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호산업 면봉산 풍력 사업 수주 후폭풍...청송 대책위 "뇌물비리·난개발 얼룩 사업에 대기업이 왜"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19-10-17 09:38:43
  • -
  • +
  • 인쇄
- 청송면봉산주민대책위, 비리환경파괴 얼룩진 청송면봉산풍력개발사업에 금호산업 시공사 계약 체결 즉각 철회 촉구...금호산업 측 "시공사로만 참여 다른 사안들은 잘 몰라"
▲ 지난 10일 청송면봉산 풍력저지연합대책위원회는 금호산업 본사 앞에서 금호산업의 면봉산풍력사업 시공사 계약 철회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요주간=조무정 기자]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생태1등급의 청정 지역 경북 청송군 면봉산 일대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사업을 둘러싸고 각종 비리와 난개발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청송면봉산풍력이 추진한 청송면봉산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이하 면봉산풍력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A 전 군의원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 받았고 풍력회사 대표 B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해당 사업 추진을 위해 실시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돼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종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논란이 이어지면서 면봉산풍력사업을 반대하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송면봉산 풍력저지연합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전 군수 시절 면봉산풍력사업 시설 10기에 대해 건설 허가가 났지만 뇌물 비리와 환경파괴 등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면봉산풍력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청송군은 기존 풍력 10기를 제외한 추가 13기에 대해서는 허가를 반려한 상태지만 이미 허가가 난 10기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건설을 못하게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면봉산풍력사업 조성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해당사업의 인허가 과정에 비리와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된 사실이 드러나 면봉산풍력사업이 표류하며 좌초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금호산업(금호건설)이 면봉산풍력사업의 주체인 (주)청송면봉산풍력과 시공사 계약을 체결하면서 풍력단지 조성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앞서 도아엔지니어링은 시공사 계약을 맺었다가 면봉산풍력사업에서 손을 뗀 상황에서 금호산업이 시공사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 지난 10일 ‘청송면봉산 풍력저지연합대책위원회’는 서울시 종로구 소재 금호산업 본사 앞에서 청송면봉산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 시공사 계약을 체결한 금호산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와 관련 대책위는 지난 10일 오전 11시경 서울시 종고구 소재 금호산업 본사 앞에서 청송면봉산풍력사업의 부당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책위는 이날 ‘청송면봉산을 주민에게… 불법.비리로 허가난 청송 면봉산 풍력단지 결사반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전 청송군의원과 전 청송면봉산풍력 대표 간의 풍력발전단지 인·허가 과정에서 뇌물 비리와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로 점철된 면봉산풍력사업에 시공사 계약을 체결한 금호산업의 결정을 개탄했다.

대책위는 “청정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청송군 면봉산 일대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돼 세계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아 이목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이라며 “우리 세대가 더욱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곳이다”고 밝혔다.

이어 “청정청송의 막대한 산림과 생태계를 훼손하고 소음, 저주파 피해 등 지역주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위협하는 풍력단지 조성사업을 전 군수, 전 군의원, 행정담당자 그리고
풍력회사 측은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독단과 독선, 뇌물과 비리로 추진해 주민들을 분노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송 3개면 주민 포함해 8개 읍면 군민의 명으로 금호산업에게 통보한다. 불법과 비리로 허가난 면봉산풍력에 금호산업은 왜 구린내나는 발을 담그고 있는가? 4년 동안 투쟁해온 주민들은 보이지 않고 돈벌이에만 눈이 멀었다"며 금호산업의 시공 계약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7월 24일 금호산업은 청송면봉산풍력사업 설계·조달·시공(EPC) 수주 계약을 맺었으며 계약금액은 689억 4387만 5000원이라고 공시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산업 관계자는 지난 15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금호산업은) 시공에만 참여했고 사업부분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풍력)사업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짧막하게 입장을 내놨다


이승철 대책위원장은 “(면봉산풍력사업은) 공무원과 군의원이 복합적으로 묶여있는 종합비리세트다. 군에서 이 풍력사업을 할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을 해줬다”며 “숲가꾸기 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임목측정률(임야면적에서 산림이 차지하는 비율)을 낮추고 생태녹지 등급을 떨어뜨려 주기 위해 과도하게 벌목을 한다던지 이런 것을 자행해다. 등산로, 임도를 개설해줘 풍력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면봉산풍력사업이 도마 위에 올라 정경윤 대구지방환경청장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날 청송주민들을 대표해 국감 참고인으로 나온 정미진 청송군의원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파괴하는 육상 풍력을 반대하는 것이다”며 “지난 4년 동안 (청송군 주민들은) 처절하게 싸워왔다. 아름답고 평화롭던 4년 전의 청송으로 돌아가고 싶다. 삶의 터전을 지키며 깨끗하고 안전한 청송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수많은 주민들이 생업을 뒤로하면서까지 힙겹게 싸워왔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책 당국자들이)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을 직접 방문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뒤 수립한 정책이야 말로 주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부디 이제라도 면봉산을 비롯한 풍력예정지를 방문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얼마나 위협받고 있는지 확인한 뒤 입지 적정성을 재검토해 풍력사업허가를 취소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지난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공개된 풍력발전 공사 현장 모습.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이 지역구인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은 “지난달 22일 청송, 영덕 주민 500여명으로 구성된 청송면봉산풍력저지연합대책위와 간담회를 갖었다”며 “당시 본 의원이 파악한 것과 대책위가 조사한 것을 종합해 볼 때 면봉산풍력발전사업의 위험성이 한 두가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미진 군의원에게 “현재 육상풍력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지침은 풍력발전단지와 민가와의 이격거리(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띄워 놓는 거리)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 단지 소음규제 65db만 있을 뿐이다. 풍력단지 조성에 따른 소음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는 어느 정도인가”라고 질의했다.

