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민낯, 낮 뜨거운 '장충기 문자'..."삼성-언론-정치권 한 몸"

정현민 / 기사승인 : 2018-07-12 10: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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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 사장은 '형님'으로 불렸다
뉴스타파 캡쳐.
뉴스타파 캡쳐.

[일요주간=정현민 기자]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선물을 받거나 인사, 협찬 등을 청탁하고 일부는 삼성이 어려울 때 발을 벗고 나서 삼성을 도운 이른바 ‘장충기 문자’에 등장하는 총 134명이 각계각층에 포진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장충기 문자’에는 언론인과 법조인, 학계 인사까지 모두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사람들이었다.


지난 8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들은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 사장을 ‘형님’으로 불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로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목했다.


박 전 장관은 장 사장에게 문자를 보내 지인의 대학 입학 추천서를 청탁했다. 이후 한 통의 메일 제보엔 박 전 장관이 부탁한 추천서는 사위가 미국 대학 입학을 하기 위한 내용이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박 전 장관은 삼성이 삼성전자 백혈병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던 지난 2010년 10월 노동부장관 재임 중 국회에 출석해 “삼성전자의 노동환경과 백혈병 발병 간에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며 삼성 측에 유리한 말을 건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직분을 이용해 삼성을 도왔던 그는 공직을 떠나고 얼마 뒤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맡아 ‘삼성맨’으로 변신했다.


삼성과 서울고법 부장판사 유착 관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큰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부부의 이혼소송을 맡았던 강민구 판사도 ‘장충기 문자’에 포착됐다. 그는 삼성 제품을 홍보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장 사장에게 보내기도 하고, 동생의 인사청탁을 부탁하기까지 했다는 것.


‘장충기 문자’ 477건은 2014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장 사장이 우리 사회 곳곳의 엘리트들과 주고받은 내용이 담겼다. 상당수 문자가 삼성 관련 각종 이슈들과 시기적으로 맞물렸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른바 ‘이학수법’으로 불린 부당이득환수법 등과 관련 이슈들이 있었다.


2015년 2월 당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특정재산범죄수익 등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횡령이나 배임으로 제3자가 취득한 이익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국가가 환수할 수 있도록 한 이 법에는 여야 의원 104명이 서명했다.


‘장충기 문자’에는 삼성 총수 일가의 명운이 걸려 있어 이 법안을 막기 위해 삼성과 장 사장이 얼마나 숨가쁘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장 사장은 법안을 발의한 박영선 의원과 이 법안과 관련된 국회의원들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했다.


당시 한 야당 의원은 해당 법안 발의에 강하게 반대했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고 한다. 법안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이를 ‘삼성로비의 정황증거’로 기억하고 있었고 이들이 지목한 사람은 박범계 현 민주당 의원이었다는 것. 그러나 박 의원은 뉴스타파의 정식인터뷰는 거절한 채 서면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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