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첫 환자 나온 '평택성모병원' "환기구, 배기구 없던 병실서 감염 확산"...방문자 전수조사 착수

김슬기 / 기사승인 : 2015-06-05 16: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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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김슬기 기자] 문화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유독 우리나라서 최초 감염자로 인해 원내 감염자가 수십 명에 이르는 상황이 발생하자 보건당국은 메르스 첫 환자가 입원했던 평택성모병원 환경에 주목하고 있다.

최초의 메르스 환자가 지난달 15~17일 입원했던 이 병원에서는 총 30명 즉 국내 전체 확진환자의 73.2%가 이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일 새벽 기준)

메르스 민간합동대책반 역학조사위원장인 최보율 한양대 교수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병실마다 있어야 하는 환기구와 배기구가 없었다”고 밝혔다.

최초 감염자의 기침으로 인한 침방울과 바이러스로 오염된 환자복, 린넨 등에서 발생한 먼지가 환기나 배기가 불가능한 병실 안에서 고농도로 쌓이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오염된 물방울, 먼지 등을 빨아들인 에어컨이 찬 공기를 배출하면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퍼진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실제로 5개 병실에서 에어컨 필터를 꺼내 조사한 결과 RNA 바이러스 조각이 검출됐으며, 병원 내 환자 손잡이 등 다른 환경검체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와 이러한 의심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더 나아가 에어로졸 상태가 된 침방울 입자 등은 훨씬 먼 공간까지 떠서 이동, 다른 층 병실에까지도 도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결국 환기·배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병실이 병원 전체를 바이러스 체임버로 만든 셈이다.

보건당국은 앞으로 ‘메르스 에어로졸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실험을 통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보건당국은 바이러스 전달자로 의료진을 들었다.

환자가 집중 발생한 병동에서 당시 근무했던 간호 인력들이 확진자로 나온 가운데, 이들이 감염된 상태로 병실을 돌며 병원체를 더욱 퍼트렸을 가능성을 보건당국은 염두하고 있다.

이렇게 평택성모병원이 메르스 온상으로 주목되면서 보건당국은 5일 이곳을 메르스 관련 의료기관으로써 최초 공개한데 이어, 병원에 방문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메르스 에어로졸’이 병원 내 먼 곳까지 도달했다면 지금껏 보건당국이 추적해온 접촉자들이 아닌 단순 방문자들이 바이러스에 노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간 보건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던 이들이 각 지역사회에서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면 지금까지 의료기관 내에서 국한되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사태가 전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15~29일 병원 방문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증상이 의심되면 임시 격리병원으로 이송하고, 검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15일부터 29일 사이에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모든 사람은 6일부터 경기도 콜센터(Tel. 031-120) 또는 보건복지부 콜센터(Tel. 129)로 연락을 하거나, 복지부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를 해 줄 것을 보건당국은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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