 다음 말린 것을 백출이라 부르기도 한다.

삽주 뿌리를 캔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백출이라 하고 오래 묵은 뿌리를 창출이라고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잎의 생김새로 구별하기도 하는데 창출은 잎이 좁고 백출은 잎이 둥글고 넓은 특징을 지닌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도 삽주의 뿌리를 백출로 분류하고 있는데, 바로 덧붙여서 창출의 설명을 곁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 구별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이 된다.

아무튼 동의보감에서 백출은 따뜻한 성질을 지녔으며 맛은 쓰면서 단맛이 있고 독이 없다 하였다. 또 위장을 좋게 하고 설사를 멈추고 몸의 습기를 제거하는 효능이 있으며 소화를 돕고 땀이 나는 것을 줄인다 하였다.

아울러 오목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증상에 효험이 있다 하였다. 뿐만 아니라 곽란이나 토사가 매우 심하여 그치지 않고 계속되는 경우에 백출을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하였다. 아랫배가 불편하거나 위장이 나빠 설사를 계속하는 경우에도 효과적인 약재라고 기록하고 있다.

피부에서 위장 및 방광에 이르기까지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이 있는 까닭에 피부를 부드럽고 윤택하게 하고, 위장의 기능을 돕고 아랫배나 허리를 편안하게 하면서 소변도 시원하게 나오도록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백출이다.

동의보감에서 백출과 함께 설명하고 있는 창출은 이전에는 산정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대체적으로 효능이 백출과 같다. 다만 백출은 단맛이 있는 것에 비하여 창출은 맛이 조금 맵고 몸 안에 있는 비정상적인 체액인 습기를 제거하는 효능이 백출에 비하여 조금 강하다.

그래서 몸에 습담이 많아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하는데 자주 활용된다.

또한 위장 기능의 저하로 체한 경우 소화기능을 도와 위를 잘 뚫어주어 음식을 소화시키는 효능이 강하고 땀을 나게 하고 몸 안에 생긴 비정상적인 종양 등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울러 곽란 토사가 심하게 계속되거나 몸이 붓거나 소화가 되지 않고 배에 가스가 차서 복부가 부어 오르는 증상에 효과가 좋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위장의 기능을 정상화시키어 소화기능도 돕고 설사를 멈추게 하고 피부도 좋아지게 하고 몸의 기운도 높여야 하는 경우에는 백출을 사용하고, 몸이 붓거나 설사가 심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창출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창출이 들어가 있는 대표적인 처방이 바로 평위산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급만성 위장염이나 위확장 및 위무력증으로 인한 식욕부진이나 복부팽만 및 오목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있거나 소화불량 및 설사를 하는 경우에 예로부터 활용되어 온 처방이다.

바로 이 처방은 창출과 진피 및 후박과 감초로 구성되어 있는데 창출이 가장 대표적인 약재가 된다. 예전에 소화가 되지 않을 때 우선 찾게 되는 약으로 나이든 국민이라면 한 병쯤은 마셔보았을 법한 활명수라는 약이 있었다. 당연히 오랜 전통을 가진 대표적인 건위소화제로 알려진 활명수에도 창출이 들어가 있다.

백출 또한 한의학에서 보약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사용되는 약재이다. 기가 허하여 기력이 없는 경우 대표적으로 처방되는 사군자탕의 주재료는 바로 인삼과 백출이다. 또한 여름을 타거나 허약체질이거나 식욕부진이 있거나 위하수 및 다한증 등 기운이 없어서 나타나는 증상에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보중익기탕의 주재료의 하나도 바로 백출이다.

보약하면 흔히 떠오르는 십전대보탕에도 바로 백출이 주재료 중의 하나로 활용된다. 백출과 백복령과 백작약으로 구성된 삼백탕은 모든 설사를 다스리는 명방이다. 또 소변량을 증가시킬 때 사용하는 처방인 오령산에도 백출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삽주는 실제 어떠한 실험적인 효능이 있을까. 창출을 달인물로 실험을 해보면 위산의 분비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일반적으로 위산이 많아서 속이 쓰린 증상에 위산이 분비되지 않도록 하는 약을 투여하게 된다.

창출 달인물은 위산을 분비하는 수용체의 활성을 막아서 위산을 분비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더불어 창출은 위점막을 보호하는 작용도 가지고 있다. 창출에 포함된 헥소사민이라는 성분은 위점막을 보호하고 재생하는 효능을 발휘한다. 속쓰림이나 위궤양에 창출이 효과적일 수 있는 가능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창출은 간을 보호하는 효능도 있다. 간세포를 보호하고 알부민을 합성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창출에는 항균작용도 있어서 특히 세균성 이질균을 억제하는데 95% 에탄올에 창출을 10시간 정도 담가 놓은 다음 이 물로 소독을 하면 공기 중의 세균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창출은 혈당도 내리는 효능을 가진다. 중추신경을 억제하여 진정작용도 나타내고 수면을 유도하기도 한다. 혈관을 확장하는 효능도 있고 혈압을 내리는 작용도 나타낸다.

최근에 창출은 항암작용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창출에 함유되어 있는 휘발성정유와 기타 성분들은 식도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출에는 이뇨작용이 있다. 실험동물에 백출 달인물을 정맥으로 투여하면 최대 9배까지 소변량이 증가하고, 위장에 직접 투여하면 2-6배 증가한다고 한다. 혈당도 내리는 효능도 백출은 가지고 있고, 체력을 증강시키는 강장작용도 발휘한다.

백출은 백혈구의 탐식작용을 증가시키고 면역기능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위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병에 대한 저항력도 증강시킨다. 아울러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은 내리는 작용을 한다. 혈구를 생성시키는 조혈기능도 있다.

최근에는 백출의 항암효과에 대한 관심이 크다. 백출에 함유되어 있는 휘발성정유는 창출에서와 마찬가지로 실험적으로 식도암세포를 크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서는 백출 추출물을 식도암세포에 주입한 결과 24시간 내에 모든 세포가 사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복수암세포나 육종 및 백혈병 등에도 현저한 억제작용을 보였다.

모든 생명이 새로운 싹을 틔우는 봄이다. 우리 산하에 나는 약재들은 모두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권력이 있거나 없거나를 막론하고 아프고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는데 활용된 귀중한 자원이 되어왔다.

삽주도 오래도록 이 땅에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사용되어 왔을 것이다. 많은 한약재는 물론이고 모든 생명체가 싹을 틔우고 새록새록 자라는 이 계절은 소생의 계절이고 희망의 계절이 되어야 한다.

한의학에서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는 설령 벌레라도 함부로 잡지 말라 하였다. 부디 이 봄에 가엾은 희생이 없이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고 무사히 살아와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고 모든 사람의 바램일 것이다. 바램이 현실이 되기를 고대해본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