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망자 이틀 뒤 '공개'한 보건당국, 작년 WHO 경고에도 미흡한 대응 도마에

이민석 / 기사승인 : 2015-06-08 13: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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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이민석 기자]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3차 감염자가 사망한 지 이틀 뒤에 공개됐다. 정부당국이 일부러 발표를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보건복지부는 병원공개를 미루고 메르스 확진자의 동선을 밝히지 않는 등 관련 정보를 독점 및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확진 판정 환자가 주말을 지나면서 23명이 추가돼 총 87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지난 7일 메르스 확진 판정된 환자 14명 중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10명 안에 사망자도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사망자인 64(75) 환자는 이미 지난 5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이 이틀 뒤인 7일에서야 뒤늦게 공개한 것이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던 환자로 서울에서 발생한 첫 사망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국이 고의적으로 발표를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보건당국은 3차 감염으로 숨진 36번 환자와 국내 첫 메르스 관련 사망자인 19(58) 환자의 사망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바 있다.
심지어 보건당국이 올해 봄철 메르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를 미리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에 열린 WHO 국제보건규약 비상위원회 회의결과 메르스 전파가 봄에 확산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이 내용은 질병관리본부의 '2014년 중동호흡기증후군 관리지침'에 기록돼 있었지만 보건당국은 이에 따른 예방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입수한 이 지침서는 지난해 메르스 발생보고 건수 추이도 적시돼 있다.

지침서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전세계적으로 13, 23건 정도로 보고되던 메르스 발생이 3월부터 8, 49, 510건으로 보고되는 등 봄철에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이 지침서 내용을 명확히 인지해 메르스 확산에 따른 대책을 미리 세웠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이날 대책본부는 "평택성모병원에서 출발한 1차 확산은 안정화 상태로 접어들었고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한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산발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삼성서울병원 관련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이번 주를 계기로 환자가 정체되거나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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