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로페이! 허울만 좋은 소상공인 간편 결제다?

김쌍주 대기자 / 기사승인 : 2019-01-31 15: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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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 = 김쌍주 대기자] 서울시와 부산 국제시장에서 소상공인들의 카드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해서 현재 운영 중이거나 시범운영 중인 제로페이(Zero-pay)제도가 허울만 좋은 소상공인 간편 결제라는 지적이다.

제로페이(Zero-pay)는 소비자가 이미 출시된 간편 결제 앱을 켜 매장단말기의 QR리더기에 대면 은행계좌에 있던 현금이 바로 판매자에게 이체되는 시스템이다. 가맹점 가게에서 QR코드 결제판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인증절차 없이 소비자의 통장에서 판매자의 통장으로 직접 현금이 지불된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앱을 통해 직접 연결되는 앱투앱 결제방식으로 현금이나 잔돈을 주고받지 않아도 되며, 중간 결제업체가 개입하지 않아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소상공인들의 카드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이때 발생하는 이체 수수료는 협약을 맺은 은행 및 간편 결제 사업자가 부담한다.

제로페이는 수수료가 없는 결제 서비스로 공식명칭은 '제로페이 서울'이다. 서울시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5년 기준 서울시의 소상공인은 66만 개, 128만 명으로 전체 사업체의 84%, 전체 종사자 수의 25%에 달하며, 개인택시·식당·편의점 등 생계형 업종에 집중되어 있다.

서울시는 임대료 상승, 카드 수수료 부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수수료를 없애는 결제 방식을 대책으로 중소기업벤처부와 협력하여 제로페이를 도입했다.

2018년 12월부터 시범운영을 한 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연매출액 기준 8억 원이하의 가맹점은 0%, 8~12억 원대의 가맹점은 0.3%, 12억 원을 초과하는 가맹점은 0.5%의 수수료가 설정되었다. 이는 기존 신용카드 수수료율인 0.8~2.3%에 비해 평균 1.63%가 낮은 수준이다.

서울시가 제로페이를 이용하면 신용카드보다 세금을 47만원 더 환급받는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17만원 더 돌려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홍보한 금액을 환급받으려면 소득공제 한도가 확대돼야 하지만 관련 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발의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현행 공제 한도에서는 제로페이와 체크카드의 세금 환급액이 같아 굳이 체크카드 대신 제로페이를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 중국에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데 왜, 수수료를 받는지?

개인과 개인의 송금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판매자와 소비자가 앱을 통해 직접 연결되는 앱투앱 결제방식으로 현금이나 잔돈을 주고받지 않아도 되며, 중간 결제업체가 개입하지 않아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제로페이의 경우 카드 사처럼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시행하는 카드 사의 수수료 정책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중국의 위쳇페이나 알리바바 페이의 경우 수수료가 전혀 없이 개인과 사업자간 직접 송금서비스가 이루어져 활성화가 되어 있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개인과 개인 사이에 제로페이가 중간에 있음으로 해서 수수료를 챙기는 기이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IT강국이니, 5G의 선두주자이니, 4차 산업의 선두주자를 강조하지만 제로페이 운영의 경우 하나만 봐도 한참 뒤진다는 지적이다.

특정업체의 배불리기를 위한 엑티브엑스와 같은 제로페이를 두어 필요하지 않는 수수료를 지불하는 후진국형 결제체계이다. 이를 두고 소상공인 간편 결제라는 얘기는 허울뿐이라는 것이다. 소비자와 판매자의 직접거래가 목표이고 결재방법인데 중간에 있는 제로페이만 배불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내세우고 있는 제로페이의 광고문구는 “소비자의 혜택은 높이고 가맹점 수수료는 낮추고”라고 하지만 실제는 수수료를 없애고 소비자 간의 거래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제로페이는 ‘카드수수료’를 이름만 바꾼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 제로페이 환급액 실제와 다르고 소득공제 한도 확대방안 국회발의도 되지 않은 상태

서울시는 ‘착한 서울시민 당신에게 47만원이 돌아옵니다’라는 문구로 제로페이를 광고하고 있다. 연소득 5000만원으로 연간 2500만원을 제로페이로 쓰면 연말정산 시 75만원을 돌려받아 같은 금액을 신용카드로 썼을 때 환급받는 돈 28만원보다 47만원이 더 많다는 내용이다.

신용카드 등의 사용에 따른 소득공제는 총 급여의 25%를 초과하는 사용금액에 소득공제율을 곱한 뒤 이를 소득에서 제해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연소득 5000만원에 2500만원을 쓴다면 급여의 25%인 12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1250만원이 소득공제 대상이다.

제로페이는 소득공제율이 40%로 1250만원에 곱하면 500만원이 소득공제액이 된다. 여기에 14.9%의 소득세율을 반영하면 서울시 말대로 74만5000원, 약 75만원을 환급받는다.

문제는 현행법에 정해진 소득공제 한도로는 75만원의 세금 환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총급여액이 7000만 원 이하면 연간 300만원과 해당 과세연도 총급여액의 100분의 20 중 작거나 같은 금액이 소득공제 한도다.

서울시 주장대로 총 급여가 5000만원인 사람이 2500만원을 제로페이로 쓴다고 해도 공제 한도 300만원에 걸려 45만원까지만 환급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신용카드 대신 제로페이를 썼을 때 더 받는 세금 환급액은 17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서울시가 제시한 환급액을 받으려면 소득공제 한도가 현행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어야 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제로페이에 40%의 소득공제율을 적용하는 방안은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득공제 한도 확대는 여당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재 소득공제 한도 확대 방안은 국회에 발의도 되지 않은 상태이다.

■ 추가공제한도가 제로페이와 신용카드 똑같이 적용돼 제로페이 선택할 이유 없어

서울시는 소득공제 한도가 300만원이긴 하지만 전통시장 등 공제 한도가 추가되는 소비 분야까지 감안하면 제로페이로 75만원까지 세금환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전통시장, 도서구입비에는 각각 100만원씩 공제 한도가 추가되기 때문에 총 공제 한도가 600만원까지 늘어난다며, 현실적으로 소비가 어려울 수 있지만 한도가 추가되는 분야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75만원 환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대중교통, 전통시장, 도서구입비의 추가 공제 한도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해도 적용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추가공제한도가 제로페이와 신용카드에 똑같이 적용돼 세금환급액 차이는 줄 수 있겠지만, 광고에서는 비교를 극대화하기 위해 큰 차이를 내세운 것이라고 한다.

제로페이의 세금환급액을 체크카드와 비교하면 현행 소득공제 한도에서는 45만원으로 동일하다. 공제 한도가 500만원으로 늘어난다면 제로페이 사용 시 체크카드보다 환급액이 약 19만원 더 많아진다. 현재로선 제로페이의 소득공제율이 40%로 체크카드(30%)보다 높다고 제로페이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서울시가 홍보를 위해 설정한 ‘연소득 5000만원 중 2500만원 소비’도 현실과 동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신용카드로도 1년에 2500만원 소비가 힘든데 가맹점이 적어 사용처가 훨씬 제한적인 제로페이로 1년에 2500만원을 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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