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계 명장들 수난, 무리뉴에서 반할까지 '흔들'...최악의 부진, 왜?

이선우 / 기사승인 : 2016-01-04 11: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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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 무리뉴 첼시 전 감독. ⓒNewsis
[일요주간=이선우 기자] 세계 축구계에서 명장으로 꼽혀온 감독들이 이름값을 못하고 수난을 겪고 있다.

뛰어난 용인술을 발휘하며 세계최고 감독의 반열에 올랐던 축구계의 별 조제 무리뉴(54) 전 첼시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해고됐다. 첼시가 리그 17위로 떨어지자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도 칼을 뽑아 들었다.

‘스페셜 원’으로 통하는 무리뉴 해고는 세계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무리뉴의 마술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명장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별인 그는 지난 2004년 첼시로 옮겨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불과 41세 때다. 포르투 감독으로 포르투갈 1부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를 석권하며 변방에서 먼저 능력을 입증한 직후였다.

그는 영국을 떠난 이후에도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팀을 거치며 진가를 발휘했다. 레알마드리드 시절에도 라리가 역사상 최다 승점인 100점에, 역대 최다골인 121골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무리뉴 전성시대를 이끈 주춧돌은 ▲‘방대한 축구 지식’과 ▲‘사람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꼽힌다. 통역사 시절, 보비 롭슨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도 그가 작성한 탁월한 스카우팅 리포트 덕이었다.

그런 무리뉴에 암운이 드리운 것은 소속팀 첼시가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지면서부터다. 3일 밤 크리스탈펠리스와 대결을 앞둔 첼시의 현 순위는 14위. 강등권 뉴캐슬 유나이티드(18위)와의 승점 차는 단 3점이다.

또 다른 위기의 남자는 명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루이 반할(66) 감독. ‘토털 사커’의 고향에서 온 이 다혈질의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8경기 연속 무승 등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다.

지난 3일 새벽 올시즌 유독 맨유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스완지시티를 2-1로 꺾으며 기사회생했지만 가야할 길이 멀다. 스완지 전에서 승리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위기는 여전히 잠복중이다. 다시 패배할 경우 경질설이 언제든지 재점화 될 수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그의 네덜란드축구협회 기술이사 부임을 점치는 기사들도 나온다.

선수들도 더 이상 그의 우군이 아니다.

맨유 선수들은 ‘반할 감독이 공격적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취지의 비판을 거리낌없이 한다. 명장 밑에서 순한 양과 같던 선수들이 어느 순간 반기를 들고 감독을 나락으로 밀어 넣고 있다.

반할 감독 또한 빛나는 업적을 쌓아온 명장이다. 1990년대 토털 사커가 태동한 네덜란드 아약스의 감독을 맡아 리그 3연패를 차지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컵 결승에서는 이탈리아의 토리노를 물리쳤다.

반할은 아약스 감독 시절 중앙 수비수 한명을 ‘홀딩 미드필더’로 세우는 독창적인 전술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는 이후 ‘외계인’ 요한 크루이프가 선수로 활동하던 바르셀로나 감독을 거쳐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 등을 거쳐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명장들이 더 이상 마법을 발휘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배경은 복합적이지만 공통적인 징후는 선수들과의 불화다.

세계 축구계는 이들 명감독들이 시련의 시기를 잘 극복하고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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