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과 더불어 대표적인 만성질환
당뇨병은 혈액 속 당분이 높아지는 병으로, 고혈압과 더불어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2016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에서 7명 중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의료인들에게 건강한 장수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을 꼽으라면 다들 당뇨병을 지목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 합병증은 망막, 심장, 신장, 손발 등 전신에 걸쳐 크고 작은 증상을 유발한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고 실감 나는 것은 단연 당뇨병성 족부궤양이다.
매스컴을 통해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당뇨환자가 발이 곪아 고통 받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당뇨환자는 누구나 다리 궤양에 대한 걱정을 마음 한 켠에 품게 된다.
연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15~25%의 당뇨병 환자가 일생을 사는 동안 족부궤양이 발생하며, 그중 40~80%의 궤양에서 감염이 발생한다.
이와 같은 경우 14~24% 정도는 조직이 괴사해 결국 다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한다. 또한 절단술을 받은 환자의 30%에서 3년 이내에 반대측 하지 절단술을 받게 되며, 절단술 이후 환자의 2/3가 5년 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위암의 5년 생존율보다도 낮은 수치인데, 따라서 족부궤양은 당뇨병 환자들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이다.
또한 당뇨병 관련 의료비용의 약 20%가 족부질환의 치료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환자들의 치료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족부병증 ‘신경의 손상, 말초혈관’ 이상
당뇨병성 족부병증을 유발하는 기전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바로 신경의 손상과 말초혈관의 이상이다.
높은 혈당이 오랫동안 교정되지 않으면 혈액 순환에 이상이 생기고, 이에 말초신경의 정보전달 능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결국 말초신경병증이라는 질환이 생긴다. 보통 다리에 ‘아프다’, ‘화끈거린다’, ‘쥐어짜는 것 같다’, ‘전기가 오는 것 같다’는 등의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에는 무감각이나 경련 등을 호소하게 된다.
이러한 신경학적인 이상은 특히 감각신경의 통증, 압력, 온도 등을 감지하는 보호기능에 문제를 야기한다. 정상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인경우 보행 중 발이 편하지 않으면, 보행 형태를 바꿔 더 이상의 족부 손상을 방지하려 한다.
그러나 당뇨로 인해 말초신경병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를 못한다. 발을 딛는 과정에서 특정부위에 과부하로 스트레스가 발생해도 이를 감지해내지 못해, 결국 발의 아치가 무너지고 연부조직이 발바닥 아래로 눌리면서 궤양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운동신경에 생기는 문제도 족부변형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말초신경변증에 걸리면 가장 긴 신경섬유가 먼저 기능을 잃기 때문에, 원위부에 위치한 족부 내재근이 초기에 장애를 일으킨다.

이러한 내재근의 만성 마비상태는 외재근에 대한 길항작용을 소실시켜 최종적으로 갈퀴족지변형을 만든다.
갈퀴족지변형은 당뇨병 환자의 발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변형으로, 발가락뼈와 발등 뼈가 만나는 관절이 지나치게 바닥쪽으로 꺾이면서 발바닥에 받는 기계적 압력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비정상 압력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 돌출 부위에 굳은살이 만들어지고 결국 굳은살 밑에 출혈이 발생하면서 결국 궤양이 형성되는 것이다.
더불어 당뇨병으로 자율신경마저 손상된다면 족부궤양은 더 빠르게 진행된다. 땀의 분비는 자율신경의 조절을 받는데, 땀샘의 분비작용이 원활치 못하게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게 되고 균열이 쉽게 일어나므로 궤양의 빈도가 증가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을 유발하는 두 번째 기전인 말초혈관의 이상은 사실 거의 모든 당뇨 환자들에게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과도한 혈당으로 탁해진 혈액이 혈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기 때문인데, 당뇨환자는 말초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정상인에 비해 무려 20배나 높다고 한다.
특히 하지혈관은 중막층에서 석회화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이로 인한 혈관폐색이 동반되기 쉽다.
또한 기계적 폐색과 함께, 소동맥 이하에서 혈관 내막의 정상 이완기전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저하되기 때문에 발끝으로 가는 혈액순환에 지장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혈행의 장애는 환자에게 심각한 통증을 일으키며 직접적으로 궤양을 유발한다. 도마뱀의 꼬리를 묶어서 혈액의 흐름을 차단하면 꼬리가 썩어 떨어지듯이, 당뇨환자의 발에도 같은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혈액순환 장애는 훗날 족부궤양의 치료과정에도 심각한 방해요인이 된다.

● 발 관리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당뇨환자에게 족부궤양이 생기면 치료가 매우 어렵고, 그 과정에서 환자에게 주어지는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궤양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확실한 예방책은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다. 철저한 식이 관리와 운동을 통해서 본인에게 맞는 혈당을 유지하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한데, 이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누구나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성 족부궤양이 생긴다면 발 관리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완치보다도 증상의 악화를 막고 어느 정도의 호전을 기대하며 관리해야 한다.
말초신경의 감각이 심각하게 떨어지므로, 당뇨화 같은 여유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하고, 발은 매일 아침마다 씻고 나서 눈으로 관찰하고 마사지 해주어야 한다.
아킬레스건의 유연성이 떨어져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발뿐만 아니라 아킬레스건을 포함한 장딴지까지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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