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입사한 30대 뇌종양 사망...반올림 "중증질환 제보자 164명 중 70명 숨져"

박은미 / 기사승인 : 2014-12-30 1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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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올 8월까지 삼성전자 직업병 사망자만 70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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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박은미 기자]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일하다 뇌종양 판결을 받은 조재성(30)씨가 끝내 사망했다.

29일 삼성일반노조와 유가족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대학 졸업 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5라인 설비엔지니어로 입사해 1년 6개월 가량 일하다 2011년 6월께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은 조재성씨가 이날 오전 11시 뇌암으로 숨졌다.

입사 후 주로 공정(CVD)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한 조씨는 약 1년 만에 몸에 이상증상을 느껴 진통제 등을 복용하다 병원에서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이후 2년 동안 휴직 상태로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은 그는 몇 차례 암이 재발하는 고비 끝에 지난 1월 퇴사 후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최근 경기도 안산산재병원로 옮긴 조씨는, 29일 오전 11시 뇌종양으로 사망했다.

빈소는 안산산재병원 장례식장 1층 특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1일 오전 7시다.

삼성일반노조는 29일 “2012년 5월 온양공장에서 이윤정(당시 32세) 노동자가 뇌암으로 사망한 지 2년 8개월 만에 같은 질병으로 또 다시 젊은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애통해했다.

반올림도 이날 조씨를 애도하는 성명을 통해 “가장 건강하고 혈기 왕성한 20대 청년이 삼성 반도체 공장에 근무한지 불과 1년 6개월만에 암을 진단받고 힘든 투병생활 끝에 세상을 떠났다”며 “가족들이 겪은 충격과 고통이 얼마나 클지 감히 헤아리기 힘들지만 추도와 애도의 마음을 고인 앞에 바친다”고 전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지난 8월 17일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일하다 백혈병, 뇌종양 등 중증질환에 걸렸다는 제보자가 164명이며, 그 중 70명이 사망했다. 또한 삼성그룹 내 전자산업 부문 계열사에서 일하다 백혈별, 뇌종양 등의 중증질환에 걸렸다는 제보자는 233명에 달한다는 게 반올림의 설명이다.

반올림은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공장의 뇌종양 피해자만 21명이다”며 “노동자들이 연이어 중증질환으로 쓰러지고 사망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는데 회사와 정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침묵으로 일관하는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고인의 죽음 앞에 사죄하고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며 “또한 정부는 반도체, LCD 노동자들의 반복되는 뇌종양 발병과 사망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조씨의 사망에 대해 “깊은 유감이며 명복을 빈다”는 짧막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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