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꺼지지 않는 불씨’ 사드…한미정상 간 ‘논쟁’ 점화?
청와대 “사드 발사대 배치 계획 2~3차례 변경됐다”
미 국방부 “한국정부, 긴밀하고 투명하게 협의”반박
[일요주간=김바울 기자] 오는 29~30일(현지시간) 한미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배치 합의 문제가 ‘꺼지지 않는 불씨’로 작용하면서 양국 간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22일) 문재인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한미 간에 합의했던 사드배치 일정을 전격 공개하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사드배치와 관련) 모든 과정에 있어 한국 정부와 긴밀하고 전적으로 투명하게 협의해 왔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가 ‘올해 하반기까지 사드 발사대 1기를 야전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첫 공개했다.
그러나 이는 국방부를 비롯해 한미 군 당국이 밝힌 일정과는 다르다. 지난 4월26일 한미 양국은 사드포대중 2기를 성주골프장에 반입해 배치했다. 나머지 4기는 미군 기지에 보관돼 있는 상태다.
문 대통령이 이날 인터뷰에서 밝힌 당초 계획보다 한미 군 당국이 실제 집행한 사드 배치가 더 빨라진 것이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한미 간 어떤 합의사항을 통해 올해 1기, 내년에 5기 배치가 예정됐는지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청와대는 23일 한·미간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 “원래 합의된 것과 달리 중간에 수정이 돼 발사대 2기가 배치됐던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 당시) 사드는 당초 계획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사드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합의됐다”면서 “그러나 어떤 연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모든 절차들이 앞당겨졌다”고 밝힌바 있다.

청와대는 이날 “국방부의 발표 이후 실제 발사대 배치 과정이 두어 차례 바뀌게 됐다”며 “문 대통령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그 과정을 설명한 것일 뿐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전략적인 발언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발사대 관련 조사가 안 끝났기 때문에 대통령도 왜 절차가 수정됐는지는 모르고 있고, 왜 계획이 중간에 수정돼서 발사대 2기가 배치됐는지, 대선 전 왜 급하게 (4기가 반입) 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정부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 국방부 게리 로스 아시아태평양 담당관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은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 정부의 입장이 동맹의 결정이었으며 또한 앞으로 번복되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드 발사대 6기의 배치는 한국 정부와 완벽하게 합의해 이뤄진 것임을 확실하게 강조하며 문 대통령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이어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 국민과 주한미군을 보호하는 결정적 방어능력을 제공한다”면서 “사드 포대 전체를 배치하는 게 한국 국민과 주한미군을 방어하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사드 1개 포대는 X-밴드 레이더(AN/TPY-2), 발사대(Launcher) 6기, 요격미사일(Interceptors) 48기, 발사통제장치(Fire Control) 등으로 구성된다. 한미는 당초 2017년 말까지 1개 포대 규모의 사드를 배치한다고 밝혀왔다.
지난 3월6일 발사대 2기를 포함한 핵심장비들을 국내에 최초 반입한 이후 4월26일 경북 성주의 골프장 안으로 옮겨 실전 운용 중이다. 나머지 발사대 4기는 경북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보관 중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업무보고에서 발사대 4기 반입 사실을 누락했고, 문 대통령 지시로 현재 보고누락 경위에 대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더욱이 지난 대통령 선거 전(5월9일),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과 연계해 가능한 빨리 올해 내에 사드 배치를 완료한다는 입장을 언론에 여러 차례 밝혀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경북 성주에 설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4기가 국내에 추가 반입돼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뒤 “매우 충격적”이라면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을 청와대로 불러 조사하는 등 사드 배치 일정은 보고 누락 사태로까지 확산되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사드 배치 논란을 보고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면서 내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논쟁의 불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사드배치 일정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건 이에 대비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정상회담에서의 사드 논쟁을 피하기 위해 한미간 실무자들이 적극적인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내주 진행될 한미 정상회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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