 

▲ 지난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임이자 의원(좌측)이 면봉산풍력사업의 문제점을 질의하고 정미진 청송군의원(우측)이 답변하는 모습.

정미진 군의원은 “주민들이 퐁력기 주변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서 가장 가까운 영양 (풍력발전) 현장을 방문했을 때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많은 주민들이 어지럼증과 울렁거림 증세로 구토를 하거나 두통을 호소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도시에서의 65db과 밤이면 적막한 농촌에서의 65db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벌과 같은 곤충을 매개로 수정을 해서 과수농업을 하는 청송 같은 경우는 저주파로 인한 생태계 교란으로 인해 생업에 위협적이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 지난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공개된 타 지역 풍력발전 조성단지 현장 모습.

 

임이자 의원은 “현재 (면봉산)풍력사업이 주민과의 동의하에 합의된 것이 아니고 형식적인 공청회와 설명회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주민 대다수가 반대를 해도 이 사업 추진에는 별문제가 없는 사안이라고 봐지는데 주민들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정미진 군의원은 “주민들의 알권리가 침해된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공청회를 실시한 만큼 주민들의 동의를 얻었다고 볼 수 없다. 주민들은 (풍력발전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포크레인이 산을 파헤치고 나서야 풍력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이렇다 보니 공사현장에서 반대라던가 갈등 사항은 더욱 격렬해질 수 밖에 없다”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 이전에 풍력단지 조성과 관계된 관계기관, 각계 전문가, 주민, 회사 등이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갈등 해소 방안을 사전에 논의하고 주민 수용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임이자 의원은 보충설명을 통해 “절대 보존이 필요한 생태1등급 권역에 풍력 진입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면봉산 풍력 예정지는 충격에 매우 취약한 응회암(화산재가 쌓여서 엉겨 굳은 암석)지대인데다 과거에 금광이 분포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풍력발전 건설 과정에서) 발파작업에 의한 능선부 절개는 산사태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미진 군의원은 “가장 가까운 예로 (태풍) 미탁이 (청송지역에) 150mm 정도의 비를 뿌리고 지나갔을 때 주민들은 집을 버려두고 대패 해야 했다. 이것은 본격적인 풍력사업 이전에 진행된 임도(벌목한 통나무의 운반, 산림의 생산 관리를 목적으로 건설한 도로) 개설이 초래한 아주 작은 사건에 불과하다. 만약에 면봉산 일대에 풍력단지가 들어서면 주민들의 생존권이 짓밟히고 날마다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 이달 초 태풍18호 미탁으로 인해 쏟아진 강우로 풍력개발 예정지에 개설된 임도가 토사로 유실된 장면.(청송면봉산 풍력저지연합대책위원회 제공)


이어 “가깝게는 5개 마을 600여명의 주민, 넓게는 3개면 7500여 주민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며 “대책위와 주민들은 지난 4년 동안 10여차례 현장조사를 통해 면봉산 일대가 상태계의 보고임을 확인했다. 그런데 면봉산에 풍력기가 세워진다면 생태계의 파괴가 불보 듯 뻔하다. 또한 소음과 (풍력에서 발생하는) 저주파는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대다수 주민들의 생업인 과수농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풍력개발로 인해 발생하게 될 문제점을 토로했다.

임이자 의원은 “이미 허가가 난 10기의 풍력도 문제가 많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라고 물었다.

 



▲ 풍력개발 예정지 주변에서 진행된 벌목 현장.(청송면봉산 풍력저지연합대책위원회 제공)

정미진 군의원은 “면봉산 풍력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워졌다. 숲가꾸기 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임목 측정률을 낮추고 과도하게 벌목을 해서 녹지등급을 떨어뜨렸다. 이외에도 등산로와 임도를 개설해 결국은 풍력단지 전용 허가를 용이하게 만들었다”며 “(환경영향평가에서 유리하게 하기 위해) 그곳이 훼손지로 둔갑했다.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사계절에 걸쳐 현장 조사를 실시해야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과 20여일 정도의 수박겉핥기식 현장 조사만을 진행해 다양한 멸종위기 생물이 누락됐다”고 답했다.

한편 대책위는 17일 대구지방환경청을 방문해 정경윤 청장을 면담하고 면봉산풍력사업의 전면적인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PHOTO NEWS